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K-뷰티 수출은 100억달러를 돌파해 역대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2012년 처음 10억달러 달성 이후 12년 만의 성과다. 지난해보다도 20.6%나 증가했다. 특히 미국 내 화장품 전체 수입액 중 K-뷰티가 20%를 차지해 프랑스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이는 K-뷰티 브랜드들의 미국 진출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KOTRA 한지윤 미국 실리콘밸리무역관은 지난 17일 K-뷰티 트렌드 보고서를 통해 2024년 미국 뷰티 시장을 돌아보고 2025년 미국 뷰티 트렌드 동향 파악을 통해 우리 기업이 미국 진출을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마켓 현황을 공유했다.

보고서는 미국 뷰티 트렌드 중 빠질 수 없는 키워드로 '셀러브리티 뷰티'를 꼽았다. 최근 몇 년 동안 미국 뷰티 업계를 강타한 셀러브리티 뷰티는 메이크업부터 스킨케어, 헤어케어에 이르기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셀러브리티 뷰티 마켓은 지속적으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2023년 기준 미국 내 일반 뷰티 카테고리의 제품들의 매출이 11.1% 성장한 것에 반해, 셀럽 뷰티 브랜드의 매출 증가율은 57.8%로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미국 뷰티시장에서는 셀러브리티 뷰티 브랜드들이 큰 인기를 끌었다. 사진은 로드의 립글로스 폰 케이스와 펜티뷰티 립글로스 밤, 엘프와 틴터의 컬래버레이션 제품(위 왼쪽부터 시계방향)

2022년 설립된 헤일리 비버의 로드(Rhode)는 2024년 가장 핫한 셀러브리티 브랜드 중 하나였다. 이 외에도 리한나와 LVMH의 합작 투자로 탄생한 펜티 뷰티는 2024년에도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며, 셀럽 뷰티 브랜드 중 가장 높은 매출인 6억240만달러를 기록했다. 셀레나 고메즈의 레어 뷰티도 인기 있는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다.

한지윤 무역관은 "셀럽 뷰티 브랜드들은 대중이 공감하고 지지할 수 있는 가치를 추구하며, 우수한 제품력과 감각적인 패키지, 그리고 접근성 좋은 가격대를 갖추고 소비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며 "셀럽 뷰티 브랜드의 성장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최근 미국에서는 젠지(Gen Z)들의 선택이 곧 트렌드가 되고 있다. 뷰티 시장도 마찬가지다. 젠지들이 좋아하는 뷰티 브랜드들은 높은 성장성을 보이며 시장에 빠르게 안착하고 있다.

미국 젠지 세대가 좋아하는 화장품 브랜드 중 하나로 엘프가 꼽힌다. 미국 기반 투자은행 파이퍼 샌들러가 진행한 2024년 봄, 가을 서베이에서도 엘프는 미국 10대들이 좋아하는 화장품 1위에 선정됐다.

엘프는 2024년 기하급수적인 성장을 한 뷰티 브랜드다. 평균 6달러의 제품군이지만 고가 브랜드와 비슷한 품질로 인기를 모았다. 또 엘프는 젠지들에게 인기 있는 브랜드들과 협업하며, 트렌디한 마케팅을 선보이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미국 향수 시장도 지속 성장하고 있다. 향수 시장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며, 남성 향수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LVMH 공식 발표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향수로 '디올 소바쥬'가 꼽혔다. 미국 내에서도 가장 많이 판매된 남성향수 디올 소바쥬는 여성 중심이었던 향수 시장이 이제는 남성 시장에서도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2019~2029년 전 세계 향수 시장 매출>    단위: 십억달러

[자료: Statista]

특히 향수 시장에서 각광받는 것은 럭셔리 향수다. 명품 가방이나 옷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대라는 점도 수요 증가를 이끌어냈다는 분석이다. 명품 소비 심리가 계속 증가하고 있어 올해에도 남성 향수 시장과 프레스티지 향수 시장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향수 시장의 또 다른 특징은 바로 트윈세대(10~14세)와 젠지 소비자층의 성장이다. 10대들의 향수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지난해 대비 무려 25%나 성장했다(파이퍼 샌들러).

젊은 세대들에게 향수는 단순한 향이 아닌 자기표현의 또 다른 요소다. 이들은 유명 브랜드의 향수를 선호하는 동시에 자신들이 좋아하는 셀러브리티가 만든 향수를 사용하며 자신들의 개성과 취향을 드러내기도 한다. 이에 따라 사브리나 카펜터, 빌리 아일리시, 패리스 힐튼, 아리아나 그란데 등 셀러브리티가 만든 향수 브랜드의 인기도 지속되고 있다.

한지윤 무역관은 "미국 뷰티 마켓은 남성 소비자뿐만 아니라 트윈세대까지 그 범위를 넓혀가며 점점 더 다양한 고객층을 만들고 있다"며 "미국 시장에 진입하는 K-뷰티 브랜드들도 소비자들의 개별적인 취향과 가치관을 반영한 차별화된 브랜드 전략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