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새수장 김택우 "정부 변화 먼저… 불가능한 의료정책 폐기해야"

의료개혁 실현가능성 제시해야 대화 가능, 대화 상대는 결정권자인 최상목 권한대행
일주일 이내 집행부 인선 마무리, 의협 내부 정비와 직역·지역 소통 최우선 사항으로

김아름 기자 2025.01.10 07:37:02

"의정대화를 위해 의대증원 정책 실현 가능성에 대한 정부 마스터플랜 제시가 우선돼야 한다. 정부가 결자해지하며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달라."

의정갈등이 장기화되고 있는 국면에서 대한의사협회 새 수장으로 선출된 김택우 회장은 이 같이 강력한 메시지를 남겼다. 

2025학년도 당장 늘어난 인원을 어떻게 교육할 것인가 등의 마스터플랜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정부가 지금처럼 시간만 가기를 기다린다면 결국엔 다 망가질 수 밖에 없는 시스템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대화 상대로는 박민수 보건복지부 차관이 아닌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을 지목했다. 

김택우 제43대 대한의사협회장은 9일 의협 출입기자단과 인터뷰를 통해 정부나 국회를 상대로 관행적인 대화나 협상은 하지 않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2025년도 의대정원 원점 재검토 부분에 대한 논조에는 변함없이 그대로라는 점도 언급했다. 

김 회장은 "의료개혁 정책은 중간 평가가 필요하다. 수정이 필요하면 수정해야하고, 도저히 가능하지 않다면 폐기해야 한다"며 "정부 마스터플랜을 보고 내부 논의를 거쳐 향후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 순서"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에서 의료계가 제시하는 데드라인을 지키지 않아 이 사태가 여기까지 흘러왔다. 이번에도 같은 방식으로 나둔다면 앞으로 돌이킬 수 없는 불행한 일들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에 김 회장은 교육 마스터플랜이 제시된 조건을 내거는 이유로 후퇴가 아닌 타임테이블에 따른 현실적인 요구 변경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취임 직후 여당이나 박민수 복지부 차관 등이 대화를 요청했지만 그동안 사태를 돌아보면 문제를 풀고자 하는 의지보다는 책임을 떠넘길 수 있는 부분들이 많다"며 "만약 의정대화가 이뤄진다면 대화상대로는 최상목 권한대행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의료개혁은 의대정원 문제도 포함돼 있어 보건복지부와 교육부가 얽혀 있는 만큼 부처 장차관보단 책임지고 결정할 수 있는 인사여야 한다는 이유다. 

김 회장은 "올해 최대 7500명의 의대생을 한 번에 교육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는데, 현 의학교육 인프라를 고려하면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문제를 만든 정부가 먼저 책임있는 자세로 해법을 제시하고 나선다면 의협은 이를 논의하는 과정에 참여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 "지금까지의 상황을 보면 의료계가 먼저 어떤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는 식의 요구를 받아왔다. 하지만 문제를 만든 곳에서 이를 어떻게 풀지 대책을 가지고 있어야 함이 옳다"며 "그렇기에 잘못된 의료 개혁 정책들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 이런 중간 평가로 정책을 수정·개선해야 하고 정책이 도저히 가능하지 않다면 폐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와의 협상이 이뤄지지 않을 시 의사 총파업 등 대대적인 투쟁에 대해서는 방법은 언제든지 모든 것이 열려있다고 전했다. 다만, 아직 일이 일어나기 전이므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점도 약속했다. 

이와함께 김 회장은 선거 당시 내걸었던 공약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정책과 관련된 공약은 의료정책연구원 지원사업으로 시작, 그리고 정부, 정당의 정책 모니터링을 함께 해나갈 방침이다. 또 의협 개혁을 위한 과제 역시 바로 진행할 것이며, 수평위 독립과 전공의 특별법 개정 논의도 즉시 착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의료계 내부 정비 역시 서두를 방침이다. 집행부 인선은 일주일 이내로 마무리하고, 전공의와 의대생 목소리를 반영한다. 후보 시절부터 밝힌 부회장직에 전공의를 인선하겠다는 입장은 변함없는 것이다. 

김 회장은 "전공의들이 의협 내부에서 목소리를 모을지, 외부에서 전공의 체계를 따로 유지할지에 대해선 당사자인 전공의들과 논의가 필요하다"며 "가능하다면 내부에서 함께 목소리를 모으는 방향이 시너지가 클 것 같다"고 판단했다. 

또 16개 시도의사회장단에는 상임이사회에서 결정된 사안을 설명하는 기존 방식을 벗어나 결정 전 현안을 논의하고 의견을 모아 정책을 결정하는 방식으로 변경할 계획이다.

김 회장은 "모든 직역과 소통하고 옳은 방향으로 가기 위한 모든 제안들을 내부 토론과 논의를 거쳐 시행해 나갈 방침"이라며 "전체의 큰 그림에서 가야할 방향이 옳다면 일부 반대 의견이 있더라도 전체 회원들을 보고 직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과정에서 있어 전국투어도 상당히 의미가 있다. 저는 당연히 발품을 팔겠지만 상임이사들도 함께 발품을 팔아야 한다. 지역을 다니고 직역에 배치가 되어 그들의 이야기를 함께 듣는다면 의협의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저는 성공한 회장, 인기가 높은 회장 등 보다는 열심히 일하는 회장이 되고싶다"며 "열심히 일하면서 회원들로부터 질타나 꾸질함을 들을 수 있는 것도 당연하다. 이에 모든 직역과 소통하고 그분들의 건의사항이나 올바른 방향으로 가기 위한 모든 제안들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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