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되지 않은 약제 위험성 인지 필요

이상훈 CM병원장

2018년 아시안 게임이 열렸던 인도네시아는 전 국민의 스포츠 열풍으로 매우 뜨거웠다. 필자는 대한민국 대표팀의 의무위원장으로 의료 및 부상관리 전반을 총괄하는 책임자로 선수단과 함께 동고
동락을 했다.

수많은 선수들의 부상과 질병과 마주하다 보면, 이들이 금메달을 따기 위해 노력해온 시간들과 애환을 같이 느끼게 되면서 선수 한명 한명이 존경스럽게 느껴진다.

이 곳 선수촌 내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에서 주관하는 식당이 있다. 결코 음식이 나쁘다고 할 수는 없지만, 똑같은 음식이 3주 내내 제공되고 한식이 없다 보니 많은 선수들이 힘들어한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일부 선수단는 선수들의 사기를 올려주고자 인도네시아 현지의 한국 음식점에서 도시락을 제공하기도 한다.

그런데 선수들의 질병조사를 진행하다 보니, 오히려 외부 음식으로 좋은 식사를 했던 선수단에서 복통과 설사 및 장염이 집중적으로 발생한 사실이 발견됐다. 매우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는 최근 스포츠의학에서 강조하는 지식과 그 맥락을같이 한다. 선수들의 경우 정확한 성분이 확인되지 않으면 주스조차 마시지 말라고 현대스포츠의학은 권고하고 있다.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에서 운영하는 식당은 비록 입맛에 맞지 않지만 그 성분에대한 검토가 끝난 검증된 음식이다.

반면 한국 음식점의배달도시락은 정확한 성분에대한 검증을 거칠 수 없는 상황임은 자명한 일이다.

단순히 배달이나 설사, 고열도 큰문제지만 그보다도 이러한 외부 음식으로 인해 도핑위반이 된 사례가 과거 중국 올림픽 기간 중 보고되기도 했다.

이와 연관지어 생각해보면,현대 의학은 보다 마이크로한 디테일까지 컨트롤하는 방향으로 발전했다.

부작용에대한 모든 이해와, 성분별로몸에 미치는 영향들을 모두 파악해 주사제가 약제에 대한 완벽한 컨트롤을 향해 발전해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만큼 신비한 영약이나 본인만이 쓰는 약재, 주사제 같은 것은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된다.

더군다나 공개할 수 없는 비기라며 처방성분을 공개하지 않는 의료인도 절대 존재해서는 안 된다.이는 과거 무당이나 전통의학에서나 볼 수 있는 일이다.

가끔 선수들이 보약제라며 먹는 정체불명의 약 등의 위험성은 이미 널리 고지돼 있는 주지의 사실이다.

환자들은 현대의학의 눈부신 발전을 믿는 것이 필요하다. 인류의 의학은 끊임없이 진보하고 있고, 환자들의 부작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과학이란 것은누구에게나 납득될 수 있는투명성을 담보로 하고 있다. 환자들도 숨겨진 비방이라던가, 병원의 자체 조제실에서 만들어내는 약 같은 것에 노출되지 않을 수 있도록 스스로 현명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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