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짜리'로 마무리된 의협 종합학술대회…'소통'은 실패

참여 인원 저조로 일부 프로그램 파행…국민 참여 원했지만 홍보 부족도 지적으로

'국민과 소통'을 주제로 한 대한의사협회 종합학술대회가 성공을 거두지 못한 반쪽짜리로 마무리됐다. 새로운 형식으로 진행, 의료계의 빛나는 발전과 진보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자리를 만들겠다던 의협 최대집 회장의 발언이 아쉬움으로 남는 대목이다.

대한의사협회 제36차 종합학술대회(회장 최대집, 공동조직위원장 박정율·박홍준)가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3일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렸다.

의협 종합학술대회는 지난 1947년에 처음 시작되어 70여 년이라는 역사를 지난 의료계를 대표하는 행사다. 당초 기존에는 3년에 한번 열렸지만, 총회에서 정관이 개정됐고 2017년 이후 2년만에 열리는 학술대회에 의료계의 관심이 모아졌다.

특히 이번 학술대회는 '의학과 문화의 만남'이라는 새로운 포맷을 가지고 기존에 의사들만 참여했는 틀을 깨고 국민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게해 많은 기대가 쏟아지기도 했다. 하지만 결과는 냉랭했다. 회원들의 참여도 적었을 뿐더러 일반 시민들의 참여 인원이 적어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최대집 회장은 당시 개회사를 통해 "이번 학술대회는 국민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을 준비했으며, 그동안 주로 학술적인 관점에서 접근했던 방식에서 벗어나 국민의 소중한 건강을 책임지는 우리 의사들이 국민들에게 한걸음 더 다가가는 자리를 마련하자는 취지로 열게 됐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의협은 대한민국 의학의 미래를 국민과 같이 고민하자는 차원에서 국민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하지만 홍보가 부족한 탓인지, 참여 인원이 적어 큰 아쉬움을 남기고 말았다.

우선 국민을 위한 체험·전시 프로그램으로는 △메디컬 체험관(수술방 체험‧로봇수술 체험‧3차원 인체의 신비‧시뮬레이션 교육‧심폐소생술 인증교육) △초대작가 전시 △의학퀴즈 ‘도전! 의학골든벨’ △생생한 의사들의 라이프 'Doctor’s Talk' △폐막공연(초대가수 홍진영) 등이 진행됐다.

이날 학술대회에 참여했던 한 시민은 "지나가는 길에 이런 행사가 있는 줄 알고 참여했다. 대국민과 함께하려는 행사를 하기 위해선 좀더 많은 홍보가 필요했다"며 "결국은 소통을 하자고 내세워놓고 몇몇의 의사들만 즐기는 축제가 된 것 같다. 참여하는 일반 시민들이 많지 않아 아쉬웠다"고 말했다.

특히 참여자가 저조해 행사 자체가 축소돼 많은 실망감을 보여줬다. 당초 3일 오후 예정됐던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와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준비한 ''영 닥터스 토크(YOUNG DOCTOR TALK)' 프로그램이 낮은 참여로 간담회 형식으로 진행된 것.

이날 행사에 온 한 의대생은 "'영 닥터스 토크'가 일반인에게 의대생과 전공의가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짧은 간담회로 끝나 아쉬움이 많았다"며 "새로운 변화를 시도한 것은 좋지만 기존에 의학회에서 했던 학술형식의 프로그램이 당사자인 의사들에게는 더 유익할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다른 한 개원의도 "이번 종합학술대회는 중구난방이다. 이도 저도 아닌게 어느 한 프로그램도 성공하지 못했다"면서 "일반 춘추계 학회 학술대회보다 참여인원이 적은것 같다. 홍보도 부족했을 뿐더러 제대로 준비가 안된 느낌이다. 새로운 시도는 좋으나 너무 성급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 중소병원 병원장은 "솔직히 말해 의협이 이런 학술대회를 하는지도 몰랐다. 기자의 전화를 받고 알게됐다"며 "적어도 의사들은 이런 행사들을 알아야 하지 않을까. 의협 집행부와 관련자들의 축제가 아닌 전체의사들의 장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얼마전 간호협회 간호정책 선포식에는 5만 간호사가 참여했다. 전체 간호계의 홍보가 제대로 된 셈"이라며 "의협 집행부와 관련자들은 이번 행사를 계기로 많은 반성을 해야 한다. 종합학술대회는 의사들과의 소통도 실패했으며, 국민들과 소통 역시 실패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지적에 의협 관계자는 "국민에 중점을 둔 행사로 기획을 해서 처음으로 진행하는 행사라는 데 의의가 있다"며 "행사 운영에 아쉬움이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앞으로 행사를 거듭하며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답했다.


김아름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카카오톡
  • 네이버
  • 페이스북
  • 트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