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한 여드름으로 오인 '화농성한선염'… 조기 진단·치료 중요

"환자 상태,치료 경과 파악에 초음파 검사 유용"

홍유식 기자 2022.02.07 16:18:46

화농성한선염은 피부 깊이 위치하는 붉은 염증성 결절과 종기, 이로 인한 흉터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만성 염증성 피부 질환이다.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피부가 접히는 부위에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염증으로, 처음에는 붉은 염증성 결절 또는 종기로 발생하며, 염증이 심한 경우 종기가 터지면서 고름이 나오기도 한다.

주된 발생 부위는 겨드랑이, 사타구니, 엉덩이 주변, 항문과 생식기 주변 부위 및 여성의 가슴 아래 부위 등이다. 초기 증상은 심한 여드름과도 유사해 조기 진단하기가 쉽지 않으나, 6개월 간 이 같은 호발 부위에 2개 이상의 농양, 염증성 결절, 농루관 등의 병변이 지속될 경우 화농성 한선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화농성 한선염은 보통 시간이 경과할수록 진행돼 통증은 점점 심해지고 병변 부위가 넓어지며, 종기가 터지면서 벌어진 피부가 잘 아물지 않아 만성적인 궤양이 생길 수도 있다. 이에 조기 진단 및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치료 시에는 경구 항생제, 면역조절제, TNF-알파(종양괴사인자) 억제제, 외과적 치료 등을 다양하게 조합해 사용하고, 각 치료를 선택함에 있어 환자의 기존 병변의 중증도와 치료 경과를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화농성 한선염의 병기는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헐리 체계(Hurley staging system)에 따르면 개별적인 염증성 결절과 농양을 보이는 1 단계, 병변의 재발과 피하의 굴(농루관, sinus tract), 반흔이 형성되는 2단계, 그리고 광범위하게 결절, 농양, 굴, 반흔이 융합된 3단계로 나뉜다.

이러한 헐리 체계는 임상의들 간 일치도가 높다는 장점이 있지만 피하 결절이나 굴을 평가하거나 치료 반응을 확인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에 최근에는 각 병변을 정확히 평가하고 외과적 치료가 필요한지 확인하기 위해 초음파를 시행한 연구들도 다수 보고되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 발표된 연구도 있다. 고려대학교안산병원 피부과 연구팀(김일환ㆍ김고은ㆍ정재영ㆍ박병근)은 “화농성한선염 환자의 병변 평가와 중증도 설정을 위한 초음파 검사의 유용성’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2021년 대한피부과학회지에 59호에 발표했다. 

연구 대상은 2016년 1월부터 2020년 6월까지 고려대학교안산병원에서 임상적으로 화농성한선염으로 진단받은 환자 중 병변 부위 도플러 초음파를 시행한 총 46명의 환자였다. 46명의 환자 중 40명(87.0%)이 남성, 6명(13.0%)이 여성으로 평균 나이는 28.2세였다.

해당 연구에서는 대상자의 전자 의무기록 및 내원 당시의 의무기록과 임상 사진 등에 기반해 성별, 나이, 병변 개수ᆞ위치ᆞ형태, 치료 방법, 치료 기간, 치료 경과 등을 살펴보고, 초음파 검사에 기반해 병변 개수, 크기, 누관 형성 여부 및 병변과 주변부의 혈관 내 혈류를 도플러 모드를 포함해 관찰했다. 

초음파 병변 평가의 유효성을 확인하고 기존 방식과 비교하기 위해 한 환자에서 Hurley staging, SOS-HS(화농성한선염의 초음파 스코어링 시스템, 초음파 병기), MSS(modified Sartorius score, 병변의 종류, 개수, 위치, 크기를 각각 점수로 환산해 더하는 평가) 등 총 세 가지 평가를 시행했다. Hurley stage 1은 22명, stage 2는 16명, stage 3는 8명이었으며, SOS-HS를 통해 평가했을 때는 stage 1, 2, 3는 각각 16, 14, 16명이었다. MSS는 적게는 6점에서 높게는 32점으로 측정됐다.

연구 결과, SOS-HS를 Hurley staging과 비교하였을 때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SOS-HS의 병기가 Hurley staging보다 높게 평가됐다. 이는 시진, 촉진, 타진, 청진 등에 의해 환자의 이상 유무를 조사하는 이학적 검사(physical examination)상 드러나지 않을 수 있는 체액 저류나 누관이 초음파 검사에서 확인되는 경우가 많았음을 의미한다. 

더불어, SOS-HS stage 증가에 따라 MSS 점수가 일관되게 증가하며 특히 stage 1, 2와 stage 3가 통계적으로 유의한 MSS 점수 차이를 보였으므로(p<0.0005, p=0.001), 화농성한선염을 평가하고 치료 경과를 확인하는데 초음파 병기 설정이 충분히 의미 있는 검사임을 알 수 있다. 추가로 SOS-HS stage 증가는 도플러 모드에서 혈류 증가, 진피 하부의 침범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연관성이 있었다. 기존 방식으로 알려진 병변 개수 및 종류의 평가와 더불어 초음파 검사를 활용해 혈류 증가 여부나 침범 깊이를 확인하는 것 또한 중증도 평가에 의미가 있음을 보여준다. 

김일환 교수는 “화농성한선염은 초기에 단순 농양이나 습진성 병변으로 오인해 간과되는 환자가 많다. 이런 환자들을 정확하게 감별하고 진단하기 위해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며, “연구에서 밝혀진 바와 같이 초음파 검사는 육안으로 보이는 것 외의 환자의 병변 특성 및 중증도 등을 파악할 수 있어, 이런 환자들의 조기 진단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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