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 <쯔쯔가무시병>에 이어 이번 시간에도 해외여행 중 주의해야 할 감염병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보려고 한다.
<에볼라바이러스병이란?>
에볼라바이러스병은 필로바이러스과(Filoviriade) 에볼라바이러스(Ebola virus)에 의한 인수공통감염병으로 우리나라 감염병 분류 체계상 제1급 법정감염병이다.
# 에볼라바이러스병의 전파
과일박쥐가 중요한 동물 숙주(anmimal host)이며, 인간과 영장류(원숭이, 고릴라, 침팬지 등)가 감염될 수 있다. 동물(박쥐, 영장류 등)에서 사람으로의 전파는 감염된 동물과 접촉하는 경우 발생한다. 사람 간 전파는 감염된 환자나 사망한 사람의 혈액, 체액 접촉에 의해 발생하며 병원 내 전파가 흔하다.
# 에볼라바이러스병의 역학
1976년 콩고민주공화국과 남수단에서 처음 보고됐다. 에볼라라는 이름은 콩고민주공화국 에볼라강 인근 마을에서 유행이 보고되어 강 이름을 따라 명명됐다.주로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에서 환자가 보고되고 있으며, 최근에도 콩고민주공화국을 중심으로 환자 발생이 지속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환자 발생 보고가 없다.
# 에볼라바이러스병의 증상 및 경과
잠복기는 2~21일(평균 8~10일) 이다. 증상 초기에는 발열, 두통, 근육통, 전신 피로감 등 소위 '건조 증상(dry symptoms)'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보통 4~5일이 지나 병이 심해지면 설사, 구토, 원인 불명의 출혈 등 소위 '습윤 증상(wet symptoms)'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이후 다발성 장기 부전 및 패혈성 쇼트 등의 합병증으로 사망한다. 치명률은 유행에 따라 다르지만 25~100%에 달한다. 회복 후 수개월에서 1년 이상 회복된 환자의 모든 체액에서 바이러스가 배양되거나 RNA가 검출되며, 특히 모유 및 정액에서 오랜 기간 검출된다. 실제 회복된 지 1년 이후에 성 접촉에 의한 감염 전파 추정 사례가 보고됐다.
# 에볼라바이러스병의 진단
에볼라바이러스 유전자검출검사(Realtime RT-PCR)가 일반적으로 사용된다. 상용화된 키트 등을 사용해 특이 RNA를 확인하기도 한다. 혈청학적 검사를 통해 항체를 검출하는 방법도 있으나 조기 진단은 어렵다. 에볼라바이러스병 검사를 받는 사람은 결과가 확인될 때까지 격리되어야 한다.
# 에볼라바이러스병의 치료
대증치료가 중심이 된다. 상용화된 치료제가 있지만 접근성이 떨어진다. 승인된 치료제는 2020년 미국 FDA 승인을 받은 인마제브(Inmazeb)와 에반가(Ebanga) 2가지다.
아비간(Avigan, Favipiravir)은 일본에서 2014년 독감 치료제로 승인받은 치료제다. 그런데 에볼라바이러스병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는 보고가 있어 일본, 중국 등 일부 국가에서 에볼라바이러스병 치료 목적으로도 승인됐다. 우리나라 질병관리청도 아비간을 에볼라바이러스병 대비 목적으로 일부 비축하고 있다.
# 에볼라바이러스병의 예방
현재 상용화된 에볼라 백신은 MSD가 개발한 '에르베보(ERVEBO)'와 존슨앤존슨의 '제브데노(ZABDENO)'가 있다. 아직 국내에는 도입되지 않았다. 환자와 의사환자는 국내에서는 국가 지정 입원치료병상(음압, 일반 1인실) 격리가 원칙이다.
표준 주의, 접촉 주의, 비말 주의를 준수하고 에어로졸 형성 시술 상황에서는 공기매개 전파도 주의해야 한다. 확진 환자의 접촉자는 노출 수준에 따라 격리, 능동감시, 수동감시 등으로 모니터링 한다. 사망한 환자를 치료한 병원과 장례식을 매개로 대규모 유행이 나타나는 경향이 있으므로 유행 지역에서는 주의해야 한다.
/KMI한국의학연구소 신상엽 수석상임연구위원(감염내과 전문의, 대한여행의학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