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증원' 위기 돌파할 의협 수장은?… 20일 선거 시작

의협 출입기자단 합동설명회 개최… "대정부 투쟁 성공 적임자" 강조
의대증원·필수의료 패키지 등 심층 진단, 대표성 높이기 위한 투표율 당부

김아름 기자 2024.03.18 06:51:55

(왼쪽부터) 박명하 후보, 주수호 후보, 고광송 선관위원장, 박인숙 후보, 정운용 후보

의대증원을 둘러싸고 의료계가 어수선한 가운데 대한의사협회 수장을 뽑는 선거가 오는 20일 치러진다. 결선투표까지 진행하면 26일 저녁 최종 당선자가 확정된다. 

특히 의대증원으로 불거진 정부와의 강대강 대치 속 갈등과 혼란을 수습해야 하는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 차기 의협 회장의 자리는 그 어느때보다 중요해졌다. 

이런 가운데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이 의대증원과 필수의료 패키지 등 의료정책을 한 목소리로 비판하며, 정부와의 싸움에서는 반드시 이겨내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대한의사협회 출입 기자단 주최로 지난 15일 의협 회관 지하1층 대강당에서 '제42대 의협회장 선거 후보자 합동 설명회'가 열렸다. 

이날 참여한 후보 대부분은 당선 후 투쟁의 선봉에 서겠다고 밝혔으며, 자신들이 의협 회장의 적임자임을 주장했다. 이와함께 현재 의협 회장 자리가 공석인 상태에서 의료계가 한 데 뭉치지 못하며 외부로부터 대표성까지 지적되자, 정부와의 갈등을 성공으로 이끌어내며 이 상황을 봉합해 내겠다고 강조했다. 

선거에는 총 5명의 후보가 출마했으며, 이날 토론회에는 기호 1번 박명하 서울특별시의사회장, 기호 2번 주수호 미래의료포럼 대표(전 의협 회장), 기호 4번 박인숙 전 국회의원, 기호 5번 정운용 부산경남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인의협) 대표 등이 참석했다. 기호 3번 임현택 후보는 당일 경찰 출석으로 불참했다.

토론회에서는 현재 가장 큰 이슈로 주목되고 있는 의대증원과 관련, 대부분 반대입장을 표명했으며, 원점 재논의를 주장했다. 다만, 정운용 후보는 공공의료 확충을 전제로 한 증원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또한 전공의들이 의협에 더 많이 관심 가질 수 있도록 집행부 내 젊은의사들의 구조개혁을 이뤄내겠다는 공통된 입장을 보였다. 아울러 전 회원이 하나가 될 수 있는 소통과 의협 회장의 리덥십도 강조됐다. 특히 선거 전 마지막 합동설명회인 만큼 높은 투표율로 의료계 대표성을 담보하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우선 후보들은 후보자 자기소개를 통해 자신들의 능력과 현안데 대처할 수 있는 공약을 제시하며 의협 회장의 적임자임을 강력 어필했다. 

박명하 "행동하는 회장, 성과 만드는 회장으로"

먼저 기호1번 박명하 후보는 자신을 검증된 리더라는 점을 강조, 의협을 바로 세우기 위한 예측 가능하고 검증된 후보라고 밝혔다. 

박명하 후보는 "저는 2000년 의약분업 투쟁 당시 지역의 젊은 반장으로 투쟁에 참여했으며, 지난해 간호법 비대위원장으로 승리한 경험도 가지고 있다. 지금은 의대증원 저지 비대위 조직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며 "모든 활동에서 회원들의 검증을 받았다고 생각하고 말로만이 아닌 행동하는 회장으로 성과를 만드는 회장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엄중한 상황에서 새로 선출되는 회장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당선자 신분으로는 비대위를 이끌어 의대생과 전공의의 저항운동을 이끌어야 한다. 또 가능하게 된다면 협상 마무리도 해야할 상황이며, 5월1일부터는 의협 회장으로서 임무를 다해야 하기 때문에 굉장히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의협회장직을 정치입문이나 공직 추구의 발판이 아닌 오로지 의사회원의 권익을 위한 희생자로서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주수호 "마지막 봉사로 생각하며 한몸 바칠 것"

이날 주수호 후보는 먼저 과거 음주운전으로 오토바이 운전자를 사망하게 한 전력에 대해 입장을 전했다. 

기호2번 주수호 후보는 "저 자신에 대해 논란이 있고 고민을 많이 했다. 사전에 미리 말씀드리지 못한 부분들은 회원들께 대단히 죄송하다고 말씀 드린다"며 "어찌됐든 이런 모든 부분까지 이번 회장 선거에서 저를 선택할 수 있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의 과거가 현재 상황에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대정부 투쟁에 걸림돌이 된다고 생각되면 저를 선택하지 않을 것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수호의 파워와 능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면 저를 설득하실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 후보는 또 "저는 처음 나설때와 같은 그런 기분으로 이 선거가 끝날때까지, 그리고 만약 당선이 된다면 대정부 투쟁에 이 한몸 다 바쳐 회원들에 대한 마지막 봉사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인숙 "회장 된다면 모든 책임 지겠다"

