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발주자 시장진입 한계…기술력·마케팅으로 승부

[창간 52주년 기획 1 /불붙은 바이오시밀러 시장 주도권 전쟁] 경쟁력 확대 방안

바이오시밀러는 선발주자 독식의 원칙이 적용되는 특이한 시장이다. 먼저 개발해 시판에 나서는 업체의 제품이 해당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독점한다. 후발주자는 선발주자가 시장을 선점한 상황에서는 시장 점유율 확대에 한계를 지닐 수 밖에 없다.

대표적인 사례가 유럽에서의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사례다. 가장 먼저 출시된 ‘램시마’의 경우 42%의 점유율을 기록한 반면 ‘플릭사비’는 1.5%에 그쳤다.

‘램시마’가 시장을 먼저 선점하면서 후발주자인 ‘플락사비’가 시장을 침투할 여력을 주지 않았다.

이 경우는 선발주자와 후발주자의 격차가 2년 8개월이다. 제품 출시 시기에 큰 격차를 보이면서 선발주자는 경쟁없이 손쉽게 유럽 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다.

다른 제품군의 경우에는 출시 시점에 큰 격차를 보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램시마’와 같은 상황을 보이지는 않을 것이란 예측이다.

시장 진입 장벽도 높기 때문에 신규 경쟁자가 등장하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더욱이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기업들이 화이자, 암젠 등과 같은 대형 글로벌 제약사이기 때문에 새롭게 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제약사들에게 상당한 걸림돌로 작용할 소지가 다분하다.

특히 바이오시밀러 개발에는 높은 기술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기술력이 충분하지 못한 중소제약사나 바이오벤처는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진출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신규 경쟁자가 등장하게 된다면 대형 글로벌 제약사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베링거인겔하임과 일라이 릴리 등이 바이오시밀러 출시를 앞두고 있다.

케이프투자증권 김형수 연구원은 바이오시밀러 선택 기준으로 △해당 국가의 허가 규정 준수 △출시 시점 △가격 등을 꼽았다.

김형수 연구원은 “바이오시밀러 업체들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판매하므로, 가장 중요한 변수는 해당국가의 규정 준수”라고 말했다.

EU는 2006년 산도즈의 옴니트로프를 시작으로 다수의 바이오시밀러 시판 허가를 승인했다. 일본은 2009년 3월 가이드라인 제정 후 6월에 첫 바이오시밀러 승인이 있었으며, 한국 식약처는 2009년 7월 ‘동등생물의약품 평가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가장 큰 바이오 의약품 시장인 미국은 2012년 2월 가이드라인 초안이 발표되면서 규정정비를 시작했다.

김 연구원은 “가격은 바이오시밀러가 가지는 근본적인 경쟁력으로 오리지널 바이오 의약품 대비 저렴해야 한다”며 “우리나라처럼 의약품의 가격이 정부규제로 정해져 있지 않다면 경쟁 바이오 의약품의 가격이 선택에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미래에셋대우 김태희 연구원은 바이오시밀러 경쟁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출시 속도’를 꼽았다.

김 연구원은 “바이오시밀러 경쟁에서 속도가 중요하며 결국 가장 먼저 출시한 1등과 2등이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신규 업체가 새롭게 시장에 뛰어들기에 매우 불리하다는 점도 기존 업체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품 출시 시기가 비슷할 경우에는 ‘마케팅’을 중요 요인으로 꼽았다.

김 연구원은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및 타사 바이오시밀러와 효능 차이가 없기에 어느 업체가 마케팅을 하고, 판매 전략을 어떻게 세우며, 해당 적응증에 얼마만큼의 경쟁력을 갖추었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경쟁 제품에 비해 대규모 임상 데이터를 얼마나 확보했느냐 여부도 경쟁 제품과 비교해 우위에 설수 있는 요소로 지목됐다.

김 연구원은 “각 개발사가 오리지널과의 동등성을 입증하기 위해 임상 3상만 500~800명을 대상으로 시험하는 것이 이 때문”이라며 “셀트리온이 경쟁사 대비 다소 앞서있다고 판단한다. 노르웨이에서 약 5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오리지널과 바이오시밀러의 스위칭 임상시험을 시행했으며, 덴마크에서도 802명을 대상으로 오리지널과의 동등성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이는 의사들을 설득할 때 강력한 마케팅 수단이 되고 있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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