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혈관의 적 ‘미세먼지’ 융합 연구로 해법 제시

대한심장학회, 국가적 차원에서 심각성 인식해 포괄적 관리체계 구축해야

미세먼지는 여러 화학물질로 구성된 복합체이고 크기가 작아 공기 중에 오랫동안 부유해 호흡기를 통해 인체로 쉽게 침투할 수 있다.

대부분 큰 먼지로 이루어진 황사는 호흡기질환을 악화시킨다는 것이 잘 알려져 있지만 미세먼지는 다양한 크기와 화학성분으로 인해 보다 복합적인 영향을 미쳐 호흡기질환 뿐만 아니라 심혈관질환에서도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들이 발표되고 있다.

대한심장학회(이사장 박승정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최근 열린 추계학술대회 정첵세션에서 ‘미세먼지, 심혈관이 새로운 적’이라는 주제로 최근 사회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미세먼지로 인한 심혈관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의학과 환경분야의 융합적 협력연구에 대해 심층적으로 논의하는 장을 열었다.

국가전략 프로젝트인 미세먼지사업단장을 맡고 있는 배귀남 한국과학기술원 책임연구원과 권호장 단국의대 교수, 김선영 국립암센터 교수, 김순태 아주대 교수 등 미세먼지와 관련된 다양한 전문가들이 모여 미세먼지의 복잡한 특성, 미세먼지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 대기오염과 심혈관질환의 연관성, 한국의 미세먼지 농도 현황 및 개선대책 등을 논의했다.

대기환경기준은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공기 질이다. 초미세먼지를 포함한 일부 대기오염물질의 국내 관측농도가 해당 기준을 초과한다는 점에서 그 관리는 매우 시급하다.

효과적인 대기 질 관리의 핵심은 ‘원인 파악’부터 시작해야 마땅하지만 대기 준에서 물리화학 반응에 의해 2차적으로 형성되고 배출과 기상 등 조건에 따라 영향범위와 정도가 달라지는 초미세먼지의 관리는 단순하지 않다.

초미세먼지 형성과정에서 중요한 전구물질, 즉 초미세먼지의 재료가 되는 가스상 배출물질의 국내 배출량 산정 및 정량적 영향, 중국과 북한 등 주변국의 영향분석, ‘통찰력있는’ 관측과 초미세먼지에 대한 기여도 추정을 위한 대기 질 모델링, 배출원 및 배출양에 대한 정확한 국가자료 구축, 중앙 및 지방 정부의 역할, 관리 프로그램 마련과 제도 개선, 국제협력 등의 다각도의 대책이 필요하다.

북미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연구에서 미세먼지 대기오염이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이나 질환발병에 미치는 영향을 보고 했다.

이들 연구에서는 건강한 수천명 내지 수백만명을 모집한 후 10년 이상 추적 조사해서 장기간 고농도의 미세먼지 대기오염에 노출된 사람들이 저 농도에 노출된 사람에 비해 심혈관계 사망이나 질환 발병의 위험도가 더 높은지를 평가했다.

1990년도 후반 미국에서 시작한 이러한 연구들은 최근 유럽과 중국 등으로 확대되었고, 장기간 미세먼지 노출에 따라 심혈관계 질환 발병 및 사망위험이 증가된다는 일관된 결과를 보여주었다.

특히 미세먼지로 인한 사망원인의 변화를 과거 20여년동안 원인별로 분석해 보면 폐암과 심장질환에 미치는 영향이 뚜렷했으며, 미세먼지로 인해 폐암사망이 1.8배~2.4배 증가했으며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도 1.6배~1.9배 증가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장기간 추적 조사한 코호트 연구가 최근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이러한 연구를 토대로 해 미세먼지가 심혈관계 질환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할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익모 이화여대 의대교수는 “건강에 위협을 주는 과도한 미세먼지는 모든 국민들이 관심을 갖고 있지만 개인적 차원에서 관리하기에는 많은 한계를 갖고 있다”며 “사회와 정부 그리고 학계와 산업체를 포함하는 전 국가적 차원에서 이러한 문제의 심각성과 긴급히 해결해야 될 문제임을 같이 인식하고 국가적 차원에서 체계적이고 포괄적인 관리체계 구축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한심장학회는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제62차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임중선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카카오톡
  • 네이버
  • 페이스북
  • 트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