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용기 62.6% '재활용 어려움' … '최우수' 0.7%뿐

소비자원, 15개 업체 294개 제품 조사결과, 등급표시 확대 필요성 제기

김혜란 기자 2023.03.29 15:39:27

응답자 87.3% "동일한 조건이면 친환경 제품 구매"
자원 재순환을 위한 화장품업계의 자발적 노력 필요
온라인 쇼핑몰 재활용 정보 확인 어려워, 대책 시급

 

재활용이 어려운 화장품 용기 비중이 전체의 62.6%로 여전히 높게 나타나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원장 장덕진)은 화장품 용기의 재활용 등급과 표시 실태를 조사한 결과 '재활용 어려움' 등급의 용기가 62.6%에 달했다고 밝혔다. 또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재활용 관련 정보조차 확인하기 어려웠다.

정부는 재활용 우수제품 구매를 유도하기 위해 '포장재 재질·구조 평가제'를 도입하고 있다. 이는 포장재 재활용 용이성을 평가하고 그 결과를 표시토록 하는 제도다. 화장품 용기는 2021년 3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따라서 현행법상 화장품은 포장재 재질에 따른 분리배출 표시 의무가 있고, 포장재 재활용 용이성 평가를 받아야 한다. 재활용 평가 등급은 '최우수', '우수', '보통', '어려움' 등 4개로, '어려움' 등급을 받으면 포장재에 '재활용 어려움'이라고 표시해야 한다.

소비자원이 국내 상위 15개 화장품 유통·판매업체에서 판매하는 화장품 294개 제품 용기의 재활용 용이성 등급을 확인한 결과, 184개인 62.6%가 최하 등급인 '어려움' 등급을 받았다. '보통' 65개(22.1%), '우수' 43개(14.6%), '최우수' 2개(0.7%) 순이었다.

'재활용 어려움' 표시 의무가 있는 제품은 156개 중 148개가 등급 표시를 하고 있었다. 4개는 제도 시행 이후 생산 이력이 없거나 단종됐고, 4개는 표시가 누락됐다. 등급 표시 누락 제품은 현재 자율 개선 중이다. '보통' 이상 등급을 받아 표시 의무가 없음에도 자발적으로 표시한 제품 17개를 포함해 165개가(56.1%)가 재활용 용이성 등급을 표시하고 있었다.

한편 최우수나 우수 등급을 받은 45개 제품 중 재활용 등급을 표시한 제품은 8개(17.8%)에 불과했다. 표시 의무 대상이 아닌 제품도 소비자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친환경 제품 구매를 독려할 수 있도록 기업 스스로 포장재 재활용 우수제품이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표시할 필요가 있다.

소비자원 제공

화장품 용기의 분리배출 표시 실태 조사에서는 종이팩, 금속캔, 유리병 등 분리배출 의무 표시 대상 제품(254개)보다 많은 262개 제품이 분리배출표시를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조사대상 15개 업체의 대표 온라인몰 16곳에서 재활용 용이성 등급과 분리배출 표시 정보를 제품별로 확인할 수 있는지 알아보니, 재활용 용이성 등급 표시 정보를 게시한 곳은 1곳이었다. 분리배출 정보에 대해서도 제품별 분리배출 방법과 분리배출 표시를 제공하는 곳도 각각 1곳에 그쳤다.

최근 6개월 이내 화장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 700명에게 설문조사한 결과, 선호하는 구매방식은 '온라인을 통해 화장품 정보를 얻은 후, 온라인으로 구매'가 57.3%(401명)로 가장 높게 나타나, 온라인에서도 분리배출과 재활용 용이성 등급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장품 업체들의 환경보호 노력 정도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7개 항목으로 조사(5점 척도)한 결과, 평균 2.6점으로 저조했다. 이에 따라 자원 재순환을 위한 화장품 업계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소비자원 제공

한편 응답자의 87.3%(611명)가 동일한 조건이라면 친환경 용기의 제품을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답해 친환경 용기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가 높았다.

또 화장품 업체가 환경보호를 위해 우선 노력해야 할 점으로는 '포장 줄이기(무포장, 무용기 제품 개발 등)'라는 응답이 298명(42.6%)으로 가장 많았고, '재활용이 우수한 용기 사용' 127명(18.1%), '분리배출이 쉬운 용기 사용' 113명(16.1%) 등을 꼽았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대한화장품협회와 화장품 유통·판매업체들에게 온라인상 분리배출 표시 및 재활용 용이성 등급 등 화장품 용기에 대한 정보 제공 확대와 자원 순환을 위한 친환경 경영 노력 강화를 권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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