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안암병원이 '단 한 사람'도 의료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농아인을 위한 수어 통역 서비스에 나섰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원장 한승범)은 이번 달 1일부터 농아인(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어 진료예약 시스템과 수어 통역‧진료동반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20일 밝혔다.
전국적으로 농아인을 위한 의사소통 지원이 이뤄지는 병원이 거의 없어, 농아인들이 상급병원을 이용하는 데 있어 불편을 겪고 있다. 소리를 듣지 못하는 농아인은 수어 통역사가 없으면 병원을 이용하기 위해 예약접수‧진료‧검사‧수납‧처방 등의 의료 서비스를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병원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당사자가 직접 지역의 수어통역센터를 통해 수어통역사를 확보하고 동행해 병원으로 찾아가서 진료를 봐야하며, 직접 상급병원을 예약하기는 더욱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고대안암병원은 농아인의 의료접근성 향상을 위해 의료 전담 수어통역사 2인을 상시 배치해 '단 한 사람도 소외되지 않는' 병원을 만들어가기 위한 노력에 앞장서기로 했다.
앞으로 6개월간 청인 의료 수어통역사는 농아인 환자의 병원 접수부터 진료‧수납‧약국까지 동행하며 전문적인 의료 수어통역을 제공하며, 농통역사는 농아인 환자의 진료 예약을 전담할 예정이다.
아울러 수어 키오스크를 도입해 편리한 수어통역 서비스 안내와 수어통역사 호출을 제공한다.
특히 한국농아인협회에 따르면 이번 의료기관의 농통역사 채용은 아시아 최초의 사례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한승범 원장은 "제70차 유엔총회에서 국제사회는 2015년 만료된 새천년개발목표의 뒤를 이어 '단 한 사람도 소외되지 않는 것'이라는 슬로건 아래 지속가능발전목표를 결의했다"며 "안암병원은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의료기관으로서 단 한 명의 환자도 소외되지 않는 병원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을식 고려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의료기관의 지속가능성을 강화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의료기관으로서의 모범 사례를 제시할 것"이라며 "생명존중의 가치와 인류의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고대의료원의 모든 구성원이 한마음으로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안효현 사회공헌사업본부장은 "이번 농아인을 위한 수어 통역 서비스 사업은 6개월 한시적 시범사업이지만, 외부기관의 후원 없이 고대의료원의 자체 예산으로 진행된다는 의미가 있다"며 "농아인의 수요에 따라 장기적인 상시 채용으로 이어지도록 노력하겠다"고 언급했다.
한편 고대의료원은 '우크라이나 전쟁 난민 지원을 위한 해외봉사단 파견', '제19회 세계농아인대회 공식 의료지원 기관 선정' 등 사회공헌활동과 함께, 국내 의료기관 최초로 ESG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및 탄소중립 전략 보고서를 발행 등 ESG 경영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