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기온의 상승이나 하강은 심혈관계에 부담을 줄 수 있으며, 심장에 추가적인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도 있다. 추운 날씨는 혈관을 수축시키고 혈압을 높여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의 위험을 증가시켜 특히 주의해야 한다.
최근 발표된 통계청 '사망원인 통계 결과'에 따르면 심장질환은 2023년 국내 사망원인 2위를 차지했으며, 2023년 심장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은 인구 10만명당 64.8명으로, 2013년 50.2명에 비해 29.2% 높아졌다.
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최근 심장병 진료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22년 한 해에만 협심증으로 병원을 찾은 사람들이 70만 5259명이나 됐다. 환자 수는 최근 5년(2018년~2022년)간 6.0%(연평균 1.5%) 늘 정도로 그 증가세는 이어지고 있다.
심장은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기 위해 '관상동맥'이라고 불리는 세 개의 혈관을 통해 심장근육에 막대한 양의 혈액을 공급한다.
관상동맥질환은 콜레스테롤 등으로 인해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히면서 심장근육에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 것으로, 관상동맥이 다 막히지 않고 내경이 좁아진 상태를 '협심증', 좁아진 상태에서 혈전 등으로 혈액 공급이 막히고 심장근육이 마비·괴사하는 질환을 '심근경색'이라고 부른다.
협심증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인 관상 동맥이 동맥 경화증으로 좁아져서 생기는 질환이다. 관상 동맥 내부의 동맥 경화성 변화는 사실상 20대 초반부터 진행되며, 혈관 면적의 70% 이상이 좁아지면 협심증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심근경색증은 관상 동맥이 완전히 막혀서 발생하는데 반해, 협심증은 어느 정도의 혈류는 유지되므로 운동과 같이 심장 근육의 산소요구량이 상대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증상이 나타난다.
◇원인
협심증의 원인이 되는 동맥경화는 20대부터 시작돼 나이가 들수록 진행되며, 혈관이 70% 이상 좁아지면 증상이 나타난다. 또 협심증에서는 흡연, 고지혈증, 당뇨병, 고혈압 등이 명백한 위험 인자다. 그 외에도 비만, 운동 부족, 스트레스 등이 가능한 위험 인자로 거론되고 있다.
◇증상
협심증은 대체로 숨이 멈출 것 같이 가슴을 쥐어짜는 통증이 느껴지며, 가슴을 바늘로 찌르는 것 같이 따가운 증상을 느끼기도 한다. 무거운 것으로 눌리는 압박감이나 조이는 느낌, 뻐근함, 답답함, 화끈하게 달아오르는 느낌도 든다. 이 증상은 주로 왼쪽 가슴 부위에 통증을 호소하지만 종종 가슴 중앙부위에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이 부위에 옥죄는 듯한 통증이 오게 되는데 고통의 정도가 매우 다양하다.
통증은 왼쪽 앞 가슴, 목 부위, 윗배 등에도 발생할 수 있으며 수초에서부터 보통 2~5분 정도 통증이 오며 길게는 20분 이상 지속되기도 한다.
가장 중요한 특징은 안정 시에는 통증이 없다가 심장 근육에 많은 산소가 필요한 상황, 즉 운동을 하거나 무거운 물건을 드는 경우, 차가운 날씨에 노출되는 경우, 흥분한 경우에 통증이 발생한다. 지속 시간은 심근경색증과 달리 대개 5~10분 미만이며, 안정을 취하면 없어진다. 그러나 병이 심해지면 안정 시에도 통증이 발생하고, 통증의 지속 시간도 길어질 수 있다. 이는 심근경색증으로 진행될 확률이 높은 매우 위급한 상황이므로,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노년층의 경우 이러한 자극을 인식하는 능력이 저하됐을 가능성이 있다. 당뇨병에 따른 신경계 장애로 흉통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이로 인해 치료 적기를 놓칠 수 있어 동반 증상을 알아두면 좋다. 호흡 곤란, 체한 듯한 느낌, 상복부 동통, 피로, 구역질, 어지러움 등이다. 뚜렷한 이유 없이 이 같은 증상이 발생하면 협심증을 반드시 의심해봐야 한다.
