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계약재배는 사전 계약을 바탕으로 채소의 안정적 판매를 통해 재배농가의 경영 위험을 완화함으로써 소득을 안정시킬 수 있고 나아가 채소 수급과 가격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그러나 선진국과 달리 국내에서는 농산물 계약재배가 아직 활성화되지 않은 상태다. 이에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이용선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채소 계약재배 실태를 파악하고 계약재배 활성화 방안을 모색해 발표했다.
농가조사 결과, 농가는 계약거래 시 최저보장가격, 계약상대의 신뢰성 등을 고려하며, 계약상대에 대한 선호도는 ‘농협’(64%)이 높은 반면 ‘식자재업체’(11%)나 ‘산지유통인’(7%)과 같은 중간유통업자에 대한 선호도는 낮게 나타났다.
한편 농가의 19.3%는 계약 내용을 모르는 채 계약재배를 하는 것으로 조사됐고, 농가의 표준계약서에 대한 인지도는 낮게 나타났으나 계약파기 방지를 위한 표준계약서 등록에 대해서는 농가의 62.5%가 긍정적으로 응답했다.
계약사업자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 계약재배 사업의 규모가 확대되려면 계약관리체계를 계열화하거나 타조직과의 제휴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계약재배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사업체의 재배기술 개발, 상품화 및 수급 판단 능력이 요구됐다.
특히, 계약 쌍방 간 신뢰가 형성됨에 따라 장기간 계약이 유지되고 거래비용이 절감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성과에 따른 인센티브와 위약에 대한 벌칙 등 상벌체계의 확보도 계약재배의 지속 및 확대를 위한 중요한 요건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를 바탕으로 이 선임연구위원은 계약재배를 활성화하기 위한 일곱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먼저, 계약단가의 변경, 계약물의 인도, 재배관리 책임 소재 등 분쟁 소지가 많은 사항을 계약서에 명기토록 유도해야 한다.
둘째, 생산자와 사업자가 계약에 대해 분명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계약조건을 단순화해야 한다.
셋째, 계약재배 도입을 위한 지원과 관리 지침에 대한 계약재배 매뉴얼을 작성해 배포한다. 넷째, 계약재배 도우미 제도를 도입하고 중장기적으로 정보공유시스템을 구축한다.
다섯째, 생산자조직은 계약재배 활성화를 위한 핵심적 기반이 되므로 생산자조직간 협의체 활동을 활성화함으로써 계약재배를 주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여섯째, 상생협력 프로그램 등을 통해 기업의 참여를 유도한다.
마지막으로 도매시장에 예약거래제도를 도입함으로써 산지 사업자의 판매 시 가격변동 위험을 완화할 수 있으며, 산지유통인이 실수요자와 생산자와 함께 3자 계약을 통해 계약재배를 확대할 수 있도록 중개기구의 도입·활용이 검토돼야 함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