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관절염 치료 패러다임 변화…연골에서 ‘염증’으로

부작용 우려 약물 치료 한계… 유전자 치료제 '주목'

노년기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질환 골관절염.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와 비만 인구의 증가로 인해 유병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골관절염의 근본적인 치료제가 개발되지 못해 환자들의 시간적, 경제적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

골관절염은 관절을 보호하고 있는 연골의 점진적인 손상이나 퇴행성 변화로 인해 관절을 이루는 뼈와 인대 등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유전적인 소인, 비만, 관절의 외상이나 염증으로 인한 연골 손상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전에는 관절염이 노화로 인한 현상으로 여겨져 퇴행성 관절염이라 불렸지만, 여러 연구를 통해 다양한 원인이 있음이 밝혀진 이후에 골관절염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골관절염의 주요 증상은 통증으로, 발생한 부위가 아프고 움직일 수 있는 범위가 줄어들며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초기에는 간헐적으로 통증이 발생해 방치되기 쉬우며 병이 진행될수록 거동이 불가능해져 일상생활에 큰 불편함을 초래한다.

대개 골관절염은 연골 마모에 의한 질환이라고 알려졌지만, 최근 학계에서는 선천성 면역체계의 염증 과정을 포함하는 질환으로서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 2011년 골관절염 및 연골조직(Osteoarthritis and Cartilage)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골관절염은 다양한 관점에서 연구가 필요한 복잡한 질환이며, 염증성 매개체들에 의해 증상이 악화된다는 새로운 인식과 함께 ‘연골 중심’의 관점에서 벗어난 것을 알 수 있다.

골관절염 질환에 대한 대중의 인식과 복합적인 발병 기전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지면서 골관절염 치료법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현재까지 골관절염의 진행을 멈추는 약제는 개발되지 않은 상태로, 치료는 크게 비약물적 치료와 약물 치료로 나뉜다.

약물 치료에 효과가 없고 심한 관절염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길 경우 수술적 치료를 요한다. 비약물적 치료는 운동, 물리치료, 습관의 개선 등이 있으며, 약물적 치료는 진통제, 히알루론산 주사 등이 있다.

흔히 뼈주사로 불리는 스테로이드 주사는 일시적인 통증 감소 목적으로 사용되지만, 장기간 사용시 부작용의 우려가 크다는 한계가 있다. 최근에는 보존적 치료에서 효과를 보지 못했던 골관절염 환자들에서 2년 이상의 통증과 기능 개선 효과를 나타낸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가 개발돼 골관절염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으로 주목된다.

유전자 치료제는 유전물질 발현에 영향을 주기 위해 투여하는 유전물질 또는 유전물질이 변형되거나 도입된 세포를 함유하고 있는 의약품을 말한다. 화학약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복용에 따른 부작용이 적다.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는 단순히 염증을 감소시키는 치료법이 아닌 비정상적인 관절 내 면역 환경을 바로잡아 관절염이 악화되는 고리를 차단해 진행을 늦추고 관절이 회복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지난해 11월 출시한 세계 최초의 무릎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케이 주’는 사람으로부터 얻은 동종연골유래세포와 연골세포성장인자인 TGF-β1 유전자를 도입해 형질 전환된 동종연골유래연골세포가 3:1로 혼합된 약물이다. 

수술하기에 이른 중증도 환자들에게 좋은 치료 옵션으로, 간단한 주사 요법만으로 단기적인 보존 치료에 머물러 있던 환자들의 통증을 완화시키고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보사-케이는 무릎의 절개 없이 1회 주사 투여로 2년간 지속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 국내 임상 3상을 통해  환자군 중 84%에서 통증 및 기능 개선 효과가 밝혀졌으며, 미국 임상 2상에서는 환자 중 88%에서 2년간 통증과 기능 개선 효과가 유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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