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한국형 ARRPA-H 프로젝트에 본격 착수한다.
한국형 ARPA-H 프로젝트는 美 보건의료 분야 도전‧혁신형 연구개발체계인 ARPA-H(Advanced Research Projects Agency for Health)를 벤치마킹한 임무중심형 R&D 사업이다.
첫 프로젝트로, 백신 초장기 비축 기술, 백신 탈집중화 생산시스템 구축, 근감소증 멀티 모달 치료기술 개발에 향후 5년간 550억원의 연구비를 지원키로 했다.
보건복지부(장관 조규홍)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원장 차순도)은 지난 26일 '한국형 ARPA-H 추진단(단장 선경)' 개소식과 함께 2024년도에 신규로 추진하는 한국형 ARPA-H의 첫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이를 수행하기 위한 연구과제를 공고했다.
정부는 한국형 ARPA-H 구축을 국정과제로 선정하고, 2023년 8월 국무회의 심의를 통해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확정했으며, 2024년부터 2032년까지 9년간 1조 1628억원의 총사업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한국형 ARPA-H 프로젝트는 넥스트 팬데믹, 초고령화, 필수의료 위기 등 국가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5대 임무로 ▲보건안보 확립, ▲미정복질환 극복, ▲바이오헬스 초격차 기술 확보, ▲복지‧돌봄 개선, ▲필수의료 혁신을 선정했다.
정부는 올해 5월 한국형 ARPA-H 프로젝트의 5대 임무 중 보건안보, 복지·돌봄 임무를 수행할 프로젝트 관리자(Project Manager, 이하 'PM') 2명을 우선 채용하고, 각 PM 주도로 빅데이터 분석, 전문가 자문 등을 거쳐 총 3개의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첫 번째 프로젝트는 ▲백신 초장기 비축 기술 개발, ▲백신 탈집중화 생산시스템 구축, ▲근감소증 멀티모달(Multi-modal) 치료 기술 개발이다.
백신 초장기 비축 기술개발 프로젝트는 현재 3년 수준인 백신 보관기간을 10년 이상으로 연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재는 미사용 백신의 생산과 폐기를 반복하는 비효율이 발생하고 있으나, 백신 보관기간을 수십 년 이상으로 연장한다면 국가 백신 수급·비축 전략과 백신 생산 산업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백신 탈집중화 생산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는 소규모·이동형 백신 생산모듈을 개발·보급해, 백신을 필요한 지역에서 빠르게 개별 생산·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소규모·이동형 백신 생산기술은 최근 글로벌 선도 기업이 연구를 추진하고 있어 2~3년 내 초기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이며, 국가 백신주권 강화의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근감소증 멀티모달 치료기술 개발 프로젝트는 노화성 근감소증의 근본적 치료를 위해 근육량 및 근 기능의 복합적 향상이 가능한 치료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근육량 증가에만 초점이 맞춰졌던 기존의 치료제 개발 방법의 한계를 극복하고, 근육의 양적·질적 기능을 동시에 향상하기 위한 것이다. 근감소증은 노인에서 전신 쇠약, 독립적 생활의 제한, 각종 질환의 발생을 증가시켜 건강수명 단축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작용하므로 초고령사회 대응 방안으로서 치료제와 비약물 치료 등 멀티모달 기술 개발이 절실한 상황이다.
한국형 ARPA-H 프로젝트는 혁신적 변화를 만들어내는 국민 체감형 R&D를 추진하기 위해 기획 단계에서부터 달성하고자 하는 도전적 목표를 명확하게 설정하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연구과제를 선정한다. 연구과제 관리 단계에서는 PM 중심으로 목표 달성을 위해 연구계획을 유연하게 조정하며, 성과확산 단계에서는 연구 결과의 현장 적용‧실증과 사업화를 지원한다.
또한 과감한 도전에 따른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를 조성하고, 연구환경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관료제 최소화 및 PM 중심의 유연한 과제관리, PM의 책임하에 프로젝트 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시 여러 분야를 연계하는 것이 특징이다.
프로젝트별 연구개발과제 공고는 7월 26일(금)부터 8월 26일(월)까지 30일간 진행되며, 9월 중 연구기관을 선정하고 개시할 계획이다. 정부는 3개 프로젝트에 5년간 총 550억 원의 연구비를 지원할 예정이다.
한편, 나머지 3개 임무인 미정복질환 극복, 바이오헬스 초격차 기술 확보, 필수의료 혁신에 대해서는 현재 PM 채용 절차가 진행 중이며, 8월 말 PM이 선정되면 PM 주도로 도전적 문제 발굴 및 프로젝트 기획을 추진해 11월에 연구과제를 공고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 조규홍 장관은 한국형 ARPA-H 추진단 개소식에서 "한국형 ARPA-H 프로젝트는 치열해지는 글로벌 경쟁 속에서 우리의 바이오헬스 기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첫 단추"라며 "사장되는 연구가 아니라 변화를 가져오는 연구, 우리의 핵심 경쟁력이 될 기술 개발을 추진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