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개발 통로' 국내임상 지난해만 800건 승인

[기획/ 신약 임상시험 현황과 전망]

종근당 42건으로 '최다'… 한미·GJ헬스케어 순

2010년 이후 국내사 R&D 향상 임상시험 ‘활발’

제약산업이 국가차원의 미래 먹거리산업으로 부각되면서 신약개발과정에서 절대요소인 임상시험 연구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특히 신약개발은 최소 1조원이상 막대한 투자와 5년 이상 연구기간이 소요되고 성공하기까지의 위험부담이 크지만 신약개발과정을 통해 축적된 경험과 기술은 제약강국으로 도약하는 밑거름이 된다.

임상시험은 신약 후보물질의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하는 과정으로 임상 1상의 경우 동물시험(전임상)에서 얻은 의약품 후보물질의 독성, 약효작용 등의 데이터를 인체에 투입해 약효작용, 부작용 등을 탐색하는 시험이다. 본격적으로 신약 상용화에 착수했다는 의미다. 2상은 약효 확인과 용량 및 용법을 결정하기 위한 시험이다. 3상은 약물의 안전성과 부작용을 검증하기 위해 수백~수천명에게 시행되는 대규모 임상이다. 보통 국내서 1상과 2상은 각 1년 정도, 3상은 1~2년 정도가 걸리는 것으로 알려진다.

과거에는 신약 후보물질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제약사가 국내 임상시험 건수 상위권을 석권했다. 복제약 중심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국내사는 복제약 개발을 위한 임상인 생동시험이 중심이었다. 하지만 2010년 이후부터 국내제약사들의 R&D 역량이 향상되면서 신약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받은 임상시험이 800건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 제약사의 임상 허가를 받은 개수를 보면 종근당 42, 한미약품 14, 동구바이오제약 13, 씨제이헬스케어 11, 한국유나이티드제약 9, 유한양행 8건 녹십자 5건 등이다.

종근당은 지난해 12월에만 고지혈복합제 2개에 대한 임상12건과 당뇨병치료제 1개에 대한 임상12건 등 모두 4건의 임상을 승인받는 등 지난해에만 모두 42건의 임상을 허가받았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고지혈복합제 CKD-391CKD-385에 이어 다파글리플로진과 메트포르민염산염 복합 당뇨병치료제 CKD-387에 대한 2개의 임상시험을 식약처로부터 허가받았다.

지난해 8월에는 노바티스의 황반변성 치료제 루센티스바이오시밀러인 ‘CKD-701’3상에 돌입하며 기대감을 키웠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총 16건의 임상을 승인받았으며 이 중에는 노바티스의 블록버스터 당뇨병치료제 가브스와 가브스메트 제네릭 제품의 임상 1상 두 건 등이 포함돼 있다.

또한 CJ헬스케어가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신약물질 'CJ-14199'1, 다파글리플로진과 메트포르민 성분 복합제 ‘CJ-30075’ 1상 등 총 11건의 임상을 식약처로부터 승인받았다.

작년 하반기 14000억원대 기술수출로 잭팟을 터뜨린 유한양행은 오스코텍 자회사 제노스코로부터 도입한 비소세포폐암 신약물질 'YH25448' 투여와 관련해 인종 별로 약효 등에 대한 차이 확인을 위한 임상 1상을 허가받고 진행 중이다.

대웅제약 역시 지난해 10P-CAB(칼슘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 계열 항궤양제 신약 'DWP14012'의 임상 3상 시험을 포함해 총 8건의 임상을 허가받았다.

녹십자는 지난해 모두 5건의 임상을 승인 받았다. 혈우병 항체 치료제 'MG1113'의 임상 1상시험 허가를 승인받았다.

국산 혈우병 항체 치료제가 임상 단계에 진입한 것은 'MG1113'이 처음이다. 녹십자는 ‘MG1113’의 안전성을 평가하는 이번 임상 시험이 잘 마무리되면, 다음 단계 임상에서부터 기존약의 획기적인 대안이 될 수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제일약품·대원제약 7, JW중외제약·신일제약·명문제약 6, 메디톡스·제넥신 5, 동화약품·엘지화학·환인제약·일양약품 4, 동아에스티·셀트리온이 각각 2건의 임상을 허가받고 진행 중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 제약사가 개발중이거나 개발 예정인 신약은 1000개에 육박하는 953개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국내 제약기업 100개사를 대상으로 신약 파이프라인(후보물질)에 대한 설문조사결과다. 유형별로는 바이오신약이 433(45.4%)로 가장 많았고, 합성의약품(396,41.5%), 기타 신약(천연물신약·개량신약, 12413.0%)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바이오신약 개발의 대세가 된 바이오의약품은 합성의약품 대비 임상시험에서도 성공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가 발간한 의약품 유형별 개발 특성 보고서에 따르면, 임상 1상에서 신약 승인까지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 허가받은 합성의약품의 개발 성공률이 6.2%인 반면 바이오의약품은 11.5%로 바이오의약품의 임상시험 성공률이 합성의약품의 성공률보다 2배 가까이 높았다.

바이오의약품은 사람이나 다른 생물체에서 유래된 것을 원료로 해 제조한 의약품으로 생물학적제제, 유전자재조합의약품, 세포치료제, 유전자치료제, 동등생물의약품(바이오시밀러), 개량생물의약품(바이오베터) 등이 있다.

합성의약품은 우리가 알고 있던 약으로 쉽게 말하면 알약이 여기에 해당한다. 합성의약품은 생물체에서 유래한 물질이 아닌 화학 물질을 원료로 한다.

바이오의약품은 일반적으로 합성의약품보다 약효가 우수하고 부작용이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약물의 효능과 부작용을 알아보는 시험인 임상시험과 신약 승인에서도 바이오의약품의 성공률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상반기 신약개발 임상시험 295건 승인

한편 올 상반기 신약개발을 위한 임상 1상과 임상 3, 연구자 임상시험이 비슷하게 분포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임상 2상은 임상 1, 임상 3상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올해 상반기 임상시험 승인 현황을 분석한 결과, 295건의 임상시험이 승인을 받았다.

단계별로 보면 임상 1상이 76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연구자 임상시험 74, 임상 370, 임상 229건 등의 순이었다.

임상 0상은 단 한건도 승인을 받은 것이 없으며 임상 4상은 1건을 승인받았다.

임상 1상이 많은 것은 국내 제약사들의 신약개발 파이프라인이 전임상 단계를 거쳐 임상 단계에 들어서면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연구자 임상시험이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제약사별로 보면 종근당이 11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한국노바티스 9, 한국로슈 8, 한국화이자·한국애브비·한국얀센 7, 한국릴리·한국MSD·한국파넥셀 6건 등의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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