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 견인 ‘제약‧바이오株’ 거품 논란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신라젠 등 빅3, 전체 시가총액 16.7% 차지

코스닥 시장이 연일 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제약‧바이오주가 가열기미를 보이면서 거품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지수가 올 개장 첫날인 1월 2일 632.04로 마감한 후 지난 22일 780.90으로 약 11개월 사이에 23.42%가 급등했다.

특히 제약 바이오주가 상승세가 두드러지면서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신라젠 등 코스닥 3총사가 코스닥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로 지난해까지 미국 등 세계 79개국에서 판매허가를 받았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셀트리온의 판매 자회사로서 셀트리온이 개발한 바이오복제약의 전 세계 독점 판매권을 보유하고 있다.

코스닥 1위 셀트리온의 시가총액은 26조4469억원, 2위 셀트리온헬스케어 12조1407억원, 3위 신라젠 7조5478억원으로 이들을 합치면 46조1354조원에 이른다. 이들 3개 기업이 전체 코스닥 시가총액 276조원의 (16.7%)를 차지한다.

주가도 크게 뛰었다. 셀트리온의 경우 지난 1월 2일 시가기준으로 10만7600원에서 지난 22일 21만5600원으로 2배나 올랐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상장 첫날인 7월 28일 4만3650원에서 8만8400원으로 4개월동안 103% 치솟았다.

신라젠 주가 연초比 821% 올라

특히 신라젠은 같은 기간동안 1만2320원에서 11만3500원으로 급등하면서 무려 821%나 오르면서 폭등세를 보였다. 연초에 1000만원을 투자했다면 7000만원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는 계산이다

제약‧바이오주를 중심으로 코스닥시장의 강세가 심화되면서 증권가 일각에서 거품론이 모락모락 피어나고 있다. 

특히 지난 22일에는 제약바이오주가 동반 하락하면서 거품론이 위기론으로 증폭,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제약·바이오 업종은 2015년 증시 상승을 이끄는 주요 업종으로 주목받았으나, 지난해 9월 한미약품이 베링거잉겔하임으로 기술이전했던 폐암치료제 올무티닙이 반환되면서 한미약품을 비롯한 거의 모든 제약바이오 섹터 내의 업종들이 크게 하락했다.

특히 신약개발 회사에 대해 그 동안 부여했던 가치가 모두 사라지면서 신약개발 회사들은 적게는 반토막 크게는 거의 70% 가량 주가가 무너지면서 혼돈에 빠졌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한미약품이 과거 중단됐던 신약후보물질의 임상을 재개하면서 신약의 가치가 재부각돼 관련 업종 주가가 부활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기업가치 따른 투자 아니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현재의 장은 기업가치를 바탕으로 한 투자라기 보다는 시세차익을 노린 투기에 가깝다고 보고 있다. 일반적인 상식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신라젠은 지난해 12월 상장된 이후 지금까지 허가받은 의약품이 없어 이렇다할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상반기에 매출액 35억원, 영업손실 272억을 기록했다. 지난해도 매출 53억원과 영업손실 468억원을 보였다. 이 같은 초라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시가총액이 한미약품(6조6000억원)을 웃돌고 있다. 한미약품의 지난해 매출은 8827억원이며 지난 2015년 매출 1조3175억원 달성에 이어 올해 매출 1조원 재가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신라젠 주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달리고 있는 데는 대장주인 항암제 신약 후보물질인 ‘펙사벡’이 글로벌 임상 3상에서 긍정적 결과를 보일 것이라는 이유 없는 기대감 때문이다. 펙사벡은 미국을 비롯해서 15개국에서 임상 3상을 진행중이며 오는 2020년 상업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팩사벡은 항암 바이러스이지만 환자의 면역력을 유지해준다는 점이 특징이다. 또 특정 암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암에 적용할 수 있으며 다른 항암제와 같이 투여하는 병용요법으로 파트너 가치가 높다는 점을 강점으로 꼽고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이 같은 이유로 펙사벡의 가치를 1조원 이상으로 점치고 있다.

제약바이오시장 전망 어두워

국내 제약바이오시장의 실상도 그리 밝지만은 않다. 올들어 이렇다할 기술수출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 벤처캐피털의 바이오의료분야 투자 또한 작년에 비해 크게 감소하면서 바이오창업 열기도 식은지 오래다.

제약바이오업계가 현 정권을 보는 시각도 그리 곱지 않다. 문재인 정부 출범 5개월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이렇다할 바이오 육성 플랜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4차 산업혁명 국정과제에서 바이오를 제외했다. 당연히 바이오산업 홀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 15일 열린 ‘제약산업 육성지원 5개년 종합계획 공청회’에서 정부가 오는 2020년까지 글로벌 신약 17개를 만들겠다고 밝혔지만 참석자들은 대부분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과 오랜 시간이 요구된다. 때문에 정부지원이 불가피하지만 관련 부서가 여러 기관에 흩어져 있어 이를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컨트롤타워가 요구되어 왔다. 업계는 컨트롤타워 기능을 4차 산업혁명위원회 산하 제약‧바이오분과에서 담당해 주기를 기대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3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비용외에도 10년 이상의 기간이 소요된다”면서 “분위기에 일비일희하지 않고 냉철한 판단을 유지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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