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사르탄 사태에 의사 10명 중 8명 "제네릭 불신"

"응답자 79% 의약품 처방 방법 변경될 것이라고 응답"

중국 및 인도에서 제조된 발사르탄 원료 일부에서 발암성분인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잇달아 검출됨에 따라, 의료계 일선에서 오리지널 의약품 처방을 늘리겠다는 조사 나왔다.

의사 전용 지식·정보공유서비스 인터엠디(대표 최유환)가 고혈압환자를 주로 진료하는 의사 260명을 대상으로 '발암물질 함유 발사르탄 이슈 관련 실태 및 현황'을 조사한 결과를 27일 밝혔다.

이번 실태조사는 1차 제지앙 화하이사의 NDMA 검출 사건과 2차 중국 주하이 룬두사 NDMA 검출 사건 직후 두 차례에 걸쳐 진행한 종단적 현황조사에 따른 결과다. 종단적 조사란 선정된 패널들에게 특정한 시차를 두고 여러 차례에 걸쳐 동일한 질문을 되풀이해 패널 성향의 변화를 파악하고자 하는 조사 방법이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9%가 발사르탄 사건 이후로 발사르탄 제재 의약품 처방 방법에 대해 변화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고혈압 환자를 많이 보는 진료과(내분비내과, 순환기내과, 신경과, 신장내과 등)에서는 전체 응답자 대비 6%p 높은 85% 응답자가 오리지널 의약품으로 대체처방 하겠다고 조사돼, 문제가 없는 발사르탄 제재의 의약품 처방도 주저하게 됐을 뿐만 아니라 제네릭 의약품 전반에 대한 불신이 커진 것으로 분석됐다.

세부적으로는 발사르탄 성분의 오리지널 의약품으로의 변경의향(8%p, 53%→45%), 발사르탄 성분의 문제되지 않는 제네릭 의약품으로의 변경의향(2%p, 12%→10%)은 모두 하락했으며, 발사르탄이 아닌 다른 성분의 오리지널 의약품으로 및 다른 성분의 제네릭 의약품으로 변경은 10%p(35%→45%)로 상승해 발사르탄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향후 고혈압치료제 선택 기준이 변경될 것이냐는 질문에서 응답자 99%가 변경될 것이라고 답했다.

제네릭 의약품보다 오리지널 의약품을 처방할 것이라고 응답한 의사는 157명(1%p ,59%→60%)이며, 발사르탄 성분의 의약품에 대한 처방을 주저하게 될 것이라고 응답한 수도 40명(5%p ,10% →15%)으로 1차 조사 대비 5%p 증가했다.

실제로 최근 한국노바티스에서 유통하는 오리지널 발사르탄 의약품 처방이 빠르게 늘고 있어 주문이 어려운 상황까지 왔으며, 일부 의사들은 발사르탄 대체방안으로 카나브(피마사르탄), 미카르디스(텔미사르탄) 등의 다른 오리지널 의약품으로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발사르탄 사태 이후 전체적인 의약품 처방에 대한 변화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 80%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방법으로는 중국산 원료인지 아닌지 등 원료를 따져보고 처방할 것이라는 응답이 46%로 가장 많았으며, 제네릭 의약품보다는 오리지널 의약품을 처방하게 될 것이라는 응답이 23%(11%p, 12%→23%)로 가장 많이 증가하면서 지속되는 발사르탄 대란으로 피로도가 쌓이고 있는 상황을 반증했다.

이에 대해 인터엠디 회원인 한 의사는 "식약처에서 판매 중지 및 회수 조치에 대한 리스트 번복으로 혼란이 더욱 가중되면서 환자들도 불안해하고 있는 것이 무척 아쉽다"며, "환자의 안전을 위해 의약품 선택 시 오리지널 의약품 처방을 더욱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번 조사를 진행한 인터엠디 사업실장 이영도 이사는 "대부분의 의료진들이 고혈압 치료제는 다른 일반 약제와 달리 꾸준히 먹어야 하는 약이기 때문에 발사르탄 발암물질 함유량에 관계없이 인체에 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는 것이 사실이다"며 "의료진이 오리지널 약제를 처방하겠다는 응답이 많아지는 이유는 환자들의 건강권을 지키고자 하는 반증이라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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