◇진단
협심증의 증상인 가슴 통증 있다면 심장에 대한 각종의 정밀 검사로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다.
가슴 통증이라고 모두가 협심증인 것은 아니다. 신경증, 위장 질환, 근육통 등도 원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가슴 통증이 있는 경우에는 경험이 많은 전문의의 진찰이 매우 중요하다. 협심증이 의심되면 확실한 진단을 위해 정밀한 심장 검사법이 동원된다.
심전도, 심장 초음파, 핵의학 영상 검사 등이 진단에 이용될 수 있다. 운동이나 약물을 이용하여 인위적으로 심장에 부하를 가한 후 이들 검사를 시행하여 더욱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도 한다.
협심증 진단에 사용되는 검사법은 적절한 치료 방침을 결정하는 데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검사 결과에서 심각한 협심증이 의심되는 많은 경우에는 관상 동맥 조영술을 시행한 후 스텐트 등을 이용한 관상 동맥 중재 시술이나 관상 동맥 우회 수술 등의 치료가 시행된다. 관상 동맥 조영술은 대퇴부 동맥이나 팔의 동맥을 이용하여 외부에서부터 관상 동맥 입구부로 긴 관을 넣고 조영제라는 약물을 주입하여 관상 동맥의 내부를 촬영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20여 년 전부터 협심증을 진단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치료
협심증으로 진단되면 약물치료를 실시한다. 협심증의 대부분은 관상동맥에 찌꺼기가 축적돼 혈관이 좁아지는 죽상동맥경화에 의해 야기된다. 따라서 죽상동맥경화를 안정화하는 데 효과적인 스타틴과 죽상경화파열로 인한 혈전 발생을 막는 아스피린 제제가 가장 중요한 약제로 쓰인다. 이 외에 심장 박동과 수축력을 완화해 증상을 막는 베타차단제·칼슘채널 차단제 등이 사용된다.
충분한 약물치료에도 협심증이 이어지면 관상동맥 협착이 매우 심하거나 동맥 내 경화반의 불안정성이 높을 가능성이 크다. 더 진행하면 심근경색증 발생 위험이 커질 수 있어 관상동맥조영술을 하고 협심증을 유발한다고 확인된 혈관의 협착을 풍선 확장술과 스텐트 시술로 넓혀준다.
의료기관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치료 이후 환자 스스로의 관리 역시 중요하다. 특히 스텐트 시술 등 협심증으로 치료받은 환자는 아스피린을 포함한 약물을 성실하게 복용해야 한다. 간혹 스텐트 시술 후 증상이 호전되면 완치됐다고 판단해 약을 먹지 않거나 병원을 찾지 않는 환자들이 있는데, 이는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방
협심증을 예방하기 위해 주 원인인 동맥경화 진행을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동맥경화를 일으킬 수 있는 여러 요인이 위험요인인 경우가 많다. 고령, 비만, 스트레스, 음주, 흡연,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가족력 등이 대표적이다. 고혈압이나 당뇨는 심장 질환에 치명적이기 때문에 처방을 받은 약을 복용하여 혈압과 당뇨를 조절해야 한다.
하지만 의료진이 할 수 있는 약물, 시술적, 수술 치료 외에도 생활습관 개선이 필요한데, 금연, 절주, 혈압과 당뇨조절, 스트레스 관리가 잘 돼야 하고, 무엇보다 평소 느끼지 못했던 가슴 통증이 나타나면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특히 겨울철에는 급격한 기온 변화가 혈관 건강에 영향을 미치므로 따뜻한 옷을 입어 체온을 유지하고 실내외 온도 차가 심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