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라진 여름, 식중독 주의보

[기자수첩]

이원식 2023.04.27 17:40:34

광장시장은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인기 코스다. 광장시장 하면 '먹거리'를 제일 먼저 떠올리게 된다. 빈대떡, 마약김밥, 비빔밥을 비롯해 떡볶이와 순대, 육회, 칼국수 등 한국적인 먹거리를 다양하게 맛볼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광장시장의 먹거리는 외국인 입맛에 맞게 육회에 치즈를 추가하기도 하고 마약김밥과 누드참치김밥 등을 선보이며 한식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비록 코로나19로 인해 방문객이 주춤했지만 지난 해부터 다시 외국인 방문객들이 늘면서 예전의 활기를 되찾고 있다.

광장시장과 같은 전통시장은 다양한 제품과 저렴한 가격, 가성비가 큰 매력이지만 여름을 앞두고 날씨가 무더워지고 있어 먹거리 위생과 청결, 재료 관리에 더욱 신경 써야 할 때다. 식중독 사고가 자칫 K-푸드의 인기에 찬물을 끼얹을까 염려스럽다. 예년보다 식중독 사고 발생건수가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식중독 의심 신고가 급증함에 따라 추가 발생을 사전에 예방하고 대규모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교육부, 보건복지부, 17개 시‧도와 함께 긴급회의를 개최했다.

올해 1분기 식중독 의심 신고 건수는 최근 5년 같은 기간에 비해 2배 정도 증가했다. 음식점과 어린이집‧유치원 등 영유아 시설을 중심으로 식중독 발생이 증가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됐다. 정부당국은 식중독 사례가 증가한 것을 두고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활동이 증가하고, 기온 상승, 노로바이러스 유행 타입의 변화 등을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전체 식중독 환자의 평균 40%가 여름철인 6~8월에 발생하고 있다. 여름 기간 동안 병원성대장균이 가장 많이 검출됐고, 다음으로 캠필로박터 제주니, 살모넬라, 장염비브리오 등 순으로 발생했다.

병원성대장균에 의한 식중독은 배추겉절이, 샐러드 등 채소류 관리 부주의로 발생했고, 캠필로박터 제주니균에 의한 식중독은 삼계탕, 채소류 등의 교차오염으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 살모넬라균에 의한 식중독은 오염된 계란이나 김밥 등 복합조리식품이 주요 원인이었으며, 장염비브리오균 식중독은 연안 해수에서 증식하는 세균에 오염된 어패류 섭취를 통해 발생했다.

일찍 찾아온 더위로 병원성대장균 등 식중독 발생위험이 높아짐에 따라 전통시장 상인들의 음식물의 조리·보관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식품매장의 경우 올바른 식품 취급과 보관 방법을 잘 숙지해야 한다. 특히 칼, 도마의 세균오염을 미리 방지하고, 손이 많이 닿는 냉장고 손잡이의 오염도 유의해야 한다. 식품을 취급할 때 손씻기 등 기본안전 수칙을 잘 지키고 손이 많이 닿는 곳의 세균 관리도 필수다. 평소 철저한 위생관리를 습관화함으로써 식중독이란 불청객을 막는 한편, 안심하고 찾을 수 있는 전통시장 환경을 조성해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K-푸드의 '맛있는 매력'을 선물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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