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면 고부가가치 창출" 선진시장에 도전장

[신년기획/ 제약바이오산업 수출만이 살길] 국내 신약개발 현주소

-국내 신약개발 현주소

-걸음마 단계 국내 신약 개발... 선진국과 격차 커

-성공시 막대한 부가가치 창출...R&D 등 연구개발비 턱없이 부족

신약개발은 보통 10~15년이라는 기간과 평균 1조원 이상의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

평균적으로 1만여 개의 후보물질 가운데 전 임상·임상시험에 들어갈 물질을 찾고, 시험 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아 시판하기까지는 그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비용도 만만치 않다. 글로벌 제약사의 연구개발비 통계를 살펴보면 신약 1개 개발에 한 해 10조 원 이상 들어가는 경우도 수두룩하다. 이들 글로벌 제약사는 신약 개발에 적게는 매출의 20%에서 많게는 60%까지 투자한다. 이 비용 가운데 60%는 임상시험에 투자되지만, 성공률은 단지 8%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신약개발은 성공시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조할 수 있지만 많은 기반기술과 막대한 R&D 투자를 필요해 현재 첨단과학기술과 경제력을 보유한 10여개의 선진국들이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자료에 따르면 2016년 기준으로 글로벌 제약사 로슈, 노바티스 등은 신약 개발에 각각 약 85억달러(95600억원)에 달하는 연구개발비를 투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국내 제약사는 아직 신약 개발에 투입할 자금력과 노하우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SK증권에 따르면 국내 제약사의 연구·개발(R&D) 비용 규모는 201411000억원 수준으로 60조원의 미국과 16조원을 기록한 일본 등 제약 선진국에 비해 초라한 수준이다. 그러나 국내 매출 상위 제약사들의 R&D투자와 신약 파이프라인은 나름 의미있게 증가하고 있다. 한미약품·동아에스티·녹십자·대웅제약·종근당 등의 R&D 비용은 해마다 꾸준히 증가해왔다. 20061594억원에 그쳤던 상위 6개 제약사의 총 R&D 비용은 지난해 6788억원으로 늘었다.

2015KDB산업은행에서 내놓은 국내 제약사의 신약 개발 추진 현황 및 전략보고서에 따르면 한미약품이 매출액의 20%14500만 달러(1630억원)로 가장 많은 연구개발비를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 종근당 13.7%(7100만달러), 대웅제약 12.3%(8500만달러), 녹십자 8.7%(8000만달러) 유한양행은 매출액의 5.7%에 해당하는 5500만 달러(620억 원)를 신약 연구개발에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첫 걸음, 국내 첫 허가 신약

국내 신약 개발 역사는 미국 등 제약 선진국과 비교해 격차가 크다. 국산 신약은 그간 적지 않은 성과를 거뒀지만, 여전히 글로벌 무대에서의 위상은 초라한 것이 사실이다.

지난 1999SK케미칼이 만든 항암제 선플라주가 국산 신약 스타트를 끊었다. 1990년부터 개발에 착수해 1999715일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국내 개발 신약 1호로 허가받았다.

선플라주의 주성분 헵타플라틴(heptaplatin)은 제3세대 항암제로 여러 암세포주에 대해 항암 작용을 보인다. 한국에서 많이 발병하는 위암에 대해서는 기존 요법과 같거나 그 이상의 항암 효과를 나타내며 기존 항암제의 문제점인 탈모와 신경 독성이 나타나지 않는다.

또 기존 항암제를 사용할 경우 3도 이상의 구토 증세가 36.5%에 이르는 데 비해 3.3%에 그치는 등 부작용이 크게 줄었다는 장점이 있다.

이외에 24시간 정주 투여법을 이용한 임상시험 결과 600/까지 안전하게 투여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개발 직후부터 한국 신약 개발에 새로운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출시 당시 병원내 1회 투약비용은 60만 원(본인 부담 기준 13만 원) 정도였다.

선플라주의 (sun)’은 태양에서 따왔으며 찬란한 태양처럼 우리나라 신약 개발의 희망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지어졌다. ‘플라는 암세포의 DNA 복제를 방해해 증식을 막는 작용을 하는 백금, 플라티늄의 원소를 갖고 있는 물질로 만들었기 때문에 이름이 선플라주가 됐다.

선플라주는 국내신약 1호로 제약업계의 신약개발의욕을 고취시키고 신약개발 선진국대열에 진입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1999년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으로부터 신약개발상을 받았으며 한국교원대학교 1종 도서 편찬위원회에서 2002년도 초등학교 교과서에 소개되기도 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금까지 국내 신약 29개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았다. 이 중 2015년 이후 등장한 신약만 7종에 달한다. 특허 만기가 지난 복제약을 따라 만드는 수준은 여전하지만 자체적으로 신약 물질을 연구·개발(R&D) 하는 국내 제약사도 늘었다.

틈새시장 바이오시밀러 두각

이런 가운데 국내 제약사들이 경쟁적으로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바이오시밀러는 합성의약품의 제네럴 의약품 다시 말해 복제약과 비슷한 개념이라 할 수 있지만 합성의약품에 비해 구조가 복잡하고 유래가 되는 세포나 조직 등이 완전히 동일할 수 없다 보니 합성의약품의 오리지널-제네럴 의약품과는 달리 그 구조나 공정, 결과물 등에서 차이를 보인다.

국내 제약업계가 바이오의약품의 제네릭인 바이오시밀러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은 이미 시장에서 안전성과 효율성이 검증된 제품을 타깃으로 하는 만큼 신약개발보다 위험요소 및 R&D 비용이 낮으며 개발기간이 단축되고 성공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정부도 바이오시밀러 산업 육성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2020년까지 바이오시밀러 국내 생산 200억달러 국산 바이오시밀러 글로벌 시장점유율 22% 수출 100억달러 고용 12만명 글로벌 기업 5개 달성을 목표를 내걸었다.

세계 바이오의약품 시장 규모는 20141790억달러에서 20202780억달러로 급속히 팽창해 세계 의약품 시장의 27%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주요 바이오의약품의 특허 만료가 임박해 있어 2020년에는 시장 규모가 2780억달러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다.

이러한 바이오시밀러는 '휴미라', '허셉틴', '엔브렐' 등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에 비해 효능·효과는 비슷하면서 가격은 70~80%로 저렴해 신약 개발에 비해 시장 진입과 발전이 비교적 쉬운 장점이 있다. 실제로 셀트리온이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를 허가받은 이후로,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 '허쥬마',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인 '브랜시스''다빅트렐' 등이 연달아 출시됐다.

실제로 가장 성공적인 국산 바이오시밀러 중 하나로 평가받는 셀트리온 '램시마'201610월 누적 수출액 1조원을 돌파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브랜시스' 역시 유럽과 호주, 북미 등의 판매 허가를 받은 후 수출 초기에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전 세계적으로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2012년을 기점으로 점점 더 확대되고 있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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