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선, 류마티스…자가면역질환 극복 가능한 병"

치료제 발전·시장 확대 가속화… 2025년 170조 전망

홍유식 기자 2021.06.01 18:03:04

건선, 류마티스 관절염, 아토피 등은 치료가 매우 힘들고 까다로운 자가면역질환의 대표적인 질환들이다.

다행히 최근에는 이러한 자가면역질환들의 증상 개선에 높은 효과를 보이는 다양하고 새로운 치료제들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이처럼 치료 수준 발전을 거듭함에 따라 자가면역질환 시장은 앞으로도 성장률이 높은 분야로 조명되고 있다.

글로벌 데이터에 따르면 2017년 약 1098억달러(한화 약 122조)의 규모였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시장은 2025년에는 그 규모가 약 1533억달러(한화 약 170조)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시장 확대 가속화가 예상된다.

자가면역질환은 면역 기능에 이상이 생겨, 피부, 관절, 신장, 폐, 신경 등에 염증 반응이 나타나면서 생기는 질환이다. 즉, 체내 면역 세포들이 외부 요소 대신 건강한 자신의 인체를 공격하는 것이다. 

자가면역질환들의 치료에 있어 공통된 어려움은 정확한 발병 원인을 알 수 없다는 점이다. 면역 체계 이상은 유전, 면역, 감염, 스트레스 등의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기 때문에 치료법이 없는 경우도 있고, 치료를 하더라도 ‘완치’의 개념 없이 평생 질환이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다행히 최근에는 생물학적 제제, JAK 억제제 등 치료 효과가 높을 뿐 아니라 편의성까지 개선된 신약들의 등장으로 자가면역질환 치료도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중증 건선의 경우, 효과 및 안전성이 입증된 다양한 생물학적 제제들이 도입돼 환자 치료 목표를 높이고 있다. 최근에는 건선을 유발하는 면역 매개 물질을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인터루킨-17, 인터루킨-23 억제제가 주로 사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IL-23 억제제는 IL-23 사이토카인의 p19 하위 신호전달 체계를 억제해 건선의 발생과 유지에 관여하는 전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작용을 억제함으로써 건선의 증상을 완화시킨다. 

2010년대 중후반부터 최근에 출시된 이러한 생물학적 제제들 덕분에 현재는 건선 병변이 90%나 100% 개선되는 것 까지도 목표할 수 있을 정도로 치료 효과가 높아졌다. 실제, 국내에 가장 최근 도입된 인터루킨-23 억제제 ‘리산키주맙’의 경우, 초기 투여 2회 이후인 16주만에 치료제를 투여 받은 환자의 절반이(47%) ‘완전히 깨끗한 피부(PASI 100)’로 개선됐고, 3개월 간격으로 3년(172주) 동안 지속 투여 시 환자의 63%(observed cases)가 완전히 깨끗한 피부에 도달한 것이 임상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방철환 교수는 “기존 중증 건선 환자들은 치료를 해도 증상이 잘 개선되지 않거나 쉽게 재발해, 치료 자체를 포기하고 살아가는 경우가 허다했다. 이제는 이런 환자들도 인터루킨 억제제 치료를 통해 약60%에 달하는 환자가 완전히 깨끗한 피부에 도달하고, 80~90%이상의 환자가 거의 건선이 없는 상태로 생활 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효과는 치료를 계속 진행할 시 잘 유지되는 경향을 보인다. 관리만 잘하면 건선이 없는 듯한 일상이 가능할 정도로 치료 수준이 높아져 상당히 고무적이다”라고 말했다.

류마티스관절염 또한 기존에 활발하게 사용되어 온 TNF 억제제와 견줄 만큼 높은 치료 효과를 보이는 경구용 JAK 억제제가 등장하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JAK 억제제는 류마티스관절염의 염증과 증상을 유발하는 사이토카인의 신호를 전달하는 구성 요소인 ‘JAK’에 결합해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신호 전달을 방해하는 원리로 작용한다.

작년 11월 가장 최근 국내 도입된 JAK 억제제 ‘유파다시티닙’은 주요 임상 ‘SELECT’ 연구를 통해 류머티스관절염 치료제의 최강자인 TNF 억제제 ‘아달리무맙’ 대비 유의하게 높은 관해율 및 통증 개선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주대학교병원 류마티스내과 김현아 교수는 “류마티스관절염은 치료를 받아도 실질적인 질환 치료 목표인 ‘관해’ 도달에 어려움을 겪거나 통증 개선이 잘 되지 않아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병원을 주기적으로 방문해야 하거나 주사를 맞아야 하는 것 때문에 불편함을 겪는 환자들도 있다. 임상 연구를 통해 합성 항류마티스제 또는 생물학적제제 등 기존 치료에 어려움을 겪은 다양한 환자 대상으로 관해를 입증하면서 매일 먹을 수 있어 편의성도 개선된 JAK억제제가 도입돼, 환자의 치료 예후를 개선시킬 옵션이 더욱 늘어난 점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JAK 억제제는 아토피피부염 치료 시장으로도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기존 아토피피부염 치료는 인터루킨-4/13 억제제 ‘두필루맙’이 주로 사용되어 왔는데, 최근 FDA에 신청서를 제출한 ‘유파다시티닙’을 비롯해 ‘올루미언트’, ‘아브로시티닙’ 등 다양한 JAK 억제제들도 도입되며 아토피피부염 치료 환경 개선도 활성화되고 있다.

이처럼 과거 자가면역질환 치료는 발현 증상을 완화시키는 대증적 치료에 머물렀다면, 새롭게 등장한 이들 치료제들은 질환을 유발하는 근본 요소인 ‘면역 체계’에 관여함으로써, 증상의 예방 및 개선에 더욱 높은 효과를 보이고 있다. 치료 효과뿐 아니라 편의성까지 개선된 치료제들이 활발하게 개발되면서 자가면역질환도 충분히 치료와 관리가 가능한 치료 분야로 변화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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