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해 잊고 지냈던 각종 감염병에 대한 경각심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세계적으로 홍역 환자 발생이 급증하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해외를 방문한 뒤 홍역에 걸린 환자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같은 배경에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예방 접종률은 떨어진 반면 해외여행 등 교류는 증가하는 영향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대한소아감염학회 이진아 홍보이사는 각종 감염병 관리에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홍역의 경우 코로나19와 비교하면 전파율이 높진 않지만 의학적으로 최소 1명의 환자가 발생할 경우 18명까지 전파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우즈베키스탄 등 유럽 방문자 등 11명의 홍역 환자가 국내로 유입된 상황이다. 이같은 홍역 유행사례는 대학교 내 해외유학생 기숙사에서 발생한 집단사례로, 첫 환자는 지난 3월 20일 외국에서 입국 후 4월 6일 확진, 이후 최근까지 총 38명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홍보이사는 "코로나에 따라 다른 감염병들이 주춤했으나 해외여행 등이 많아지면서 홍역의 경우 증가 추세"라며 "홍역은 예방 가능한 백신이 있는데다 전염성이 높다보니 해외 출국 계획이 있거나 단체생활을 하는 경우 반드시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와함께 이 홍보이사는 6개월 간 지속 가능한 RSV 예방 항체주사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쳤다.
영유아 대상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Respiratory Syncytial Virus) 예방 항체주사가 지난 4월 국내 시판 허가를 획득한 것이다.
RSV는 호흡기 세포융합바이러스로 모든 영유아에서 폐렴, 모세기관지염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이다. 영유아 입원의 가장 주된 원인으로 발병률이 높고, 전세계 영유아 90%는 2세가 지나기 전 RSV에 감염된다.
RSV는 모든 연령대에서 감염될 수 있지만 특히 영유아에서 감염율이 높다. 감염 시, 감기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지만 일부 영유아에서 증상이 악화되어 폐렴, 모세기관지염 등의 하기도 질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 홍보이사는 "만 2세 미만에서 발생돼 사망까지 이를 수 있는 'RSV'는 그동안 예방을 위한 백신이 존재하지 않았다"며 "유행시기 1회성 단타로 효과를 주는 항체를 투여하는 방식은 존재했으나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6개월간 RSV에 대한 면역을 이어갈 수 있는 항체주사가 국내에 도입돼 올해 가을부터 감염환아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실제 국내 연구논문를 살펴보면 RSV로 입원하는 2세 미만의 환아는 모수가 크지 않지만 중증도에 따라 △26.8%가 중환자실로 △6%는 인공호흡기 대체 △0.3%는 사망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홍보이사는 "그동안 국내에서 심장병이나 미숙아 등에 대해 RSV 예방을 위한 단기적으로 항체 투여가 있었으나 사실상 땜질식 처방에 불과했다"며 "6개월 면역을 보장하는 항제주사가 국내에 도입된 만큼 환아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이어 "다만 도입된 항체 주사가 국가예방접종(NIP)에 포함돼 있지 않은 만큼 비급여로 가격이 부담될 수 있다"며 "학회 차원에서 접종의 우선순위나 NIP 포함에 대한 정책적인 부분도 검토·요청해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대한소아감염학회(회장 박수은)는 지난달 31일 가톨릭대 옴비버스파크 컨벤셜홀에서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춘계학술대회에서 학회는 소아 감염학 분야의 여러 주제 중 치료제와 관련된 △항생제의 약역동학/약역학의 개념 이해와 임상 적용 △병합요법의 득과 실 및 최근 새로 개발된 항생제의 소아청소년에서의 적용 등을 다뤘다.
이와함께 소아 패혈증의 정의와 관리에 있어 최근 개정된 내용을 살펴보고, 올해 발표된 결핵지료지침5판 중 소아 결핵에 대한 개정 내용 등을 알아보는 시간도 가졌다.
이 외에도 △펜데믹 이후 전 세계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홍역의 현황 △Holomedicine/metaverse의 소아 감염병 분야에서의 활용 △항생제 내성 검출 진단법의 소개 및 감염병 분야에서의 빅데이터 활용 등을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