"성장 질환은 치료 시기를 놓치면 다시 돌이키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골든타임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저는 그 시간을 지키기 위해 대학병원을 나와 개원을 결심했습니다."
30년 이상 소아내분비 분야에 몸담아 온 황진순 원장(닥터황 성장의원)은 '아이 한 명, 한 명에게 더 집중된 진료를 하겠다'는 각오로 올해 3월 문을 열었다. 진료, 연구, 교육까지 삼박자를 두루 갖춘 그는 아이들의 키 성장과 정서 발달을 함께 돕는 '신뢰할 수 있는 성장 전문 클리닉'을 지향한다.
황 원장은 "대학병원에서는 소아당뇨, 갑상선, 유전 질환 등 다양한 내분비 질환을 동시에 진료해야 했기에, 정작 성장 문제로 병원을 찾는 아이들에게 충분한 시간을 할애하기 어려웠다"며 "키와 성장 관련 질환은 진단과 치료 시점이 늦어지면 최종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 중요한 시기를 지키기 위해 '전문성은 유지하되, 집중된 진료'를 할 수 있는 환경을 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30년 현장 경험으로 쌓은 신뢰
황 원장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에서 학·석·박사 학위를 모두 취득하고, 서울대병원에서 수련의와 전공의를 거쳐 소아내분비 전임의를 수료했다. 이후 아주대학교병원에서 20년 넘게 교수로 재직하며, 진료뿐만 아니라 교육과 연구, 병원 행정까지 폭넓은 활동을 펼쳐왔다.
그는 아주대 소아청소년성장비만센터 센터장, 첨단의학연구원 부원장, 교육수련부장, 의학유전학과 과장 등을 역임하며 병원 내 중추 역할을 담당했다. 더불어 대한소아내분비학회 13·14대 회장을 지내며 학회 발전에도 기여했고, SCI(E)급 국제 저널에 100편 이상의 논문을 발표하며 학문적 권위도 확고히 해왔다.
황 원장의 진료 철학은 간단하지만 명확하다. 성장 진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확한 신체 진찰로 아이의 상태를 몸으로 확인하지 않고서는 정확한 진단도, 치료도 어렵다고 강조한다.
특히 성장판 판독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성장판의 상태를 제대로 파악해야 치료 계획을 세울 수 있는데, 이는 단순한 영상 판독이 아니라 풍부한 임상 경험이 바탕이 되어야 가능하다는 것. 실제 황 원장은 국내에서도 손꼽히는 성장판 판독 경험을 축적해왔다. 다채로운 임상 사례를 통해 얻은 노하우는 환아 맞춤형 치료로 이어졌고, 이는 곧 진료의 차별성을 만들어냈다.
이와함께 모든 진료에서 불필요한 검사나 과도한 치료는 지양한다. 아이에게 부담이 될 수 있는 요소는 철저히 배제하고, 꼭 필요한 조치만을 신중하게 선택하고 있다.
그는 "부모님들이 진료실에서 받는 설명이 어렵지 않도록 최대한 쉽게 설명드리고, 선택할 수 있게 돕고 있다. 의료는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며 "성장 진료와 치료의 출발점은 환아의 정확한 상태 파악이고, 이는 곧 성장판 판독에 달려 있다. 수많은 임상 경험을 통해 최적화된 치료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대학병원도 갖추지 못한 '전용 냉장고'
닥터황 성장의원은 진료 외에도 약품 보관의 안전성까지 철저히 신경 쓴다. 성장호르몬제는 냉장 보관이 필수인데, 그는 대학병원에서도 보기 힘든 성장호르몬 전용 냉장고를 별도로 도입했다.
황 원장은 "온도 변화에 민감한 약물이기에, 일반 냉장고는 한계가 있다. 개원하면서 약품을 최적 상태로 보관하기 위해 전용 냉장고를 갖췄고, 지금도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의원은 대한소아내분비학회 교육 전문의 인증을 획득, 전문적인 시스템 하에 진료가 이뤄지고 있다.
한편, 성조숙증은 사춘기가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시작되는 현상이다. 문제는, 빠른 성장이 오히려 최종 성인 키를 줄이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점이다.
황 원장은 "많은 부모님이 '키가 빨리 크니까 좋은 것 아닌가요?'라고 묻지만, 실상은 그 반대다. 성장판이 조기에 닫혀버리기 때문에 예상보다 작게 클 수 있다"며 "정서나 학업 측면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 조기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성장은 단순한 키의 문제가 아니다. 아이의 자존감과 정서, 학업 능력까지 모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아이들이 키와 마음, 모두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돕는 병원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