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과 단골 증상 '이석증' 비디오안진검사로 명확히 진단

김아름 기자 2025.05.13 16:55:29

세란병원 신경과 윤승재 과장

어지럼증의 원인은 매우 다양한데, 세란병원 어지럼증 클리닉을 찾는 많은 환자들이 이석증을 호소한다. 우리 귀 안에는 몸의 균형을 잡아주는 전정기관이 있는데 전정기관은 크게 회전운동을 감지하는 반고리관과 선형운동을 감지하는 이석기관으로 구분된다. 이석기관 안에는 이석이라는 아주 작은 돌이 있는데, 이석이 원래 있어야 할 자리를 벗어나서 반고리관으로 들어가면 문제가 생긴다.

이러한 이석의 문제는 노화, 머리에 큰 충격이 가해졌을 때, 스트레스 등에 의해 생길 수 있으며 뚜렷한 원인이 없어도 발생한다. 이석증이 생기면 머리를 갑자기 움직일 때, 예를 들어 누웠다 일어나거나 고개를 돌릴 때 갑자기 빙글빙글 도는 듯한 어지럼증이 생긴다. 어지럼증은 보통 몇 초~1분 이내에 멈춘다. 하지만 반복적으로 같은 자세를 취하면 또 어지러워진다. 속이 메슥거리거나 구토를 동반하기도 한다.

이석증은 '이석 치환술'이라는 방법으로 잘못된 곳에 들어간 이석을 다시 제자리로 돌려보내는 치료를 시행한다. 약물 치료는 주된 방법이 아니며 이석을 원래 위치로 보내는 '머리 운동'이 핵심이다. 대부분 1~2회 시행으로 증상이 많이 호전되며 1주일 안에 좋아지는 경우가 많다.

이석증 진단은 비디오안진검사(VNG)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는 적외선 카메라가 부착된 고글을 착용하고 안구의 움직임(안진)을 정밀하게 기록해 어지럼 원인을 분석하는 검사다. 특히 체위를 변경했을 때 안진의 유무와 방향, 지속 시간, 특성, 피로 현상을 분석한다. 이를 이용하면 이석이 어떤 반고리관에 들어가 문제를 일으키는지 파악해 적절한 이석치환술을 선택할 수 있다.

이석증은 생명에는 지장이 없고 대부분 치료로 잘 호전된다. 다만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중추성 어지럼증(소뇌, 뇌졸중)과는 감별이 필요해 처음 어지럼증이 생겼을 때 병원에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비디오안진검사는 이석증과 중추성 어지럼증과의 감별에도 유용하다.

특정 자세를 변화할 경우 유발되는 이석증은 비디오안진검사에서 회전성(돌아가는 느낌), 수평성 안진이 흔하며 안진 방향은 항상 같은 쪽으로 향한다. 피로성은 반복 검사시 점점 약해진다.

반면 중추성 어지럼증은 자세와 무관하게 지속되거나 자발적으로 발생하므로 안진 유형이 수직성(상하) 또는 복합 안진으로 나타난다. 안진 방향도 방향이 바뀌거나 예측 불가하며 복잡한 양상을 띤다. 그러나 일부 중추성 어지럼증의 경우 이석증 안진과 비슷한 양상을 보일 수도 있기 때문에 이석증 안진이 보인다고 해서 뇌혈관 질환을 완벽하게 배제할 수는 없다.

세란병원 신경과 윤승재 과장은 "비디오안진검사는 이석증 진단뿐만 아니라,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중추성 어지럼증 감별에 매우 중요한 검사"라며 "검사 결과에서 안진의 형태, 방향성, 지속 시간, 피로성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윤승재 과장은 "고혈압과 당뇨 등 뇌졸중 위험인자와 함께 보행 불안정, 말 어눌함이 나타난다면 중추성 어지럼증을 의심하고 뇌 MRI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며 "이석증은 전체 환자의 30~50%에서 수년 내 재발이 가능하므로 머리를 급격히 움직이지 않도록 주의하고 운동 후 잠시 안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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