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암물질 파동 국민불안 해소에 전력해야

[데스크칼럼]

치약과 생리대, 라돈 침대에 이어 의약품에까지 발암물질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갑자스럽게 터진 고혈압약 발암물질 파동으로 환자를 비롯해 의료현장은 물론이고 제약계 전체가 혼란에 빠졌다.

병의원과 약국에는 불안감에 빠진 환자들의 문의가 빗발치고 식약처 누리집도 접속이 폭주하면서 한때 마비되기도 했다.

해당원료를 사용한 상당수 국내 중소형 제약사들은 식약처 발표에 당혹해하며 허둥지둥 피해규모 파악에 나서며 비상이 걸린 상태다. 가뜩이나 영업부진에 허덕이던 차에 또 다른 악재를 만난 셈이다. 피해규모가 연간 300억 이상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7일 발암물질 함유가 의심되는 중국산 발사르탄을 사용했을 것으로 보이는 219개 품목 리스트를 발표하고 판매·제조를 잠정 중지한다고 긴급 발표했다.

유럽의약품안전청(EMA)이 중국 '제지앙 화하이'가 생산한 고혈압 원료인 발사르탄에서 'NDMA(N-니트로소디메틸아민)' 물질이 검출된 것으로 확인돼 이들 혈압약 판매를 잠정 중단한 데 따른 조치라는 설명이다.

NDMA는 국제암연구소(IARC) 기준에 의해 '발암물질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물질'2A 등급으로 분류돼 있다.

식약처는 이후 문제의 원료를 쓰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 104개 품목들은 판매 중지 조치를 해제했고, 나머지 115개 품목은 판매 중지를 유지하고 회수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제조사 54곳에 회수를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아직 불순물 포함 여부와 그 함량, 불순물이 포함된 원인, 인체에 미치는 영향 등이 제대로 규명되지 않아 식약처는 다각적으로 정보를 수집해 분석하고 있으며 해외 공조 등을 활용해 조사를 거친 뒤 결과가 나오는 대로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중국산 고혈압 원료 발암물질 논란에 대한 후폭풍도 예상된다.

우선 식약처의 조처에 대한 책임론이 일부 거론된다. 발 빠른 조치임에도 불구하고 거의 모든 병의원이 문을 닫은 주말에 이뤄지는 등 초동 대처 방식이 미숙하고 체계적이지 못해 특히 환자들의 불안감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이후 시시각각 바뀌는 발표와 환자와 요양기관에 대한 대응 방침도 혼란을 가중시켰다는 시각도 있다. 여기에 사안의 본질에서 비껴간 직역간 갈등도 표출되고 있다. 의약사간 해묵은 논쟁거리인 성분명 처방과 대체조제를 결부시키며 네 탓 공방을 벌이는 볼썽사나운 모습이다.

우선은 국민 불안을 해소하는데 집중해야 한다. 600만명에 달하는 고혈압 환자에게는 생명과도 직결되는 중차대한 사안이다. 

식약처를 비롯한 보건당국은 문제의 성분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부터 상세히 밝혀야 함은 물론이다. 또 언제부터 수입됐는지 정밀 조사도 필요하다. 임상시험에 대한 기준이나 기간에 대해서도 명확히 조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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