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 ‘웃고’ 대웅제약 ‘울고’…원외처방 시장 요동

도입신약 놓고 희비 엇갈려…적절한 대처가 회사 운명 가름해

2012년 실시된 일괄약과 인하조치가 원외처방 시장에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원외처방 조제액 1위 자리를 놓고 5년 사이에 대웅제약과 종근당이 자리바꿈을 하는 등 원외처방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지난해 종근당이 원외처방 시장에서 전년(4122억원) 보다 16.8% 증가한 4810억원을 거둬들여 1위를 차지했다.

종근당은 2012년까지만 해도 원외처방 순위에서 5위에 머물렀으나 일괄약가인하 이후 시장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사업영역을 기존 제네릭에서 도입신약으로 전환했다.

종근당의 대처는 적절했다. 원외처방액이 늘면서 순위가 상승하기 시작했다. 사업영역을 재편한 이듬해인 2013년 3620억원으로 4위로 한단계 상승하더니 2014년 3920억원, 2015년 4120억원으로 2위를 차지했다.

특히 지난해는 대웅제약에서 도입해온 자누비아 패밀리(1464억원), 바이토린(489억원), 글리아티린(302억원), 아토젯(226억원) 등이 제 역할을 톡톡히 하면서 1위에 올라섰다.

종근당은 이에 힘입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8319억원, 612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40.4%, 43.4% 증가하면서 업계 ‘빅5’에 올라섰다.

하나금융투자 선민정 연구원은 “이는 전년 대비 153%나 증가한 상품매출액, 즉 신규로 도입된 대형 품목에 의한 것이라 할수 있다”면서 “이렇게 도입된 품목 매출액이 1873억원이며 전체 매출액의 22.5%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종근당이 원외처방 시장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대웅제약은 같은 기간동안 1위에서 6위로 추락했다.

대웅제약은 2012년 원외처방액이 4600억원에 이어 2013년 3920억원으로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으나 2014년(3670억원) 4위로 곤두박질친데 이어 2015년 (3660억원)에는 5위로 한계단 더 내려앉았다. 결국 지난해에는 주요 품목을 종근당으로 이전하면서 전년 보다 5.8% 하락한 3440억원으로 6위로 추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수년간 애지중지해온 효자상품을 종근당에게 빼앗긴 대웅제약은 이를 만회하기 위해 LG화학의 당뇨치료제 '제미글로'와 다이이치산쿄의 '릭시아나', 아스트라제네카의 ‘넥시움’과 '크레스토' 등으로 무장을 하고 시장 공략에 나섰지만 옛 영광을 재현하기에는 다소 역부족이었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8839억원의 매출과 258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전년에 비해 매출은 1%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1% 가량 급감했다.

한편 화이자는 2012년 원외처방 순위 2위에서 지난해 3위로 한단계 떨어졌으며, 한미약품은 같은 기간동안 3위에서 2위로 한단계 상승했다.

또 동아에스티는 4위에서 8위로 밀려났으며 MSD와 유한양행이 각각 4위와 5위를 차지하면서 5위권에 진입했다. 

선민정 연구원은 “일괄 약과인하 조치 이후 각 제약사가 어떤 전략을 택했느냐에 따라 5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대조를 보이고 있다”면서 “주로 도입신약을 통해 외형을 성장시킨 회사들은 안정적인 실적을 보여주고 있는 반면 자체적으로 신약을 개발하는 회사들은 신약개발의 특성상 많은 비용과 오랜 기간이 필요한 까닭에 실적이 다소 불안정한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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