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 많은 '위드코로나', 의료계 목소리 들어야

[기자수첩]

김아름 기자 2021.11.12 15:24:42

거리두기 장기화에 따른 사회적 피해를 줄이기 위해 이른바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이 시작됐다. 이는 코로나19 완전 종식은 불가능하다는 전제에서다. 일상회복은 지난해 1월20일 코로나19 유입 이후 651일 만이다.

이 같은 위드코로나의 시작을 알리자마자 출퇴근길은 재택근무가 끝난 직장인들로 북적였고, 서울 도심 직장가와 대학가는 최근 수개월간 보기 힘들었던 인파들로 붐볐다. 위드코로나 시행 후 첫 주말도 서울 도심 곳곳에서 집회가 열렸으며, 자정이 지난 시간에도 도심 거리는 활기를 띠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의료계의 우려는 현실로 나타났다. 위드코로나의 초기 진통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예상이 맞았던 것이다.

의료계는 정부의 위드코로나 추진 시점을 지적하며, 의료체계 붕괴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대규모 행사와 사적 모임 허용 등에 따라 코로나19 감염 전파가 확산될 것으로 예상, 확진자가 1만명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위드코로나가 시작된 지 일주일만에 확진자 수는 지난 2일부터 6일까지 닷새 연속으로 2000명을 넘어섰다. 확진자 수만큼 눈여겨봐야 할 것은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수였다. 위드코로나 일주일간 총 131명이 사망했고, 전주 대비 위·중증 환자는 8.8%까지 증가했다.

의료계는 "올 겨울 트윈데믹 위기까지 닥쳐오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추세라면 의료체계가 마비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갑작스러운 중환자 증가로 공공병원은 물론 민간 의료기관까지 나서 중환자들을 돌보고, 인력 부족으로 전국에서 의사와 간호사 등을 모집했던 지난 대유행 사태가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정부는 최근 행정명령을 통해 코로나 병실을 마련하라고 지침을 내렸다. 하지만 건물 자체가 음압설비에 적합하지 않은 병원이 있고, 그렇게 확보한 병실에도 실제 환자를 볼 의료진은 부족하기만 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응급실 의료진의 공포도 극에 달하고 있다. 경증과 무증상 환자들의 치료가 재택치료의 원칙으로 정해졌기 때문이다. 이는 코로나 초기 전국의 응급실들이 코로나 확진환자 유입으로 마비가 됐던 때가 떠오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국민들 역시 이 같은 의료계의 우려가 현실로 다가올까 불안하기만 하다. 위드코로나 도입이 좋지만은 않은 이유다.

그러니 이제라도 정부는 의료계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의료 자원이 고갈되고 병상과 중환자실이 포화상태가 되는 예상되는 재난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다. 특히 응급상황에서 모든 국민들이 안전하게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질때 위드코로나도 가능해진다는 것을 정부는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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