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화장품시장 50조원대 육박… 로컬 브랜드 부상에 K-뷰티 입지 위축

미세먼지·대기오염으로 클렌저 수요 급증…빠르고 간편한 ‘란런(懒人) 화장품’ 인기

올해 중국 화장품 소매 판매액은 3000위안(한화 약 50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중국 미래산업연구원 자료). 이같이 거대한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 K-뷰티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가성비로 승부하는 중국 2세대 브랜드와 고품질의 일본 브랜드, 최근 떠오르고 있는 태국 브랜드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현지 로컬 브랜드의 상승세는 위협적이다. 지난해 중국 화장품 시장 상위 10개 브랜드 중 한국 브랜드는 하나도 없는 반면, 중국 현지 브랜드는 바이췌링(2위), 쯔란탕(5위), 칸스(9위)가 이름을 올렸다.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한 한국 브랜드는 이니스프리로 지난해보다 4계단 상승하기는 했지만 17위에 그쳤다.

이에 따라 중국 화장품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현지 트렌드를 정확히 이해하고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강력한 세정력과 보습효과' 마케팅 키워드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원장 조남권)은 최근 발간한 ‘2019 글로벌 코스메틱 포커스’ 5호에서 이 같이 중국 화장품 시장을 집중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극심한 미세먼지와 대기오염으로 인해 최근 클렌징 제품의 수요가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다. 화장품 업체들은 미세먼지, 스모그 등으로 인한 비즈니스 기회를 포착하고 이에 중점을 둔 마케팅을 진행하면서 ‘피부 속 먼지까지 닦아낼 수 있는 세정력과 보습효과’를 주요 마케팅 키워드로 사용하고 있다.

또 빠르고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화장품들이 ‘란런(懒人) 화장품’이라는 이름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란런(懒人)은 ‘게으름뱅이’라는 뜻으로, 편리함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란런경제(懶人經濟)가 2018년 주요 키워드로 떠오른 후 주로 식품, 가구, 가전 분야에서 란런제품이 많이 출시됐으며, 점차 화장품 산업으로 확대됐다. 특히 메이크업 부문에서 화장이 서툰 여성들을 타깃으로 간단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콜라보·크로스 카테고리도 새 트렌드로

이와 함께 최근 중국 화장품 시장 이슈로는 로컬 브랜드의 시장점유율 상승, 안심 성분에 대한 수요 증가, 첨단 기술과 접목하는 사례 증가 등이 꼽힌다.

중국 뷰티 전문가들은 중국시장 진출을 위한 제품 콘셉트는 새로운 제품에 관심이 많은 중국 소비자들을 고려해 참신한 아이디어가 있는 아이템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독특한 성분, 주요 효능, 혁신적인 제품 타입 등을 집중적으로 홍보하면 눈길을 끌 수 있다는 것. 홍보 채널은 최근 떠오르고 있는 타오바오(Taobao)의 라이브방송, 샤오홍슈(小红书)를 활용할 것을 추천했다.

‘콜라보레이션’도 주목할 요소로 나타났다. 화장품 브랜드들이 공동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론칭하기도 하고, 다양한 예술 분야와 크로스 카테고리(Cross-Category)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밀레니얼 소비 세대를 중심으로 구매 경험이 브랜드와 제품을 알리는 데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며 IT기술을 접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첨단 기술과 결합해 소비자들에게 신선한 경험을 선사하고 맞춤 정보를 제공하는 다양한 마케팅이 시도되고 있다.

성공안착 위해 현지 시장특색 이해해야

이에 대해 연구원은 “다양한 브랜드와 제품이 경쟁하는 화장품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소비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어필하고 오래 기억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며 “중국의 마케팅 사례들이 한국 브랜드의 인지도 제고를 위한 방법 모색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현지 시장진출 성공사례로 투쿨포스쿨(too cool for school)을 소개했다.

중국시장에 진출한 투쿨포스쿨 해외영업팀은 “최근 중국시장에서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K-beauty의 입지가 예전과 같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중국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장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고, 지역별 피부특성, 기후 등은 물론 소득수준까지 고려한 전략과 현지 홍보와 마케팅을 꾸준히 진행해야 소비자들의 구매 심리를 자극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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