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역 성공 딛고 제약바이오산업 동반성장 기대

[창간 54주년 기획 1/ 감염병시대 제약바이오 위기를 기회로] K-바이오 발전 방향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한국식 방역체계인 K-방역이 전 세계의 호평속에 이목이 집중되는 가운데 K-방역의 큰 축인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지 기대가 모아진다.

특히 전 세계로부터 주문량이 폭주하고 있는 코로나19 진단키트 성공이 백신 치료제 개발에 대한 기대로 이어지면서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국산 진단키트에 대한 해외주문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진단업체는 지난해 수출 실적을 초과 달성하는 등 코로나 사태를 포함한 전반적인 경제 불황과 관련업계의 수출부진속에서도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현재(521일 기준) 국내에서 수출용 허가를 받은 코로나19 진단키트는 46개사 72개 제품이다.

수출용 허가를 받은 기업 대부분은 국내에서는 식약처의 긴급사용승인(EUA)을 받지는 못했지만, 해외시장을 공략에는 무리가 없다. 실제 국산 코로나19 진단키트는 아시아는 물론 북미와 남미, 중동, 아프리카 등 전 세계로 수출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국산 진단키트 수출액은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올해 13400달러에서 지난달 2123만달러로 급증했다. 수출 대상국 수도 1곳에서 103곳으로 폭증했다.

결을 같이해 코로나19 여파에 타 산업계의 극심한 불황에도 불구하고 전체 제약바이오산업 실적은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 따르면 1분기 경영실적을 공개한 주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대부분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된 유가증권 상장 18개 제약바이오기업의 올해 1분기 영업실적을 보면 총 매출액은 293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9%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82.7%, 135.7% 증가했다

항공, 관광 등 대부분 산업이 IMF 때와 견줄 정도로 큰 위기에 처해 있지만 제약바이오산업은 우려와 달리 성장세를 유지한 셈이다.

더구나 진단기업들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해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감까지 반영되면서 제약바이오 분야는 타 업종과는 달리 코로나 사태가 오히려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에 뛰어들고 있는 제약바이오사들은 개발에 성공할 경우 더 큰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코로나19 치료제나 백신이 나오지 않은 상황인 만큼 한국산 진단키트가 글로벌 시장에서 대박을 터뜨린 것처럼 만약 국내 기업이 가장 먼저 치료제나 백신을 개발하게 된다면 막대한 이익창출은 물론 국제 위상을 높여주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많은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에 뛰어들고 있고, 임상시험에 근접한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대표적으로 GC녹십자, 셀트리온, SK바이오사이언스 등이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핵심 기술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GC녹십자는 올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세계 첫 코로나19 혈장치료제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GC5131A’는 코로나19 회복환자의 혈장에서 다양한 항체가 들어있는 면역 단백질만 분획해서 만든 고면역글로불린(Hyperimmune globulin)이다.

일반 면역 항체로 구성된 대표적인 혈액제제 면역글로불린(Immune globulin)과는 코로나19에 특화된 항체가 더 많이 들어 있다는 점이 다르다.

이 같은 고면역글로불린은 이미 오래 전에 상용화한 B형간염면역글로불린 헤파빅’, 항파상풍면역글로불린 하이퍼테트등이 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혈장치료제 개발 속도가 빠른 이유는 오랜 기간 인체에 사용돼 온 면역글로불린제제이기 때문이다.

이미 상용화된 동일제제 제품들과 작용 기전 및 생산 방법이 같아서 신약 개발과 달리 개발 과정이 간소화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셀트리온은 지난 1일 동물실험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크게 감소시키는 약물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개발 동물효능실험에서 바이러스 수가 100분의 1 이하로 감소하고 폐조직 병변이 현저히 개선됐다는 설명이다.

셀트리온은 추가 동물실험을 거친 뒤 7월중 임상시험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최근 코로나19 백신의 후보물질 발현에 성공, 현재 비임상 시험을 진행중이다. 비임상 완료 후 빠르면 9월엔 임상시험에 진입할 계획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유전자 재조합기술을 이용해 제작한 항원(인체에 투여해 면역력을 위한 항체를 형성하게 하는 물질)을 여러 형태의 단백질 배양과 정제 플랫폼을 거쳐 백신 후보물질로 확보했다. 확보한 백신 후보물질은 서브유닛(바이러스의 일부를 포함한 항원) 형태로 다른 백신에 비해서 높은 안전성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기존에 보유한 합성항원 제작 기술과 메르스 백신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단기간 내에 안전성과 효과성을 확보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K-방역에 자신감을 얻은 정부도 코로나19 위기 타계를 발판으로 삼아 제약바이오헬스 산업 도약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연내 코로나19 치료제·백신 임상시험에 필요한 비용 1000억원 이상을 긴급지원하고 산···병의 역량을 결집해 내년까지 치료제와 백신을 개발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코로나19 사태를 바이오헬스산업 도약 기지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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