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포요시(三方よし)’라는 일본 격언이 있다. 삼방(三方)이 모두 좋아야 한다는 뜻이다.
에도 상인들의 마음공부(心學)이자 좌우명이 된 이 말은 “내게 이익이 되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 거래 상대방에게도 좋아야 한다. 그리고 정말 번영하려면 나와 거래처만 좋은 것이 아니라 세상에 좋아야 한다”는 것이다.
건강기능식품업계는 지난 5월 위기에 봉착했다. 백수오 원료에 이엽우피소가 혼입된 것이 드러났던 것이다.
한국소비자원에서 건강기능식품 5종, 식품 27종을 수거해 분석했다. 그 중 식품 21종에서는 이엽우피소가 검출됐고, 3종에서는 백수오만 검출됐다. 또 건강기능식품 5종과 식품 3종을 합해 8종은 ‘확인불가’였다.
확인불가였던 8종에 대해 소비자원은 “6개 제품은 백수오를 원료로 사용한 것으로 제품에 표시돼 있으나 제조공법상 DNA가 최종제품에 남아있지 않아 확인이 불가능한 제품이다”며“6개 제품의 원료 공급원인 내츄럴엔도텍에서 가공 전 백수오 원료(원물)를 수거해 시험 검사한 결과 이엽우피소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어 “2개 제품은 백수오를 원료로 사용한 것으로 제품에 표시돼 있고, 제조공법상 DNA가 확인돼야 하나 유전자 검사결과 백수오 또는 이엽우피소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소비자원은 건강기능식품인 백수오 5종은 ‘제조공법상 확인불가였다’고 발표했어야 옳았다. 원물에 이엽우피소가 있었다고 해도 생산 전에 가려낼 수도 있었음을 고려한다면 ‘가짜 백수오’라고 도매금으로 낙인찍어서는 안 될 일이었다.
어떻든 이 ‘가짜 백수오’ 파동으로 건강기능식품업계는 심대한 타격을 받았다. 소비자 조사결과, “백수오 파동을 잘 알고 있다” 62.0%였고, “들어봤다”까지 합하면 98.3%가 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백수오로 인해 건기식에 부정적 이미지를 갖게 됐다”가 54.2%, “구매에 영향을 줬다”가 59.7%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건강기능식품업계는 소비자의 신뢰 회복이 급선무라 절감하고 ‘고객만족추진단’을 결성, 소비자불만처리 핫라인 설치, 안전안심 원료이력 제도도입, GMP 등 엄격한 품질관리시스템의 전면 가동 등을 통해 소비자와의 소통과 신뢰회복, 소비자 만족을 추구해 나가고 있다.
건강기능식품업계는 백수오 파동을 성장통으로 삼아 기업, 소비자, 세상이 모두 좋아야 한다는 ‘산포요시(三方よし)’를 실천해 나가고자 다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