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비 절감·효율화 위해 AI기업과의 협업 가속화

[창간 58주년 기획1/ K-제약바이오 R&D 생존전략] AI 신약개발 어디까지 왔나
후보물질 71건·전임상 26건·임상 7건 총 104건 진행
개인정보 등 데이터 활용 어려워…데이터 접근성 높여야

이원식 기자 2024.06.10 16:39:37

효율적이고 신속한 신약 개발을 위해 AI, 딥러닝 등 ICT 기반의 기술력 확보 여부가 제약회사의 주요 역량으로 자리 잡고 있다.

AI의 도입으로 신속하고 정확한 신약 개발이 가능해짐으로써 환자는 안전성이 보장된 신약에 빠르게 접근할 수 있고, 환자 개개별에 맞춘 환자 맞춤형 신약 개발도 가능하다. 특히 새로운 감염병의 도래 시 빠르게 치료제를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을 미리 구축해 팬데믹의 도래에 대응할 수 있는 방편을 마련할 수 있다.

신약개발은 개발 단계가 높아질수록 진입확률은 극히 낮아지고 10년 이상의 개발기간과 1조 원 이상의 비용이 소모된다.

AI는 신약의 개발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빅데이터를 활용해 신약후보물질 발굴과 질환 맞춤형 약물 개발을 가속화해 임상 성공률을 높이는 혁신적인 신약개발 기술이다.

실제로 화이자는 AI를 활용해 코로나19 유행지역 예측과 임상시험 분석으로 mRNA백신 개발을 10.8개월로 단축했다.

AI 신약개발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22년 6억980만달러(한화 약 8천억원)로 매년 45.7%씩 성장하고 있으며 오는 2027년에는 40억350만 달러(한화 약 5조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별로는 북미지역이 연평균 48.4%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며, 유럽시장은 45%, 아시아 태평양시장은 42.8%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면역 항암제 분야에서 가장 많은 비중(44.5%)을 차지하고 있으며 신경 퇴행성질환(33.5%), 심혈관질환(9.9%), 대사질환(3.8%)에 대한 개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국내 AI 신약개발 시장규모는 명확하지 않으나 2022년 기준 국내 AI 신약개발기업의 누적 투자유치 금액은 약 6000억원, 시가총액 포함 1조2000억원 수준이다.

현재 제약산업의 주요 트렌드는 기업, 대학, 연구소 간 공조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으로, 신약 개발 투자 비용 절감 및 효율화를 위해 제약기업-AI기업의 협업이 점차 가속화되고 있다. 

AI의 도입으로 신약 출시 후 시장에 신속하게 진입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됨에 따라 혁신 신약을 개발한 기업의 높은 수익 창출로 인해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금을 높이는 선순환 체계 구축이 가능하다.

세계 각국은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요구되고 불확실성이 높은 전통적인 신약개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AI를 활용한 신약개발 분야에 많은 정책자금을 투입하고 R&D 지원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윤석열정부 출범과 함께 '인공지능 등 국가첨단전략산업의 초격차 확보전략'을 제시하고 대한민국 디지털 전략('22.9), 인공지능 초일류 강국 도약 10대 프로젝트('23.1)를 잇따라 발표하며 인공지능을 미래전략산업으로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세계 각국은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요구되고 불확실성이 높은 전통적인 신약개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AI를 활용한 신약개발 분야에 많은 정책자금을 투입하고 R&D 지원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있다

현재 주요 제약기업들은 신약개발에 AI를 활용하기 위해 독자적인 연구시설을 설립하거나 AI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협업 연구를 활발히 진행 중이다.

독자적 연구시설 설립 기업으로는 화이자(디지털혁신센터), 아스트라제네카(데이터사이언스&인공지능센터), 사노피(AI신약개발가속센터) 등이 있으며, 2017년에서 2023년 3월까지 글로벌시장에서 협업 건수는 240건에 이른다.

구글, 아마존, 엔비디아 등 IT 기업에서도 신약개발 AI 플랫폼을 개발해 제약기업에 제공하거나 협업을 통한 신약개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구글은 단백질 구조 예측 플랫폼 알파폴드2(Alphafold, '20)를 개발·공개하고 신약개발 자회사 아이소포픽 랩스를 설립했으며, 아마존과 엔비디아는 클라우드에 기반한 AI 신약개발 플랫폼을 출시했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도 AI 전담부서 설치, 자체 AI 플랫폼 구축, AI 기업과의 협업 연구 및 지분투자를 통해 신약개발에 AI를 도입·활용하고 있으며 52개 기업에서 총 88건의 협업을 수행 중이다. 2023년 기준 15개 AI 신약개발기업의 신약 파이프라인은 후보물질 개발 71건, 전임상 26건, 임상 7건 등 총 104건이다.

제약바이오산업계는 경쟁기업 간 데이터 협력을 가능하게 하는 AI 신약개발 플랫폼 구축으로 신약개발 비용이 획기적으로 절감되고 산업계의 AI 도입 및 활용 속도가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AI 신약개발에 필수인 개인정보 등 데이터 활용에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다.
제약·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특정 질병과 처방 데이터가 함께 있어야 유의미한 정보가 되는 것처럼 통합이 필요한 데이터들이 있다"며 "익명화된 데이터는 통합이 안 돼 연구에 자유롭게 활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폐쇄적 연구 환경을 개선해 데이터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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