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형 당뇨병, 사망위험에 심각한 장애까지… 중증난치질환 인정 시급"

당뇨병학회, "고가의 본인부담금에도 의료비로 인정 못받아… 1차의료서는 교육도 불가능"

김아름 기자 2023.01.19 12:25:27

1형 당뇨병이 중증난치질환으로 지정돼야 하지만, 인슐린 가격만 포함되는 연간의료비가 낮다는 이유로 지정이 거부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대한당뇨병학회(이사장 원규장)은 19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국가 차원의 당뇨병 관리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중증난치질환이란 치료법은 있으나 완치가 어렵고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 사망 또는 심각한 장애를 초래하는 수준의 증상을 보이는 것이다. 또 이는 진단과 치 료에 드는 사회·경제적 부담이 상당한 수준을 보이는 질환을 말한다. 

이를 두고 당뇨병학회는 1형 당뇨병의 경우 인슐린 치료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환자에게 사망이나 영구적인 장애 등과 같은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1형 당뇨병의 치료 난이도나 중증도, 의료비용을 감안하면 사실상 기존 정부에서 지정하고 있는 중증난치질환의 특성을 지녔다는 주장이다. 

이날 대한당뇨병학회 진상만 환자관리간사는 "1형 당뇨병은 반나절 정도만 인슐린 투여가 중단되어도 케톤산증으로 인한 사망위험이 있는 질환"이라며 "생명을 위협하는 저혈당과 심각한 장애를 초래하는 합병증이 다수 발생하므로 경증으로 분류된 다른 유형의 당뇨병과는 근본적으로로 다르다"고 말했다. 

이는 현재 중증난치질환으로 지정된 다른 질환에 비해 중증도가 낮지 않다는 주장이다. 

진 간사는 또 "가장 중요한 이유는 치료에 필수적인 고가의 연속혈당측정, 자동인슐린주입 기기가 요양비로 분류돼 연간 의료비가 100만원도 안되는 질환이라고 평가되고 있는 웃지 못한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자동인슐린주입 알고리즘이 개발되기 전의 기기 부품 원가를 기준으로 책정된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인 5년간 170만원만 인정되고 있으며, 연속혈당측정과 연동돼 자동으로 인슐린 주입 속도를 조절하는 기기는 가장 단순한 형태의 기기도 5년간 약 2000만원을 환자가 부담하고 있다. 

이와함께 학회는 중증난치질환의 비율을 올려야 하는 상급종합병원진료는 사실상 제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진 간사는 "이전과 달리 장시간의 교육이 필요한 최신기기들로 인해 환자를 보면 볼수록 누적되는 적자로 생각되고 있어 상급종합병원에서 사실상 쫓겨나는 환자들"이라며 "이는 결국 상급종합병원은 더욱 진료를 기피하고 있으며, 내과에서 역시 1형 당뇨병을 전혀 보지 않으려는 병원이 다수"라고 말했다. 

이어 "연속혈당측정, 자동인슐린주입에 필요한 고도화된 교육을 담당하는 것은 1차의료에서는 불가능하다"며 "3차병원에서는 의료진 본인이 '열정페이'로 감당해도 병원에 적자를 안기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특히 학회는 우리나라가 자동인슐린주입(인공췌장) 기기 도입 자칭 IT 강국에도 불구하고 자동인슐린주입의 최빈국이 된 문제점에 대해 언급했다. 이에 대한 가장 큰 문제점으로는 의료진에 의한 교육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함을 꼽았다. 

미국당뇨병학회는 자동인슐린주입을 표준치료고 권고하고 있으며, 대한당뇨병학회 역시 동일한 지침을 반영할 예정이다. 그러나 요양비로 묶여있어 의료진 교육이 불가능하다. 제도적 지원체계가 전혀 없다는 의미다. 

진 간사는 "의사는 환자에게 '알아서 기기를 구해 사용법을 독학으로 익히라'고 하는 체계다"라며 "인슐린 펌프를 제대로 시작하려면 탄수화물 계수 계산 등 통상적인 진료와 당뇨교육의 수준을 현저히 넘어서는 수준의 지식이 반드시 요구되지만 인슐린 펌프를 교육과 함께 처방하는 제도 자체가 없으니 환자나 의료진이 인슐린 펌프의 사용법에 대해 거의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실제로는 의료비 부담이 아주 큰 질환임에도 정당한 의료비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국가의 통계에는 '요양비'가 빠져 1형 당뇨병이 연간 의료비 본인부담금 100만원 미만인 질환으로 잡히고 있으며, 기기 부담과 교육에 대한 지원에 필수적인 중증난치성질환 지정이 이뤄지고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당뇨병학회 서교일 회장은 "당뇨병의 주요 위험인자가 나이, 비만, 운동부족 등으로 앞으로 유병률이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근에는 젊은 연령 당뇨병환자도 비만증가와 함께 늘어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서 회장은 "이미 우리나라에서 큰 사회적 문제가 된 당뇨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연구비 지원 등 극복을 위한 노력이 지금보다 더 강화돼야 한다"며 "학회는 앞으로도 학술연구를 활성화하기 위한 활동 이외에도 정보 제공과 교육, 정책 개발 등 다양한 활동을 활발히 펼쳐 나갈 것"이라고 발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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