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매일유업·삼양식품 등 하반기 수출 ‘맑음’

상반기 부진 씻고 담배·라면 상승할 전망

상반기에 부진했던 식품업계의 실적이 하반기 들어 개선되면서 수출이 유리한 기업들을 중심으로 실적 상승과 함께 주가 상승도 가져올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하나금융투자는 금리가 하락하는 현 상황에서 국내 식품기업의 수출실적에 대한 프리미엄이 하반기와 내년 들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최근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하반기에 상대적으로 부각될 실적 모멘텀을 감안할 경우 매우 낮게 평가된 현 주가는 충분히 매력적이라는 판단이다. 이 때문에 하반기 실적을 감안해 국내 식품 대형주들의 매수 전략은 유효할 것으로 내다봤다.

상반기까지는 수출주 실적이 부진했다. 상반기 누적 주요 카테고리별 수출액은 담배·라면·제조분유가 각각 전년동기대비 6.3%, 1.8%, 6.7% 증가에 그쳤다. 지난 7~8월 들어서 누계 담배·라면·제조분유 수출액은 전년동월대비 각각 14.7%, 19.0%, -0.2% 증가했다.

담배는 UAEDTS(유통추적시스템) 도입으로 7월까지 재고 소진이라는 이슈가 발생했다. 재고 소진을 감안하면 연말에 갈수록 선적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라면 수출은 하반기 갈수록 높은 베이스에서 벗어나 증가세가 뚜렷해질 것으로 판단한다. 조제분유의 수출 흐름은 다소 아쉽다는 분석이다. 다만, 중국 이외의 동남아로 지역 커버리지를 확대하고 있는 만큼 하반기 소기의 성과를 기대해 볼 만하다.

현재 음식료 업종 지수는 2013년 직전 수준까지 하락한 상황이다. 업종 지수가 이처럼 약한 모습을 보이는 원인은 최근 가파른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긴 했지만, 근본적으로 예상보다 느린 실적 개선 속도에 있다는 분석이다.

판매가격 인상 효과가 실적에 반영되려면 두 달 정도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1분기 실적 서프라이즈를 시현한 업체는 거의 없었다. 2분기부터 판가 인상 효과가 일부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실적 회복이 가시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가공식품 업체와 주류업체의 실적 개선은 하반기 갈수록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와 비교해 하반기 수출 개선의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인 만큼 수출주의 실적이 상향 조정될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판단이다.

하반기 담배·라면 수출동향 긍정적 신호

하나금융투자는 담배와 라면의 수출 동향이 긍정적일 것이란 분석하면서 KT&G, 농심, 오리온, 삼양식품, 매일유업 등을 하반기 대표 수출주로 꼽았다.

농심은 국내 라면 점유율 변동으로 지난 해부터 소강 상태를 보이고 있지만 해외에서는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라면 점유율은 2015년부터 하락하기 시작했다. 201462.4%를 기록했던 농심 점유율은 201854%까지 하락했다. 다만, 농심의 핵심 브랜드(신라면, 짜파게티 등)들이 매출을 회복할 경우 추가적인 점유율 하락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해외시장은 보다 긍정적이다. 미국법인은 지난 해 10월 판가 인상 효과를 제외하더라도 두 자리수 물량 성장을 지속 중이다. 대형 유통업체 중심으로 지역 커버리지를 확대 중인 만큼 중단기적으로 견조한 매출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판단한다. 중국법인은 사드이후 판가 인상을 단행했었다. 판가 인상을 제외하면 지난 해 물량 성장은 제한적이었지만 올해 2분기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8.4% 증가했다. 기존 거래선 정상화가 진행되고 있고 향후 서부 내륙으로의 지역 시장을 확대한다면 점진적인 매출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오리온은 과거와 같은 높은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을 받을 수 없겠지만, 중국을 포함한 신흥국 시장의 매출 비중이 65%에 달하고 제품의 카테고리 구성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삼양식품은 수출 비중이 50%에 육박한다. 지난 해와 올해 반기 기준 삼양식품 수출 비중은 각각 43%, 47%를 기록했다. 주요 음식료 업체의 수출 비중이 평균 20%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중소형주 가운데서는 독보적인 비중이다. 중국 전역에 오프라인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 기존 유통상 대비 강점으로 판단된다. 삼양식품은 올해 전년동기대비 20% 수출 성장을 목표로 잡았는데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올해 상반기 매일유업의 수출 실적은 다소 아쉽다는 분석이지만 내년에 견조한 이익 성장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조제분유 수출액은 연초 전망치 500억원을 하회한 445억원으로 예상한다. 국내 실적이 개선되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것이다.

국내 조제분유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컵커피, 상하목장, 가공유 등 대부분의 카테고리에서 높은 한 자리수 매출 성장을 시현 중이다. 1분기와 2분기 매출 총마진은 전년동기대비 각각 60억원, 150억원 개선됐다. 우호적인 영업환경이 내년까지 지속되고 내년 지역 커버리지 확장에 기인한 제조분유의 수출 증가까지 전제된다면 별도 영업이익이 1000억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이다.

심은주 애널리스트는 “KT&G는 실적과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1순위 관점을 유지하며 최근 낙폭이 과대했던 오리온, 업종 내 수출 비중이 높은 농심, 삼양식품도 관심종목으로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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