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을 배경으로 한 넷플릭스의 애니메이션 영화 한 편이 전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키면서 영화 속 주인공들이 먹는 컵라면과 김밥, 스낵들이 다시금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K-푸드의 인기를 부정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SNS나 유튜브에서 해외 유명 인플루언서부터 평범한 아이들까지 챌린지 열풍이 불었던 불닭볶음면, 미국에서 연일 품절사태를 일으킨 냉동김밥, 중국산 만두를 제치고 시장 1위에 오른 비비고 만두, 브라질에서 국민적 인기를 얻은 메로나 아이스크림 등은 소위 '국뽕'에 빠지게 하는 주인공들이다.
실제로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K-푸드의 연평균 성장률은 지난 10년간 수출이 8% 성장한 가운데 전반기('15년~'19년)에 5.9%, 후반기('20년~'24년)에 9%로 최근 5년간 수출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품목별 성장률로는 10년간 '라면'이 20.1%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2위는 '건강식품'(11.9%), 3위는 '조미김'(11.3%) 순으로 분석됐다. 수출 1위이자 최근 10년 성장률 1위 품목인 라면은 K-컬처 확산, 코로나 팬데믹으로 촉발한 가정 간편식 선호 추세에 힘입어 매년 최고치를 경신하는 중이다. K-푸드의 높은 성장세는 한류의 글로벌 확산과 더불어 해외 소비자들의 건강식 선호 트렌드가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다.
그렇다면 김밥과 스낵, 컵라면으로 대표되는 K-푸드는 날개를 단 것일까? 전문가들은 오히려 K-푸드가 이제부터 진정한 시험대에 올랐다고 평가한다.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지점에 서있다는 뜻이다.
최근엔 예상치 못한 어려움도 생겼다.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이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우리나라 식품의 경우 15% 관세가 적용될 것으로 확정되면서 기존 FTA 적용 때보다 업체의 부담이 그만큼 커졌다. 그나마 미국 현지에 생산시설을 갖춘 대기업들은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중소기업들의 경우 제품 경쟁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 정부의 통상 정책과 기업의 수출 전략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K-푸드가 반짝하는 일시적 유행이 아닌 실질적인 소비와 지속 가능한 수출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산업계의 긴밀하고 체계적인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 업계 전문가들은 급증하는 수출 속에서 국내 식품 업계의 고용 감소, R&D 투자 격차, 관세 리스크 등의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또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한 현지화 전략, 차별화된 제품 개발, 그리고 식품 안전과 품질 관리 강화도 중요한 과제다.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K-컬처의 파워는 분명이 우리의 음식문화에 좋은 기회다. 여러 차례 위기를 극복해 온 경험과 지혜를 바탕으로 정부와 산학계의 힘을 모아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