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커(遊客: 중국인 관광객)들이 몰려올 전망이다. 중국 정부가 지난 10일 자국민의 해외 단체여행을 전면 허용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번 중국의 해외여행 허용에 따라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로 인해 중단된 중국인의 한국행 단체관광은 6년여만에 재개됐다. 지난 2016년 800만명이 넘었던 중국인 관광객은 사드 배치에 대한 제재가 이어진 2017년 반토막으로, 이후 코로나19 사태를 맞으면서 아예 바닥으로 내려앉았다.
이런 와중에 들린 중국의 해외 단체여행 허용은 일단 반갑기는 하다. 중국인 관광객 증가가 기대됨에 따라 '중국향 소비재'로 꼽히는 화장품 주가가 급반등하기도 했다. 면세점과 백화점도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단체관광 허용으로 중국인 관광객 수는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실제 지난 7월 중국인 입국자는 23만9000여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대비 46% 수준이다.
하지만 단체관광이 허용된 8월에는 입국자 수가 30만명을 훌쩍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유커 유입이 본격화되면 전체 항공 여객은 코로나19 이전 수준 회복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주요 항공사들도 중국노선 증편을 준비 중인 상황이라 중국 항공노선 운항 편수도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이번 중국 해외관광 허용은 우리나라에서도 그 어느 때보다 내수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준비는 철저히 하되,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다.
유커 유입으로 어느 정도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있을지는 좀 더 시간을 두고 꼼꼼히 따져 볼 필요가 있다. 100만명의 유커가 늘어나면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0.08%p 올라간다는 분석(한국은행)이 있지만, 유커 유입이 곧바로 경제적인 특수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와 있다.
중국이 그동안 막아왔던 해외 단체관광의 빗장을 푼 배경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자국의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진작시키기 위해서라는 데 힘이 실리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최근의 부동산 위기가 관련업체들의 연쇄 디폴트 공포로 확산되고 있고 청년 실업률도 이미 비상이 걸렸다. 이번 해외여행 허용은 이처럼 중국 경제가 좀체 살아나지 못하는 가운데 실시된 민간소비 부양책인 셈이다.
이처럼 중국의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의 소비 패턴도 큰 변화를 겪고 있다. 한국을 찾는 관광객들도 단순 쇼핑이나 소비에서 탈피해 다양한 역사와 문화를 체험하는데 가치를 두는 경향이 짙어졌다. 쇼핑만을 위한 관광상품으로는 새롭게 한국을 찾은 관광객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없는 이유다.
한국의 관광산업은 이제 더욱 창의적이고 다양한 콘텐츠 개발이 필요해졌다. 서울은 물론 제주, 부산 등 지역별 특색을 고려한 문화 콘텐츠를 개발해 접목하는 등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관광상품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