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나미술관, 전형산 '백그라운드 보이스' 전시 개최

"불완전성에서 찾은 합창의 본질, 서로 다른 소리를 하나로 모으다"

김혜란 기자 2024.05.20 17:32:30

코리아나미술관(관장 유상옥·유승희)은 2024 박물관·미술관 주간(5월 2~31일, 30일간) 대표 프로그램으로 전시 '백그라운드 보이스'를 5월 9일부터 6월 22일까지 개최한다.

코리아나미술관의 고유 프로그램 *c-lab(씨랩)의 일환으로 운영되는 2024 박물관·미술관 주간-'코러스 - 서로의 소리를 모아'는 올해 박물관·미술관 주간 의제인 '교육과 연구를 위한 박물관'에 초점을 맞춰 '코러스'라는 주제로 진행된다. 전시 '백그라운드 보이스'를 포함해 미술관 본연의 기능과 사회적 가치에 초점을 맞춘 다채로운 형식의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백그라운드 보이스의 참여 작가인 전형산(사운드 아티스트)은 *c-lab의 주제 코러스를 메인 보컬 뒤에서 보조적으로 노래하는 백그라운드 보컬로서 해석했다. 2024 박물관·미술관 주간과 코리아나미술관의 제작 지원을 받은 신작 백그라운드 보이스(2024)는 불완전하지만 '함께' 소리 내는 우리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백그라운드 보이스는 단지 보고 듣기만 하는 작품은 아니다. 관객은 마이크를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남길 수 있다. 마이크 앞에 있는 페달을 누르면 녹음이 시작되고 관객은 다른 관객에게 인사를 남기거나 전시 후기를 말하는 등 자유롭게 자신이 목소리를 기록한다.

전시장 왼편에 있는 마이크에서 녹음된 소리는 스피커가 왼쪽으로 돌아갈 때 크게 들리고, 오른편에 있는 마이크에서 녹음한 소리는 반대편에서 크게 들리게 설계돼 관객은 스피커 앞에서 이동하며 다채롭게 변화하는 소리를 감지할 수 있다.

'백그라운드 보이스' 전시 전경 [사진=홍철기]

이렇게 관객이 남긴 목소리는 전시장 중앙 무대에 있는 '소리 객체'와 실시간으로 합성돼 비음악적 합창을 이룬다. 식물의 생장, 작품의 전력 소비량, 조도 등 다양한 정보를 사운드로 변환하는 소리 객체는 설정된 시간에 따라 작동한다. 이 소리 객체가 만들어내는 배경음은 관객의 목소리와 섞이면서 각자가 내는 소리와는 다른 새로운 음풍경을 이룬다.

이외에도 노이즈로 인식되는 사운드를 믹싱해 관객에게 전달하거나 사람이 듣지 못하는 전자파의 신호를 들려주고(4개의 작은 타자들, 2018), 흐르는 시간의 이동을 가시화한(지극히 작은 하나의 점, 2021) 작가의 과거 작업이 함께 전시된다.

지난 11일에 진행된 오프닝 퍼포먼스에서는 전형산 작가와 함께 주즈하프, 하모니카 등 입으로 소리내는 악기의 음악을 선보여온 '지나가던 조씨 Passing Josh'의 즉흥 연주가 40분간 펼쳐졌는데, 설치된 소리 객체들과 스피커를 사용해 관객들에게 몰입적인 소리 경험을 선사했다. 6월 15일에는 전형산 작가의 아티스트 토크가 진행된다. 전시는 6월 22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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