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비만치료제시장 2028년 23조원 규모…국내 제약사 개발 가세

한미 GLP-1 계열 적응증 변경 착수…일동, 동아ST, 대원도 R&D 본격화

홍유식 기자 2023.09.13 19:00:36

 

 

글로벌 제약사들이 주도하고 있는 비만치료제 시장에 국내 주요 제약업체도 비만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 세계적 공급 부족 사태까지 겪고 있을 만큼 팽창하고 있는 비만치료제 시장은 2014년 노보노디스크가 FDA로부터 삭센다(성분명 리라글루타이드)를 비만 치료제로 승인받은 이후 전환점을 맞이했고, 2021년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 출시로 비만치료제 시장을 독주하고 있다.

이 치료제 모두 GLP-1 유사체 작용제 계열 약물로 GLP-1 제제는 음식물 소화를 늦추고 뇌 수용체에 작용해 식욕을 감소하는 방식으로 체중 감량 효과를 나타낸다.

한미약품은 최근  GLP-1 계열 후보물질인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적응증을 비만치료제로 변경, 출시하기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2015년 글로벌 제약기업 사노피와 라이선싱 계약을 체결했던 신약후보 물질로, 이후 사노피는 6000여명의 대사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5건의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해 오다 2020년 6월 계약 권리를 한미측에 반환한 바 있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4000여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심혈관계 안전성 연구(CVOT)를 통해 MACE 발생 위험도를 감소시키는 효능을 입증했다.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잠재력을 확인한 한미약품은 한국인의 비만 기준에 최적화된 '한국인 맞춤형 GLP-1'으로 개발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적응증 변경에 나선 것이다.

일동제약은  지난 5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경구제 'ID110521156'의 1상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으면서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했다.

일동제약에 따르면 ID110521156은 GLP-1 호르몬과 동일한 기능을 갖는 신규 화합물로, 펩타이드와 같은 생물학적 제제 기반 약물보다 저분자 형태로 물질 구조상 안정적인 것이 특징이다.

일동제약은 향후 비만치료제 또는 NASH(비알콜성 지방간염) 치료제로서의 개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자회사 뉴로보 파마슈티컬스를 통해 비만치료제 후보물질 'DA-1726'를 개발 중이다. DA-1726은 옥신토모듈린 유사체 계열 물질로 GLP-1 수용체와 글루카곤 수용체에 동시에 작용해 식욕억제와 인슐린 분비 촉진 및 말초에서 기초대사량을 증가시켜 궁극적으로 체중 감소와 혈당 조절을 유도한다.

전임상 연구 데이터에 따르면 DA-1726은 비만 동물모델에서 GLP-1 유사체 Semaglutide(세마글루타이드)와 유사한 음식 섭취량에도 불구하고 우수한 체중 감소 효과를 나타냈다. 올해 하반기 글로벌 임상 1상 IND 제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6월 미국당뇨학회에서 발표된 전임상 연구 데이터에 따르면 DA-1726은 비만 동물 모델에서 세마글루타이드(제품명 위고비)와 유사한 음식 섭취량에도 우수한 체중 감소 효과를 나타냈다. 또한, 터제파타이드(제품명 마운자로)보다 더 많은 음식 섭취량에도 유사한 체중감소 효과가 확인됐다.

대원제약은 위고비를 마이크로니들 패치 형태로 개발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지난 8일 라파스와 공동 개발 중인 마이크로니들 패치 비만치료제 'DW-1022'의 임상 1상 IND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주사제인 위고비를 패치 형태로 개발해 편의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기존의 자가 주사제는 환자의 통증 유발 및 2차 감염이 우려되며, 의료폐기물이 발생한다는 단점이 있다.

DW-1022는 1mm의 미세 바늘이 달린 패치를 붙이면 돼, 주사제에 비해 환자 부담을 줄일 수 있으며 체내 전달률도 더 높다는 설명이다.

대원제약은 위고비를 합성펩타이드로 전환해 신약에 준하는 원료의약품으로 개발하고, 완제의약품 비임상 연구를 담당했다. 라파스는 완제의약품의 제제 개발을 담당했다. 임상1상은 대원제약이 주관할 예정이다.

한편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이밸류에이트파마는 세계 비만치료제 시장이 2022년 28억 달러(약 4조원)에서 2028년 167억달러(약 23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국내 비만 치료제 시장도 해마다 가파르게 늘어 2019년 1341억원으로 1000억원을 처음 돌파했고, 지난해 1757억원으로 성장하며 올해 2000억원대를 예상하고 있다. 
 

  • 카카오톡
  • 네이버
  • 페이스북
  • 트위치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