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47.8% "듀프제품 짝퉁 아닌 유사품" 긍정평가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듀프 소비 트렌드 인식조사']
타인의 시선 아닌 자신의 만족도 중시하는 '똑똑한 소비' 경향 두드러져
10명 중 8명 "가성비 따진다"… 구매경험 의류·잡화·생활용품·화장품 순
저연령층일수록 불법 민감도 높은 편, 부정적 인식 개선방안도 마련돼야

김혜란 기자 2025.09.04 15:36:03

합리적 소비를 추구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듀프(Dupe)' 제품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자 47.8%는 "듀프제품은 짝퉁 아닌 유사품"이라고 긍정평가 했다. 아울러 평소 절약하는 소비 태도를 보이면서도 동시에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제품에는 과감하게 돈을 지불하는 경향도 두드러졌다.

이는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13~69세 남녀 1200명을 대상으로 한 '듀프 소비 트렌드 관련 인식 조사'를 분석한 결과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선 응답자의 80.6%(동의율)가 평소 남들의 시선보다는 자신의 필요와 만족을 중시하는 소비를 하는 편이라고 밝혔다. 한정된 예산 안에서 최대한의 만족을 얻기 위해 가성비를 꼼꼼히 따진다는 경우도 84.4%나 됐다.

지금 당장 필요하지 않다면 할인율이 높아도 꼭 필요한지 다시 한번 생각한다는 응답도 76.1%(동의율)로 나타나 스스로의 기준을 기반으로 전략적인 소비를 추구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었다.

무조건 절약? 효용·만족감 우선!

이 때문인지 고가 제품을 구매하는 사람들보다(17.9%, 동의율) 현명하게 절약하고 아낄 줄 아는 사람을 선망하는 태도(76.8%)가 두드러졌고 경제적 수준에 맞지 않게 고가의 브랜드, 명품 제품을 구매하는 것은 사치(83.3%)라는 인식도 높았다. 브랜드보다는 제품 자체의 가치에 주목하는 모습으로 합리적인 소비를 중요시하고 있었다.

다만 평소 절약할 것은 절약하면서도 동시에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분야에는 아낌없이 돈을 지불한다는 응답이 80.2%(동의율)로 높게 나타난 점은 주목할 만한 결과였다. 대체로 짧게 만족감을 주는 제품에는 돈을 아끼지만, 오래 쓰는 제품이라고 생각되는 데에 돈을 쓰는 경우(51.5%, 중복응답)가 많은 편이었다.

한 유행 아이템은 절약하지만, 오래 쓰는 프리미엄 제품에는 투자를 하는 편(41.0%, 중복응답)이라는 응답도 적지 않아, 무조건적인 절약보다는 효용과 만족감을 고려해 지출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었다.

한편 저연령층은 상대적으로 '경험'과 '한정판'에 비용을 아끼지 않는 모습을 보인 점이 특징이다. OTT·구독 서비스는 절약하지만, 콘서트·페스티벌 티켓에는 돈을 쓰는 편이고(10대 15.8%, 20대 16.0%, 30대 8.3%, 40대 6.9%, 50대 7.5%, 60대 8.4%), 온라인 한정판·리미티드 에디션에 비용을 투자하는 편(10대 21.9%, 20대 17.8%, 30대 3.0%, 40대 6.3%, 50대 1.9%, 60대 1.2%)이라는 응답이 타 연령층 대비 두드러졌다.

"경제부담 줄이는 합리적인 소비"

듀프 제품 인지도(잘 알고 있음 6.5%) 대비 관심도(47.4%)가 높게 평가된 점도 주목할 만한 결과였다. 우선 소비자들은 듀프 제품을 단순히 명품이나 고가 브랜드 디자인을 그대로 모방한 '짝퉁' (14.4%)으로 받아들이기보다 명품/고가 브랜드에 영감을 받아 저렴하게 출시된 '유사' 제품으로 인식(47.8%)하는 경향이 강했다.

듀프 소비가 하나의 트렌드가 되어가고 있는 현상에 대해서도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가 많은 편이었다(긍정 48.8%, 부정 9.5%, 잘 모름 41.8%). 가격 부담 없이 품질이 좋은 제품을 경험해 볼 수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전체 응답자의 절반가량(51.3%)은 향후에도 듀프 제품을 구매할 계획이 있다는 의향을 밝혔고, 주로 패션 의류(47.2%, 중복응답), 패션 잡화(41.0%) 등 유행에 민감한 제품의 이용 의향이 높은 편이었다.

반면 듀프 제품은 가품(짝퉁)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 같고(54.8%, 중복응답), '진짜'가 아니므로 심리적 만족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40.5%)는 점도 지적됐다. 모방제품 특성상 정품이 주는 상징적 가치를 대체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저연령층을 중심으로 듀프 제품을 아무리 잘 만들어도 오리지널에 비해 품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10대 47.0%, 20대 46.0%), 듀프 제품을 구매하는 것은 오리지널 브랜드의 가치와 노력을 존중하지 않는 행위(10대 33.5%, 20대 33.0%)라는 응답이 타 연령층 대비 뚜렷한 특징을 보였다.

저연령층 '불법 여부' 민감도 높아

듀프 제품에 대한 엇갈리는 소비자 반응에도 불구하고, 실제 구매 경험자의 전반적인 만족도는 절반 이상(53.4%)으로 평가되고 있었다. 듀프 제품 구매 후 합리적인 소비를 한 것 같아 뿌듯하고(74.4%, 동의율), 제품의 품질과 성능이 오리지널 제품 못지않다고 느껴졌다(60.8%)는 응답이 높게 나타난 것으로 미루어, 듀프 제품이 경쟁력 있는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확인해 볼 수 있었다.

아울러 구매 경험자 10명 중 4명(43.3%)은 듀프 제품을 구매한 후 오리지널 제품에 더 관심이 생겼다고 밝혀, 정품 구매 전 품질이나 기능을 가늠해볼 수 있는 테스트 베드 용도로 활용되고 있는 모습까지 살펴볼 수 있었다.

듀프 제품 중에서는 패션의류(40.3%, 중복응답), 패션잡화(34.9%), 생활용품(31.6%), 화장품(30.2%) 순으로 구매 경험률이 높은 편이었고, 대체로 고가의 비용을 지불하고 싶지 않거나, 합리적인 소비라는 이유에서 해당 제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았다.

제품 구매 시 가장 고려하는 요소로는 품질(67.6%, 중복응답)을 꼽은 비율이 앞도적으로 높았고, 실제 후기나 평점(50.4%), 실용성(50.1%), 오리지널 제품 대비 가격 수준(42.2%) 등을 중요하게 고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저연령층일수록 불법(가품) 여부를 확인하는 경향이 두드러지는 특징을 보여(10대 18.6%, 20대 24.2%, 30대 11.3%, 40대 10.0%, 50대 8.0%), 제품의 합법성 측면에서 그 기준을 충족하는 제품에 대한 수요가 커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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