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혈의집, 혈소판 채혈 기기 부족 지역편중 심각

지정헌혈 등 위급상황시 최소한 인프라 갖춰야

일반적으로 헌혈은 전혈, 혈장, 혈소판, 혈소판혈장(다종성분)으로 나뉜다. 2016년 혈액사업통계연보에 따르면, 2016년 한해 전체 헌혈은 286만6330건 중 전혈은 214만3208건(74.8%), 혈장헌혈은 46만6636건(16.3%), 혈소판헌혈은 2만1586건(0.8%), 혈소판혈장(다종성분)헌혈은 23만4304건(8.2%), 기타 596(0.01%)건이 이루어졌다.

이 중 혈소판, 혈소판혈장(다종성분) 헌혈은 성분채혈기로 필요 성분만 채혈하고 나머지 성분은 헌혈자에게 되돌려주는 방식으로 약 9%의 낮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흔한 헌혈방식에 속하지는 않는다. 게다가 채혈 된 혈소판 제제는 유효기간이 단 120시간에 불과해 비축과 관리도 까다롭다.

낮은 비중, 불편한 관리에도 불구하고 채혈된 혈소판, 혈소판혈장 제제는 쓰임새가 매우 많다. 알부민, 혈액응고인자 등 중요한 혈액분획제제를 만드는데 사용되고 백혈병, 골수 이형성증, 재생불량성빈혈 환자 치료에 매우 중요하게 사용된다.

특히 급성백혈병의 경우에는 혈소판수혈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환자의 목숨이 위태로워지기 때문에 필요한 만큼 혈소판제제를 구하지 못하게 될 경우 보호자와 혈액원 모두가 혈소판 헌혈 대상을 찾는데 촌각을 다투게 된다. 그런데 본인의 필요에 의해서, 또는 누군가를 돕기 위해서 헌혈의집을 찾더라도 별도의 채혈기기가 없다면 혈소판채혈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

국회의원 전혜숙 의원이 대한적십자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체 헌혈의집 138개소 중에서 혈소판채혈 기기가 없는 헌혈의집은 34개소로 전체에 24.6%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런데 혈소판채혈 기기가 미비 된 헌혈의집이 일부 지역에 심각하게 편중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나 기기의 추가배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충청북도의 경우 헌혈의집 5개소 중 2곳만이 혈소판채혈기기가 배치되어 있고, 광주전남 지역은 9개소 중 4개소가, 대구경북 지역은 11개소 중 5개소만이 혈소판채혈기기가 배치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충청북도 지역은 2곳도 모두 청주시에, 광주전남 지역은 4곳 모두 광주에 집중되어 있었고, 대구경북 지역은 경산시 1곳을 제외한 4개소 모두 대구에 집중 배치되어 있었다.

인구가 밀집된 곳에 배치한 편의는 공감할 수 있으나 긴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인프라가 갖추어졌다고는 볼 수 없다는 지적이다.

전혜숙의원은 “혈소판채혈기기가 일부 지역과 도심에만 편중되어 있어, 혈소판 헌혈 접근성은 물론, 채혈이 긴급한 상황에 상당한 불편을 초래한다”며, “대한적십자사의 정신이 성과와 이익 추구가 아닌 인도주의 실천에 있는 만큼, 최소한의 ‘헌혈인프라’ 구축을 위한 혈소판채혈기기 추가 배치 검토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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