기호4번 박인숙 후보는 지금이 진정한 의미에서 의료계 혁신의 절호의 기회라고 강조하면서 의료개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인숙 후보는 "회장이 된다면 모든 책임은 제가 질 것"이라며 "이를 위한 실천계획들을 가지고 있으며 노하우도 있다.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박 후보는 "온 국민이 지금 정부에 속고 있다. 현명한 우리 국민들은 빨리 정신차려야 한다"며 "의료계는 끝까지 이겨야 하며, 지금 하지 않으면 아무런 기회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진정한 의미의 의료개혁을 위해 의사들이 앞장서야 한다"며 "상황이 너무 엄중하기 때문에 정치권에 몸 담았던 저 같은 사람이 의료계에 더욱 필요하다. 만약 제가 의협회장에 출마를 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재앙적 사태에 대해 평생 후회할 뻔 했다는 생각조차 든다"고 강조했다. 

정운용 "역량과 소통, 다양한 투쟁경험" 강조

기호 5번 정운용 후보는 역량과 소통, 투쟁경험 등 3가지의 장점을 언급했다. 

정운용 후보는 "의협 회장은 의료계의 당면 과제와 향후 과제를 정리해 대안을 제출하고 그것을 회원, 그리고 국민과 함께 개혁을 이뤄나가는 것"이라며 "저는 학생때부터 여러 동료의사들과 의료봉사를 해왔으며, 나아가 시민사회 노동계화 함께 사회개혁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의사들이 국민드로가 함께 소통하는 부분에서는 중대한 약점들이 지금까지 노출됐다"며 "이런 부분에서 제가 가진 장점이 충분히 발휘될 것이라고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이와함께 투쟁경험도 강조했다. 정 후보는 "전공의 대표를 하면서 파업을 했고, 사회개혁을 위해 노동자들과 함께 투쟁, 가두시위를 해 재판을 받고 벌금도 받아봤다"며 "이런 다양한 투쟁 경험이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 저는 싸우면서 협상하는 능력도 충분히 갖췄다"고 말했다.  

후보자별 공통질의 중 가장 눈에 띈 것은 의료계 내부 단합 등 의협, 선배의사에 대한 신뢰회복 복안 등이었다. 

이에 대해 기호2번 주수호 후보는 전체 회원의 의견수렴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 후보는 "제가 비대위에서 강력히 주장했던 것이 바로 우리의 중요한 행동을 시작함과 종료하는 시점은 집행부 단독이 아닌 투표로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었다"며 "결국 제 주장이 통과됐고, 투쟁은 전 회원투표로 시작하고 종료한다고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은 의협 회장이나 투쟁체 대표는 대표로서 중요한 것이 아닌 전체 회원의 의견을 수렴해서 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젊은 의사들의 의견들을 잘 수렴하고 파악해 실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모든 회원들이 이번 투쟁이 마지막 투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의대증원 2000명과 필수의료패키지를 막지 못하면 절대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며 "실제 전문의가 되길 포기하고 필수의료를 포기하는 의사들이 많아질 것이라는 게 전반적 상황이다. 무조건 막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박인숙 후보는 우선 사태가 이 지경이 된 것과 관련 선배의사로서 젊은 의사들에게 사과를 드린다고 전했다. 

박 후보는 "4년 전에도 올해에도 의사대표는 책임지지 않고 젊은 의사들을 방패막이로 사용했다며 "그러나 아직은 다행히 신뢰가 끊어지지 않은 상태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전공의들은 정부의 반인권적 탄압으로 시작된 집단행동이 아닌 개별행동이다. 미래에 대한 희망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시작된 개별 사직"이라며 "이는 따로 투쟁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우리모두 함께 했다"고 덧붙였다. 

이와함께 "현재 젊은의사들이 걱정하는 부분은 본인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채 의사들이 사태를 마무리 시키는 것을 걱정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절대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며 우리 모두가 생각하는 목표는 똑같다. 모든것은 원점에서 재논의하는 것이다. 집행부 내 젊은의사들을 많이 만들 수 있는 구조개혁을 하겠다. 그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신회 회복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정운용 후보도 젊은의사들의 의협 회무와 대의원회 지분을 더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정 후보는 "어느 조직이든 남여가 동등하게 들어갈 수 있어야 하고 화합돼야 한다"며 "젊은의사들이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낼 수 있도록 준비해주는 것이 의협 회장이 할 일이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박명하 후보는 현재 전공의들과 비대위는 소통을 잘하고 있으며 단열된 모습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전공의들은 정의롭고 개별적인 사직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박 후보는 역시 의협 집행부의 젊은의사 참여율을 늘려야 한다며, 젊의의사 협의체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공의들도 학생들도 선배의사들의 도움을 간절히 바라고 있는 상황이다. 또 당연히 선배의사들의 잘못은 있다고 본다"이며 "다시한번 말씀드린다. 전공의들은 지난 2월6일 비대위가 생기기 훨씬 전부터 자발적인 행보는 있었다"고 말했다. 


 

  • 카카오톡
  • 네이버
  • 페이스북
  • 트위치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