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코로나 치료제 백신 개발 러시…유럽·日도 가세

[창간 54주년 기획 1] 글로벌제약사 연구개발 현황

현재까지 코로나19에 대한 공인된 치료제나 백신은 없는 상태다. 다만 에볼라바이러스 치료제,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치료제, 독감치료제 등 기존의 항바이러스제가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로 거론되며 연구가 진행중이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치료제 후보로는 길리어드 사이언스사의 '램데시비르'를 꼽고 있다. 램데시비르는 2013년 아프리카에서 발생 유행하기 시작한 에볼라바이러스에 대한 치료제로 개발된 약이다. 동물 임상시험 결과 사스와 메르스 등 코로나바이러스 계열의 바이러스성 질환에도 치료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올해 1월 미국에서 코로나19 환자에 대해 적절한 치료제가 없는 말기 환자에게 시판 전의 신약을 사용해 치료의 가능성을 높이는 '동정적 사용 프로그램(Expanded Access Program)'에 따라 렘데시비르를 투여해 상태가 호전되었다는 보고가 있으나 전적으로 이 약물의 효과 때문인지는 판단되지 않았다. 여전히 렘데시비르에 대한 치료 효과나 안정성에 의구심이 제기되는 모양새지만 현재까지 개발 중인 코로나19 치료제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다.

지난달 1일 미 FDA는 임상시험 결과 코로나19 감염 환자의 회복 기간을 평균 약 31%(약 4일) 단축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고 발표했다. 같은 달 25일 미국 국립보건원(NIH, National Institutes of Health)에서도 세계 10개국의 73개 의료기관이 참여한 국제 임상시험에서 입증된 치료 효과에 따라 렘데시비르를 코로나19의 표준치료제로 인정했다.

국내에서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렘데시비르에 대한 임상시험이 신청됐으며 지난달 28일 중앙임상위원회는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의 치료에 안전성과 유효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하며 대체할 항바이러스제가 없는 상황에서 의학적으로 렘데시비르 도입이 필요하며 이에 대한 긴급사용승인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 다른 후보물질로는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제 ‘칼레트라’가 있다. 칼레트라는 코로나19의 증식에 반드시 필요한 바이러스 단백질분해효소를 억제해 바이러스의 증식을 막는 기전이다. 다국적 제약사 애브비가 생산하고 있다. 현재 중국과 홍콩에서 총 9건의 임상 시험이 진행 중이다. 최근 임상결과에선 칼레트라와 3개 항바이러스제를 코로나19 환자에게 병용 투여한 결과 음성 판정일과 퇴원일이 평균 5일이 단축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또 다른 HIV 치료제 ‘프레지스타’는 미국 존슨앤드존슨이 1건의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중국 상하이 보건임상센터도 3상 시험을 올해 말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말라리아 치료제로 시판 중인 ‘클로로퀸’ 역시 미국에서 코로나19 치료제로 기대하는 약물로관련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며, 국내에서도 임상시험계획 승인을 받았다. 클로로퀸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즉시 이 약을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해 주목된 바 있다.

일본의 후지필름도야마화학의 신종 인플루엔자 치료제 ‘아비간’도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로 주목받았다. 아비간은 RNA 바이러스의 RdRp(RNA-dependent RNA polymerase)를 선택적으로 저해해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하는 기전이다. 아비간은 국내 도입도 검토됐지만 안전성과 효과성 문제로 제외됐다.

백신 개발은 미국의 모더나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모더나는 최근 성인 60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한 2단계 임상시험에 착수했다. 이미 첫 번째 참가자들에게 백신 후보물질(mRNA-1273)을 투여했다.

임상시험 참가자는 18~55세의 건강한 성인 300명과 55세 이상의 노인 300명으로 구성됐다. 모더나는 이들에게 위약과 50마이크로그램(μg) 또는 100μg 용량을 접종할 계획이다. 의약품 개발 마지막 단계인 임상 3상은 오는 7월에 시작될 예정이다. 모더나는 패스트트랙 심사대상으로 지정됐다는 사실을 공시하며 백신 개발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 FDA는 이노비오 파마슈티컬스의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INO-4800’ 1상 임상시험계획을 승인했으며, 화이자도 독일 제약사 바이오엔태크(BioNTech)와 함께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4개를 개발·연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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