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후보군만 150여개… 미·중 기업 임상3상 진입

[기획 / '코로나19' 정복 어디까지 왔나] 글로벌 제약사 치료제·백신 개발 현황

해외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 현황

美 모더나 등 글로벌 임상 3상 경쟁

연내 공급 러 개발 완료 선언

전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거세지면 2차 대유행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유일한 해결책인 백신과 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일부 국가 기업이 백신개발에 있어 주목할 만한 임상결과를 도출해 연내 백신 개발 기대감을 보이는 반면 예기치 못한 부작용으로 임상중단이라는 난관에 부딪히는 경우도 발생한다. 기대했던 성분들이 효과가 떨어지고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전자 변이까지 확인되면서 부작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백신 후보군 최소 150여개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현재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 후보군은 최소 150여개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가운데 임상시험 단계까지 이른 백신 후보는 20여개 정도다. 이 가운데 미국을 비롯한 중국 주요 기업들이 임상 3상 임상시험에 돌입하는 등 백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의약품 시판 전 최종 관문인 3상 시험에 진입하며 사실상 백신 개발 막바지 단계에 도달했다고 평가받는다.

백신 해외 개발 사례를 살펴보면, 미국 국립보건원에서 1조 규모의 지원금을 받은 모더나는 내년 상반기 공급을 목표로 지난 7월 말 3상에 착수했다. 현재 미국 내 3만명 참가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mRNA-1273' 3상 시험을 진행한다. 3상에서 긍정적 결과가 나올 경우 연 5억∼10억회분 백신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모더나는 임상 1상 시험 결과 건강한 성인 참가자 45명 전원에 항체가 형성됐다고 밝힌 바 있다. 외신에 따르면 모더나의 백신은 1회분에 약 15달러로 책정된 것으로 알려진다.

존슨앤드존슨도 9월부터 6만명 대상의 대규모 임상 3상에 돌입한다. 3상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연말부터 백신을 생산해 내년 4월까지는 6억~9억회분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밖에 노바백스는 오는 9월에 임상 3상을 개시할 예정이다. 연말까지 1억도즈 공급이 목표다.

사노피와 GSK는 공동 개발 중인 면역증강제 기술 기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19(이하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의 1/2상 임상시험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번 백신 후보물질은 사노피의 계절 독감 백신 중 하나와 동일한 재조합 단백질 기반 기술과 GSK의 검증된 팬데믹 면역증강제 기술(pandemic adjuvant technology)을 기반으로 개발됐다.

이번 1/2상 임상시험은 백신 후보물질의 안전성과 내약성, 면역원성(면역반응)을 평가하기 위한 무작위 배정, 이중맹검, 위약 대조 시험이다. 미국 내 11개 연구기관에서 모집된 건강한 성인 44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양사는 올해 12월 초 임상시험의 첫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는 2020년 12월의 3상 임상시험 시작을 뒷받침할 것이다. 또한, 코로나19 백신 승인 신청에 필요한 충분한 데이터가 도출될 경우, 2021년 상반기 내 시판 승인을 신청할 예정이다.

사노피는 이번 코로나19 백신의 임상시험을 통한 개발과 등록을 주도하고 있으며, 전임상 연구를 통해 2회 접종을 기반으로 백신 후보물질의 허용 가능한 내약성 프로파일과 코로나19에 감염된 후 회복한 환자와 유사한 높은 수준의 중화 항체 데이터를 확인했다. 보다 상세한 전임상 결과는 올해 연말에 발표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사노피와 GSK는 2021년까지 최대 10억 도즈의 백신 생산을 목표로 항원과 면역증강제 제조 기반 확충에 나선다.

중국은 바이오 제약사 중국의약집단(시노팜)이 아랍에미리트(UAE)에서 3상 시험을 시행 중이다. 시노팜은 3상 시험 후 중국 규제당국 최종 승인을 거쳐 12월 말 공급을 계획한다. 베이징 생품제품 연구소에서 연간 1억2000만회, 우한 생품제품 연구소에서 연간 1억회분 백신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개발 완료를 선언한 백신도 있다. 지난달 11일 러시아는 자체 백신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세계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 백신이 등록됐다”면서 “러시아가 백신 개발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밝혔다. 백신 명칭은 러시아가 옛 소련 시절 1957년 세계 최초로 쏘아 올린 인공위성 이름 '스푸트니크'를 따 '스푸트니크 V'로 이름 지었다. 그러나 이 백신은 3상 시험을 거치지 않은채 등록돼 백신 효능과 안정성에 우려가 제기된다. 이러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20개국이 벌써 10억회분의 선주문을 넣은 상태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고 있는 독일 제약업체가 10월 중순쯤 백신을 승인받을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혀 주목을 끌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화이자와 코로나 19 백신을 공동 개발하고 있는 독일 바이오 엔 테크 최고경영자 개발중인 백신이 탁월한 성과를 내고 있으며 10월 중순쯤 백신 승인을 받을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 백신 안정성과 효과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화이자 측의 전망이 보도된 데 이어 독일에서 한층 구체적인 언급이 나와 기대를 높이고 있다.

부작용 가능성 임상중단 사례도

지난 7월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에서 ‘로피나비르·리토나비르’ 사용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 환자에게 임상시험 한 결과 사망률이 거의 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로피나비르·리토나비르는 에이즈(AIDS) 치료제 ‘칼레트라’의 주성분으로, 코로나19 유행 초기 말라리아 치료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함께 ‘약물 재창출’의 주요 사례로 꼽혀 주목받았다.
약물 재창출이란 신약 개발 전에 기존 다른 질병 약 중에서 코로나19에 효과를 보이는 걸 찾아 활용하는 방식이다.

WHO 앞서 클로로퀸 임상시험을 중단한 데 이어 칼레트라마저 치료제 후보에서 제외했다. 국내 클로로퀸 임상도 종료됐다. 클로로퀸과 칼레트라 모두 시험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억제 효과를 나타냈으나 인체 내에서의 효과는 다를 수 있다는 게 임상 중단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샘플 6만 개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30% 정도에서 변이가 발견됐다. 돌연변이 바이러스는 전파력이 높아지고 기존 백신의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다.

또한 영국 제약회사 아스트라제네카가 부작용 가능성 때문에 3상 임상시험을 일시 중단했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3상 임상시험 참가자 가운데 한 명에게서 부작용 가능성이 있는 심각한 질환이 발견됐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연구진과 공동으로 코로나 19 백신을 개발해 왔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이것은 임상시험에서 잠재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질환이 발견될 때 발생하는 통상적인 조치"라면서 임상시험 잠정 중단을 확인하고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치료제는 에볼라 치료제인 미국 길리어드사의 렘데시비르가 우리나라를 비롯해 주요국에서 긴급사용 승인을 받고 환자들에게 투여되고 있다.

렘데시비르는 지난 4월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이 긍정적인 초기 임상시험 결과가 나왔다고 밝히면서 주목을 받았다.

또다른 유망주로는 영국, 일본 등이 승인한 덱사메타손이 꼽힌다. 염증 치료제로 사용되는 스테로이드 성분의 이 약은 영국에서 코로나19 사망자가 크게 떨어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뒤 승인을 받았고, 가격도 렘데시비르보다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밖에 머크사의 다발성경화증치료제인 레비프(임상 3상), 경구용 항바이러스제 ‘MK-4482’(2상) 등 기존 약물도 코로나19 치료제로서의 효과를 검증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며, 항체치료제도 유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는 가운데 다케다 등 여러 업체에서 임상시험 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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