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바이오프린팅으로 .침습적 수술 없는 림프부종 치료 가능

연구팀, 인공림프절, 동물실험서 림프절 재생 효과 확인

홍유식 기자 2025.07.04 10:59:19

(왼쪽부터) 정재훈, 강효진, 이주희 교수

3D 바이오프린팅 기술이 접목된 줄기세포 기반의 재생치료를 통해 림프부종으로 손상된 림프절을 침습적 수술 없이 회복시킬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이 열렸다.

분당서울대병원 성형외과 정재훈 교수 연구팀은 호남대학교 강효진 교수·동국대학교 이주희 교수와 협력해 인체 지방에서 유래한 줄기세포를 3D 바이오프린팅을 통해 림프절을 모방한 세포틀(스캐폴드·Scaffold)로 제작하고, 이를 손상된 림프절에 이식하는 동물실험을 통해 림프절의 재생 효과를 관찰하는 데 성공하며 이같이 밝혔다.

림프부종은 림프절이 손상되거나 절제된 뒤 림프액의 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팔, 다리 등이 붓는 만성 질환으로, 불편감이 크고 통증, 감염이 반복되기도 해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 최근 유방암 등 암 치료 과정에서 림프절을 함께 절제하는 사례가 늘면서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림프부종은 재활치료만으로는 회복에 한계가 있고, 림프절을 이식하거나(림프절이식술) 정맥으로 우회통로를 만드는(림프정맥문합술) 수술적 치료는 부작용 및 지속성에 대한 우려가 있어 이를 대신할 치료법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연구팀은 인체의 세포 재생 매커니즘을 이용하는 '재생의학'에 주목, 비교적 채취하기 쉬운 인체지방유래줄기세포를 기반으로 한 치료법 마련에 나섰다. 줄기세포는 아직 분화되지 않아 다른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세포인데, 이를 손상된 림프절에 이식해 림프계가 스스로 재구성되도록 촉진하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문제는 줄기세포만 단독으로 이식하는 방법으로는 줄기세포가 림프 조직 내에 머무르지 못하고 대부분 흩어지거나 사멸해 충분한 재생효과를 내지 못한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림프조직을 모방한 세포틀(스캐폴드)을 3D 바이오프린팅으로 제작하고 이 안에 줄기세포를 고정해 안정적으로 생존할 수 있도록 했다.

연구팀이 3D 바이오프린팅 기술로 제작한 줄기세포 스캐폴드를 쥐 모델에 이식한 결과, 줄기세포만 단독으로 이식하는 방법보다 림프관과 혈관 생성이 더욱 촉진되고 면역세포가 모여드는 활발한 재생반응이 일어났으며, 이에 따라 림프절처럼 작용하는 새로운 구조가 만들어져 림프액 역류와 다리 부종이 현저히 감소하는 것이 관찰됐다.

이번 연구는 림프절이식술과 같은 침습적 수술 치료 없이, 줄기세포를 통해 손상된 림프조직을 재생하는 치료법이 실제 동물실험에서 효과를 보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3D 바이오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줄기세포가 균일하게 분포된 림프절 유사 구조체를 정밀하게 제작하고, 이를 체내에 이식함으로써 줄기세포의 생존율과 치료 효율을 높였다는 점에서 재생의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한 연구로서 주목받았다.

정재훈 교수는 "현재의 수술적 치료는 효과적인 방법이지만, 이식술의 경우 떼어낸 림프절에서 똑같이 부종이 발생할 수도 있고, 정맥문합술은 시간이 지나 다시 림프 순환이 막힐 수 있어 부작용이 적은 새로운 치료법이 필요하다"며 "이번 동물실험에서 3D 바이오프린팅 기반 스캐폴드의 재생효과를 확인한 만큼, 인체에도 적용될 수 있도록 후속 연구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권위 학술지 'International Journal of Bioprinting'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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