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개발 전주기 조율 가능한 약과학자 양성 과제”

[신년기획/ 제약사 R&D 24시] 전문가 제언/ 여재천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사무국장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컨설팅의 2017년도 세계경제 예측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경제 규모가 2016년 세계 13위에서 2050년 세계 17위로 추락한다는 전망을 내놨다.

경제학자들은 한국경제는 위기 상황으로서 새로운 산업 성장 동력의 발굴이 가장 큰 어젠다라고 말하고 있다. 보몰의 병폐(Baumol’s Disease)라는 이론을 굳이 거론하지 않더라도 이제는 제조업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전환이 필요할 때다.

이런 측면에서 신약개발을 새로운 산업 성장 동력으로서 집중 육성하고자 하는 정부의 시기적절한 과학기술정책 및 산업정책의 패턴 변화는 매우 시기적절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가 삼위일체로 합력해서 바이오헬스산업 육성기반이 마련되면 글로벌 신약개발 기간이 단축될 수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 제조업의 변방에 있던 내수 중심의 바이오헬스산업이 바이오경제시대를 맞아서 첨단 생명공학기술(BT), 정보기술(IT), 나노기술(NT)이 집약된 최첨단 지식기반산업으로 부각되고 있다.

바이오헬스산업은 약학과 연관 되어있는 기초 학문인 화학, 생명, 의학분야의 발전뿐만이 아니라 경영학, 법학 등 많은 학문과 연계되어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첨단 기술이 접목된 신약개발을 통해서 다국적제약바이오기업이 생겨나면서 양질의 일자리와 국부 창출이 가능하기에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바이오헬스산업의 부가가치율과 1인당 부가 가치액은 다른 일반 제조 산업의 2배에 이르고, 경제적인 파급효과는 발생 매출의 3배에 이른다. 신약개발을 통해서 기술국부 창출이 가능하고, 중소기업과 스타트업기업의 창업과 보육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신약개발을 목표로 하는 바이오 스타트업 창업시대가 왔다. 기업이 신약개발의 주체에서 글로벌 비즈니스, 유통과 마케팅 분야로 그 역할이 확장되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한 바이오 스타트업이 기업의 신약개발 파트너로 등장하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KHIDI)의 자료에 의하면 세계 의약품시장은 급팽창하고 있다. 시장 규모는 2020년 1조4000억 달러로서 2007년과 대비해서 50% 성장이 예측되고 있다. 이는 같은 기간의 반도체 세계시장 규모인 4500억 달러의 3배를 뛰어넘는 규모다.

세계 의약품 시장은 혁신 신약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 독일, 영국, 스위스, 일본의 20개 다국적제약바이오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 업계가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

그동안 우리 업계는 다국적 제약바이오기업의 파트너쉽을 통해서 매년 수천억원의 신약기술 수출을 하는 등 고무적인 연구개발 성과의 행보를 이어 나가고 있다. 다국적 제약바이오기업의 전문가들을 통해서 신약후보물질 발굴 비지니스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혁신신약기술 수출에서 일보 전진하여 신약이라는 열매를 거둘 때가 왔다. 시급한 당면과제는 연구개발 자금의 확보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다. 국가 신성장 동력으로서 자동차와 반도체에 이어서 혁신신약으로 승부를 거는 정책 어젠다가 정립되어야 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제4차 과학기술 기본계획법 수립, 산업통상자원부의 바이오헬스 신산업 육성 지원정책 수립, 보건복지부의 제2차 제약산업육성 지원정책 수립 등이 뒷받침됨으로써 우리 업계가 비전 주도형 R&D를 통한 지속 성장으로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정책제도기반이 마련되어야 한다. 기초원천기술연구, 전임상연구, 임상연구뿐만 아니라 신약개발에 필요한 생산지원까지 지원되어야 한다.

최근 5년간의 세계 신약개발 투자 추이를 보면 와해성 바이오 신기술을 통해서 혁신신약을 개발하는 연구주체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스타트업 바이오기업들에 대한 투자가 확장되고 있다. 전주기 연구개발 과정의 출구전략 비즈니스 강화로 신약개발의 생산성 제고를 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2018년은 신약 연구개발이 시작 된지 32년째 되는 해로서 제약기업과 바이오기업이 협력하여 다국적제약바이오기업으로 약진하는 출발의 한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업계는 신약개발이 다른 사업 분야와 달리 장기간의 연구경험과 축적된 기술이 있어야만 성공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블록버스터급 신약하나를 만드는 전주기 연구개발과정에서 수백, 수천 번의 쓰라린 실패경험이 밑바탕이 된다는 사실을 이미 체득하고 있다.

지금 우리 업계는 통합적인 사고를 가진 신약개발 인재를 필요로 하고 있다.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에서 조사한 제약바이오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분야별 필요인력을 살펴보면 연구개발(R&D) 분야가 70%를 차지했다. 글로벌 시장의 시판허가, 약가 승인, 특허, 기술이전, 판매 단계 등 기술 가치에 대한 비즈니스적인 측면에서의 신약개발 전문인력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신약연구개발과정에서 요구되는 수준의 데이터를 창출 할 수 있는 체계적인 지식을 겸비하고, 혁신성과를 시장가치로 연계시킴으로써 다양한 분야 간의 협업을 유도하고, 연구개발 등 혁신과정에서 맞닥뜨리는 이노베이션 갭을 관리할 수 있는 신약개발 전문인력의 양성이 절실하다.

최근 신약개발은 합성화학-바이오테크날러지에서 휴먼지놈프로젝에 기반한 맞춤의료시대의 신약개발로 변화되었다. 인류 공헌의 세렌디피티(Serendipity) 신약개발을 art에서 science로 바꾸는 약학의 중요성이 제고되어야하며, 약학교육 측면에서도 변화를 가져와야한다.

신약개발의 전주기 과정을 선도하고 조율할 수 있는 식견을 가진 약과학자(Pharmaceutical Scientist)의 양성은 신약개발 혁신의 필요충분조건중의 하나다. 현실적으로 수 적인 열세에 있는 우리업계의 약과학자 인재 확보 환경의 핸디캡이 극복됨으로써 신약개발 후발국에서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시기를 단축할 수 있다.

글로벌 신약 하나는 한명의 의사가 평생 치료할 수 있는 환자수의 수만배에 달하는 환자를 치료할 수 있다. 획기적인 신약 개발을 통해서 노벨상의 수상도 가능하다. 국민의 생존권도 보장 될 수 있다. 고용도 획기적으로 확장될 수 있다. 먹거리산업으로서 국부도 창출된다. 궁극적으로 인류의 보건복지가 증진된다.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글로벌 신약개발이 가능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신약개발 전문 인력 양성이라는 혁신적인 요소가 전제되어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 맞는 신약개발 전문 인력 양성은 인문학, 자연과학과의 융복합을 통해서 글로벌 마인드를 심어주는 차원에서 진행되어야 한다.

약과학자, 의약화학자, 연구약사와 임상약사의 역할은 분명히 다르다. 약과학자와 약사의 양성은 완전히 다른 교육목적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 교육과정도 다를 수밖에 없다. 신약개발 선진국인 미국과 일본도 약학 전문 인력의 배출과 연구개발의 활성화, 혁신 신약개발로 이어지는 시스템을 갖추기까지에는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신약개발 선진국의 시행착오를 반면교사 삼아서 바이오경제시대가 요구하는 신약개발 약과학자 인재 양성을 하루 빨리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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