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정밀의료 정착 위해선 데이터 확보 필수

[창간 51주년 특별기획 2/ 4차 산업혁명과 보건산업의 미래] 이태선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의료정보융합실장

<보건의료 빅데이터 활용>

새로운 기술의 등장은 늘 그 시대의 사회·경제 패러다임을 바꾸고, 사회의 구조적인 변화를 이끌어 왔다. 오늘날 우리는 또 다시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변화의 물결 앞에 놓여 있으며, 다양한 기회와 위협 속에 우리 삶 전반에 총체적인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첨단 ICT 기술 접목 본격화

4차 산업혁명으로 산업 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첨단 ICT 기술의 접목이 본격화되면서 의료현장은 데이터 기반 의료(Data-driven medicine), 인공지능의 조력을 받는 의료(AI-aided medicine)로 진화해 가고 있다. 보건의료산업에서도 패러다임의 변화, 증가하는 의료비에 대한 절감 압박, 서비스의 수준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 증대 등 당면한 문제 해결과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의 일환으로 빅데이터 활용 방안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보건의료산업은 다른 산업과 비교하여 앞서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대표적인 분야로 평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진보된 빅데이터 분석기술을 통해 지속적인 변화를 맞이할 것으로 전망되는 분야이기도 하다. 이미 해외에서는 시장과 산업의 패러다임이 재화와 서비스의 다양화, 소비자 중심의 맞춤화로 전환되면서 빅데이터가 지닌 잠재력이 주목 받고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소비자에게 약물에 대한 정보 제공을 위해 구축한 검색 서비스인 필박스(Pillbox)가 그 대표적인 사례다. NIH는 필박스 도입으로 연간 100만 건의 문의를 처리하는 비용 5000만달러를 절감하는 효과를 얻었다. 미국 건강보험회사 웰포인트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복잡한 의료 절차 등에서 발생하는 비효율성을 제거했다.

영국에서는 2012년에서 2017년까지 병원·의료서비스 산업에서 총 204억 파운드의 경제적 효과와 약 4000개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보건의료 빅데이터의 시장 성장률은(2013~2020년)은 연평균 25% 이상 고성상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글로벌 시장이 국내 시장보다 높은 성장률을 나타내고 기업시장이 의료기관이나 보건기관시장에 비해 성정잠재력이 높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분야별로는 데이터 분석, 추론이 다른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잠재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데이터 분류, 저장, 관리, 데이터 수집 연계가 연이어 높은 시장성이 예상되며, 데이터 인프라 구축 및 데이터 플랫폼 분야의 고성장이 전망되고 있다. 대용량의 바이오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분석 처리하여 의료진단 서비스에 활용하는 Bioinformatics시장은 2012년 32억 달러에서 매년 성정하여 2017년 75억 달러를 상회할 것이란 전망이다.

또한 글로벌 의료기관들은 진료효율성 및 고도화된 의료서비스를 위해 관련 시스템 투자를 매년 확대하고 있으며, 그에 따른 혁신의 속도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의료지출은 2015년 3조 2천억 달러를 돌파하여 지난 수십년간의 GDP성정률을 압도하고 있으며, 2016년에는 약 15% 성장한 것으로 잠정집계되고 있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미국 전체의 건강관리 지출 비용 감소가 나타나고 있으며 그 규모는 300억~450억 달러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 의료시스템 지속가능성 확보 과제 

아울러 ‘예방·관리’ 중심으로의 의료 패러다임 전환과 고령화로 인한 만성질환 관리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작금의 현실에서 의료시스템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기반의 맞춤형 정밀의료의 정착·발전과 치료효능이 뛰어난 신약의 개발이 시급하다. 정밀의료의 정착·발전을 위해서는 유전체, 의료·임상정보, 생활습관 정보(life-log) 등 데이터 확보가 선행되어야 하고, 신약은 후보물질 확보, 전임상, 임상 1~3상을 위한 막대한 시간과 비용의 투자가 요구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빅데이터를 활용하면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어 국내 의약계 경쟁력 강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전 국민 진료내역 정보, 의약품 사용정보 등으로 구성된 보건의료빅데이터는 개인별 진단·진료정보, 약제 효과·안전성·경제성 분석, 임상시험 적합환자 분포 파악 등 데이터 기반의 의·약학 분야 및 신약 개발 등의 연구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심평원은 ’15년 6월 보건의료빅데이터 개방 플랫폼을 선제적으로 구축하여 공공데이터 제공서비스(Open-API 등 데이터셋 개방), 빅데이터 분석서비스(보건의료빅데이터, 분석 인프라 제공), 국민 관심질병 예측, 환자 의료이용 지도(Health Map)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향후에는 지식베이스 구축을 통해 질병 진단·치료, 처방, 의료영상 판독 등이 가능한 인공지능 분야로까지 지원 영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병원의 검사정보 등 의무기록정보, 유전체 정보 등 외부 데이터와의 연계·융합 활성화를 위해 CDM(공통 데이터 모델) 기반의 임상 의료정보 표준화, EMR 연동 표준서식 개발 등 원천 수집 데이터의 표준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약 40년간 만들어온 우리나라의 경쟁력있는 전 국민 의료 IT 인프라의 강점을 살려, 보건의료빅데이터와 지능정보기술을 기반으로 의약계가 정밀의료 기술과 신약 개발 등의 연구 성과물을 지속적으로 창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여 국민이 보다 건강하고 안전한 삶을 영위하는데 기여해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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