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의료개혁 위한 행동 시작…"투쟁을 승리로"

전국 의사 한자리에, 7개 과제 해결 촉구와 파업 결의

"진료실을 벗어나 여기 이 자리에 설 수 밖에 없는 참담한 현실에 절규한다"

지난 18일 서울 더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전국 의사대표자 350여명이 모여 이 같은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전국의사대표자대회'를 열어 투쟁의 당위성과 방법론 등의 의견을 교환했다.

이날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부터 의협 대의원회 이철호 의장 등 연이어 의료계가 투쟁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토로가 쏟아졌다.

최 회장은 "지난 4월 의료개혁쟁취투쟁위원회가 출범했으며 7월 2일부터 2주일간 계속됐던 저와 집행부의 단식은 본격적인 투쟁의 서막이라고 할 수 있다"며 "이 과정에서 지역과 직역을 망라한 의료계 모든 영역에서 보여주신 응원과 지지는, ‘의료개혁’이라는 숭고하고 막중한 사명을 반드시 이뤄달라는 간절한 열망에 다름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는 근본적인 의료개혁을 위한 적극적 행동을 시작할 때라고 판단했다"며 "회원님들의 열망을 확인한 만큼 끝까지 선봉에 서서 투쟁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제 우리 전국의사대표자 여러분들께서 앞장서 잠자고 있는 우리 13만 회원을 일깨워 투쟁의 대열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해 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드린다"며 "우리가 하나로 뭉쳐 역경을 극복하면, 반드시 한국의료를 정상화 시킬 수 있다"고 확신했다.

의협 대의원회 이철호 의장도 "그동안 정부의 무차별 삭감과 저수가 상황에서 건강보험 재정을 소진하는 문재인 케어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것은 바로 의사의 의견을 묵살한 일방적 독재정책이다"며 의협 창립 이후 지금이 가장 큰 위기라고 규정했다.

이 의장은 "국민의 소중한 생명과 건강을 위해, 후배 의사의 생존을 담보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할지 결정해야 할 순간이다. 이제라도 의사들은 목소리를 내고 뭉쳐야 한다"며 "집행부는 투쟁 열기가 약하다고 변명하지 말고, 대표자 협력을 바탕으로 위기의식 공유하고 투쟁의 불 지펴야 한다. 투쟁 역량이 극대화되면 우리의 요구를 관철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단 백진현 단장(전북의사회장, 사진)은 "원격의료에 대해 이제 복지부는 자신들의 업무를 중소벤쳐기업부로 우회하는 꼼수를 부리며 시행하려고 한다"며 "시도의사회나 시군구의사회와 한마디 상의도 없이 정책을 독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백 단장은 "이런 정부의 정책기조에 여자의사들도 분함을 느낀다"며 "의료계의 요구사항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의협 의쟁투와 함께 투쟁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한국여자의사회 이향애 회장 역시 "의협 지도부가 단식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저항에 나섰지만, 정부는 정책 변화를 시도하기보다 굴종을 요구하듯 문 케어를 밀어붙이고 있다"며 정부가 의료계의 요구를 무작정 외면한다면 의사들도 분연히 일어설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특히 의사들이 투쟁을 위해서는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대한의학회 장성구 회장은 "우리는 20년 간을 거리에서 투쟁했다. 얻은것이 무엇이고, 잃은것이 무엇인지 냉철히 생각해봐야 한다"며 "거리로 나서는 것, 파업에 대한 언급 등이 과연 효과가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의지가 담겨있는 주장을 지속적으로 관철시키기 위해서는 의료계 내부 목소리에만 들을 것이 아니다"며 "먼저 국회의원과 시민단체의 시선을 잡는 것이 필요하며 사회적으로 타 이슈가 없을 시기를 잘 포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의료개혁쟁취투쟁위원회는 대한민국 의료제도의 정상화를 위해 당초 △문재인 케어의 전면적 정책 변경 △진료수가 정상화 △한의사들의 의과 영역 침탈행위 근절 △의료전달체계 확립 △의료분쟁특례법 제정 △의료에 대한 국가재정 투입 등 6대 선결과제를 설정했다. 또 최근 정부가 디지털헬스케어라는 이름으로 현행 의료법이 허용하는 범위를 넘어선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규제자유특구 원격의료사업 추진 즉각 중단을 추가해 의료계가 이뤄야야 할 과제가 총 7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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