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재유행에 재택치료 한계… "의원 중심 치료 시급"

의원급 통해 조기발견·중증화 막아야, 단골환자 우선 배정 등 재택치료모델 제안

김아름 기자 2021.12.07 15:25:55

정부가 코로나19 확진자의 기본 치료 방침을 재택치료로 전환한 것과 관련, 의료계가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제기했다. 이는 병원과 생활치료센터 중심의 현행 재택치료 시스템으론 지속 대응이 불가능하다는 진단이다.

대한의사협회(회장 이필수)는 7일 의협 용산임시회관에서 '코로나19 재택치료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날 의협은 병원 중심의 기존 재택치료 시스템에서 벗어나 동네의원 중심의 외래진료 개념으로 새 판을 짜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이필수 회장

먼저 이필수 회장은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과 코로나19 재유행으로 연일 확진자가 5000명을 넘어서는 상황에서 의협은 의료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고, 국민 건강권 확보를 위해 의료 현장과 의료 전문가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위드 코로나 전환 이후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5000명을 넘나들고 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4954명이다. 전날보다 629명 증가하면서 월요일 기준 일일 최다 확진 기록을 세웠다.

위중증 환자도 774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설상가상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이 확인되면서 집단감염 우려를 키우는 상황이다.

염호기 의협 코로나19대책전문위원회 위원장(인제대 서울백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은 "재택치료는 중환자를 얼마나 빠르게 진단해 이송하느냐가 중요한데 산소포화도나 발열체크 만으로는 고위험군과 고령자, 기저질환자의 증상 악화를 조기에 인지하지 못해 환자의 건강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 "지역단위 의료기관 의사로부터 진료를 받는다면 중증 환자를 좀 더 빨리 발견해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염호기 의협 코로나19대책전문위원회 위원장

의료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고 국민의 건강권을 확보하려면 재택치료는 지역 의료기관을 활용해 환자의 증상을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염 위원장은 "선별진료소 및 생활치료센터에서 항체치료제를 접종한 다음에 재택치료에 들어가야 중환자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다"며 "무엇보다 재택치료의 목적은 중환자를 얼마나 빨리 발견해서 이송하느냐에 있다"며 증상악화와 응급상황을 대비한 환자 이송체계의 확대 개편을 강조했다.

이는 지자체 핫라인을 통해 즉각적 이송 체계를 확대 개편하고, 코로나19 이송 전담 방역택시 등 무증상 또는 경미한 환자가 이용 가능한 이동 수단이 더 많이 확보돼야 한다는 것.

의협은 의원급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서울시의 재택치료 모델을 소개했다. 서울특별시의사회는 25개 구의사회와 손잡고 3주 전 재택치료 협의체를 구성해 동네 병·의원에 적용할 수 있는 재택치료 모델을 만들었다.

박명하 서울시의사회 회장

박명하 서울시의사회 회장은 "위드 코로나로 5천 명 이상의 확진자가 폭증하고, 오미크론 변이 출현으로 기존 시스템의 재택치료도 한계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별 동네의원의 역량과 운영 상황을 제일 잘 알고 있는 구의사회를 위주로 재택치료운영단을 만들어 의원급 재택치료 기관 선정부터 관리는 물론 기존 단골환자가 확진될 경우 우선적으로 해당 기관에 배정해 좀 더 안전하게 재택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좀 더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담당 환자 수를 관리 가능한 인원으로 적절히 분배하려 하고, 백업 의사 제도와 업무용 스마트폰을 통해 환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자 한다"며 "1일 2회 모니터링과 비대면 진료를 시행하고 응급상황 발생 시 빠르게 판단하고 이송을 요청할 수 있도록 관련 가이드라인과 매뉴얼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청과 서울시의사회 , 각 구 의사회를 중심으로 서울시 재택치료 협의체를 구성해 ‘의원급 의료기관 서울형’에 대한 전반적 운영사항을 검토하고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염 위원장은 "의원급 의료기관의 외래진료 개념 진료체계는 일종의 재택입원 개념이다. 사실 코로나 97%가 무증상 환자다. 입원할 필요가 없는 환자들"이라며 "낮에 한 번에서 두 번 체크하는 것만으로도 환자의 상태를 충분히 확인할 수 있어 야간에 의료행위 필요 없는 환자들도 있다"며 한정된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필수 회장은 "서울뿐 아니라 인천시, 경기도 등 수도권에서도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어서, 16개 시도 의사회, 시군구 의사회들과 각 지자체와 연계해서 지역 국민들도 불안하지 않도록 모델 만들어 확대해 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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