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치료 시장 커지는데 BMI 한계… "국내 기준 마련돼야"

비만연구의사회, 근거 마련 위한 연구 돌입… "BMI 23~25가 적절"
춘계학술대회 1500여명 성황, GLP-1 치료제 등 최신 트렌드 조명

김아름 기자 2025.03.17 09:36:27

(왼쪽)김철진 회장, 김민정 이사장

위고비 등 꿈의 신약 등장으로 비만 치료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지만, 동양인을 기준으로 한 비만 진단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와 동시에 국내 현실에 맞는 비만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됐다. 

대한비만연구의사회(이사장 김민정, 회장 이철진)는 지난 16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제36회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학술대회에는 1500명의 의사회원들이 참석해 △비만 개론 △비만 치료 및 체형 △탈모·피부·쁘띠 시술 등 최신 비만 치료 트렌드와 신약 정보를 공유했다. 

특히 올해 하반기 국내에 새로운 비만치료제를 출시할 예정인 한국릴리가 부스를 운영하며, 참석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철진 회장(좋은가정의원)은 "비만치료제에 대한 긍정적인 연구결과가 지속적으로 발표되고 신약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하반기 출시 예정인 티르제파타이드가 국내 비만치료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날 비만연구의사회는 국내 현실과 다른 비만 기준과 치료정책을 재정립하고자 연구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비만치료의 경우 70% 이상이 개원가에서 실시되고 있는 만큼 유의미한 연구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국내 건강보험에서는 BMI 30 이상에서만 비만치료약(GLP-1 계열 치료제 등)에 대한 급여가 인정된다. 즉 BMI 30 미만은 비급여로 모두 환자가 부담해야 한다.

하지만 한국인의 경우 서양인보다 췌장의 크기가 작고, 여러 가지 신체학적 구조에 따라 낮은 BMI에서도 대사질환(고혈압·당뇨병)의 위험이 높다는 점에서 비만치료 개입의 시점을 조정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 회장은 "동양인 기준으로 BMI 25, 과체중과 동반질환이 BMI 23부터 치료제를 써야하는 것이 논리적이지만 현재까지 기준이 30"이라며 "이를 지키지 않고 치료제를 쓰면 도덕·윤리적으로 잘못됐다라고 오해를 사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 회장에 따르면 비만치료는 과체중이나 고혈압, 당뇨병과 같은 동반질환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상태까지 고려해야한다. 이에 최근 이런 연구논문들이 발표되고 있으며, 유럽의 경우 이러한 부분을 고려해 새로운 기준을 찾고 있다는 것.

이 회장은 "비만연구의사회에서도 연구를 진행 중인데 아직 최종 데이터는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번 연구가 환자의 건강을 위해 한국인에 맞는 비만 기준과 적절한 치료시기를 결정하는 중요한 단초가 되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안상준 수석 정책이사도 "비만의 정의를 다시 한 번 고민해봐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고, 유럽이 이를 받아들이고 있는 추세이다보니 비만연구의사회도 비만 기준을 다시 고민해보자는 취지에서 연구를 시작했다"면서 "다만, 이러한 연구가 많이 나와야 정책적으로 반영되지만, 비만연구의사회에서 진행 중인 연구는 초기 단계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연구진 사이에선 아직 봐야할 부분이 많다는 의견이 많다"면서 "추후 기회가 된다면 연구를 베이스로 한 정책 방향성에 대해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비만연구의사회는 이번 학술대회에서 터제파타이드와 향후 등장할 비만치료제에 대한 실전 강의를 진행하는 등 개원가 중심의 정통 비만학회로서 새롭게 도입되는 비만 약제들에 대한 신속한 정보 제공할 방침이다. 

실제 이날 학술대회 참여 회원은 1500명 이상으로 예년 대비 20~30% 증가한 숫자다. 비만개론·비만체형·탈모피부쁘띠를 주제로 3개의 강의장과 '비만 전문 인증의 교육'도 함께 진행됐다.

비만연구의사회 김민정 이사장은 "위고비의 국내 도입 이후에도 관심이 뜨겁다. 사회적으로 비만 치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고무적"이라며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지난 5개월간 국내 비만 환자를 대상 처방된 위고비 임상 사례와 함께, GLP-1 제제를 안전·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강의를 준비했다"고 전했다.

이어 "비만연구의사회는 개원의사들이 비만 치료를 잘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 생각해 강의는 물론, 전문의 교육도 신경써서 준비했다"며 "앞으로도 학술활동, 연구, 사회공헌에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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