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벤처와 유연한 정부

[보건포럼] 서정선 서울대학교 분당병원 석좌 연구교수/한국 바이오협회장

지난 설연휴때 중소기업협회회장으로부터 급한 전화를 받았다. 1세대 벤처기업가와 유니콘벤처기업대표들과 정부간담회가 이틀후에 급하게 잡혔는데 참석이 가능한가를 물어왔다. 장소는 청와대 회의실이고 초청자는 일곱 사람이고 회의는1시간정도 걸릴 것이라고 했다. 

규제로 힘든 바이오 기업의 현장의 목소리도 전하고 평소 정밀의학에 대한 플랜도 이야기 할 겸 참석하겠다고 했다. 보내준 서류를 보고 초청된 이유가 마크로젠 창업자로서 매출 1000억이 넘는 1세대 벤처 창업자 자격으로 초대된 것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최근 정부가 미래 바이오산업에 대하여 부쩍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정밀 의학이라고도 불리우는 바이오헬스산업은 기존 보건의료산업에 4차산업혁명의 핵심인 정보화를 더한  산업이다. 규모도 반도체(400조)와 자동차(600조)를 합친 것 보다도 큰 1400조원 규모의 미래 의료서비스산업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전세계 시장의 약2%정도만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은 지난 60여년동안 서양의료를 도입해 완벽하게 성공시킨 세계적인 의료강국이다. 특히 세계의료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식 의료제도를 거의 완벽하게 구축하고 각분야에서 세계적인 성과를 내고 있음은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의대 지망생들은 전국 상위 몇%에 속하고 또한 이들이 의대학부에서 받는 교육의 강도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이고 졸업후 과별 전문의 연수도 잘 체계화 되어 있다.

뿐만아니라 병원 전산망을 비롯해서 전자차드에서도 세계최고 수준이며 전국민 건강보험 데이터도 잘 축적되어 있다. 이와 함께 미래의학의 기반인 IT 인프라도 속도와 내용등 모든 면에서 잘 구축되어 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10만명의 잘 표준화 된 의사들이 있다. 한국이 IT에서 세계를 이끌었듯이 BT에서도 세계 중심국으로 우뚝 설 수 있는 모든 준비가 되어 있다.

나는 회의에서 정밀 맞춤의학은 우리가 주도할 수있는 의료혁명이고 의학계의 10만 전사들이 이미 준비를 다 끝낸 상태라는 점을 강조 하였다. 단 의사들과 신뢰를 통한 동반자관계를 확립하고 10년내 10만명의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를 양성하여 현재 의사들 주도로 자발적으로 추진할 수있게 제도화할 것을 제안했다.

젊은이들의 일자리도 창출되니 일석이조가 될 것이다. 북한의 2800만명을 위한 의료체계 역시 정밀 맞춤의학 만이 답이 될 것이다. 나는 때가되면 개성에 마크로젠이 5천명의 북한 BI 전문가를 양성하는 센터를 설립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동시에 의료 빅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천만명 한반도 게놈 프로젝트도 제안하였다. 정부가 30만명의 표준 아시안 게놈을 5년에 총 1500억을 투자하고 민간이 5000억을 만들어 아시안 빅데이터 센터를 인천 송도에 만들자고 하였다.

그리고 정보를 이용한 의사들의 창업을 유도하고 모든 규제는 네가티브 방식으로 전환하지 않는다면 3-5년내에 한국의 모든 의사들이 미국 대기업의 빅데이터를 사용하기 위해 비싼 사용료를 지불하는 의료정보 예속국가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였다. 회의 마지막에 나는 지금은 우물쭈물할 때가 아니고 용단을 내리셔야할 때임을 강조했다.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이제는 관주도의 계획으로 선진국을 따라가는 시대가 아니다. 과감하게 불투명한 미래에 척후병으로 소규모의 벤처를 보내고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잘 만들어 민간 전문가를 육성해야 할 때이다. 똘똘한 벤처와 유연한 정부만이 우리의 미래를 보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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