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 생산 현장에서 로봇과 AI의 도움으로 생산성과 운영 효율성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
한국식품연구원(원장 백현동, 이하 식품연)은 로봇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해 K-푸드 수출제품의 생산성을 높이고 설비 운영 효율을 개선하는 현장 실증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식품연은 2025년 AI 자율제조로봇 실증사업의 일환으로 연구 및 실증을 총괄하며 사업계획 수립, 생산공정 진단, 적용 기술 검토, 성능 평가, 성과 확산을 이끌었다. 이번 사업은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 추진한 사업으로, 삼양식품㈜ 밀양공장은 불닭소스 생산라인을 실증 현장으로 제공했고, ㈜에스케이팩은 로봇 설비와 자동화 라인 구축을, 데이로텍스는 생산 데이터 수집과 AI 분석 시스템 구축을 맡았다.
최근 K-푸드 수출이 늘면서 식품 제조 현장에는 더 많은 제품을 빠르고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해지고 있다. 특히 수출용 불닭소스는 새 용기 디자인으로 인해 컨베이어에서 용기를 연속으로 옮길 때 흔들림이나 간섭이 생길 수 있었다. 소스처럼 점도가 높은 식품은 충전량, 온도, 포장 상태도 일정하게 관리해야 해 생산라인 운영이 쉽지 않다.
식품연은 이러한 현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불닭소스 생산라인 일부 공정에 로봇과 AI를 함께 적용했다. 로봇은 빈 용기를 전용 받침대에 올려 정확한 위치로 옮기고, 필름 라벨 공정 전후로 용기를 분리하거나 다시 올리는 반복 작업을 수행했다. 포장 단계에서는 소포장된 제품을 박스에 담는 작업도 맡았다.
AI는 생산라인의 온도, 압력, 중량, 로봇 상태 등의 정보를 분석해 공정 상태를 살폈다. 어느 공정에서 작업이 밀리는지, 충전량 오차가 커지는지, 로봇의 작동 상태가 평소와 다른지 등을 작업자가 빠르게 확인할 수 있도록 화면에 보여주는 역할을 했다.
현장에서 AI와 로봇은 사람을 대신하는 기술이 아니라, 사람의 판단을 돕는 기술로 활용됐다. 로봇은 반복 작업을 안정적으로 수행하고, AI는 생산 현장의 이상 징후를 빠르게 알려 작업자의 의사결정을 지원했다. 최종 판단과 공정 조정은 현장 작업자와 관리자가 직접 확인해 진행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이번 시스템을 실제 생산에 적용한 결과, 하루 생산량은 기존 10톤에서 14.7톤으로 늘었다. 이를 기준으로 생산성은 47% 향상됐고, 제조원가는 35.5% 절감되는 효과를 확인했다. 설비가 멈추지 않고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정도도 함께 개선됐다.
현재 해당 생산라인은 실제 대량생산에 맞춰 설비와 작업 절차를 안정시키는 단계에 있다. 앞으로 운전 조건이 더 다듬어지고 현장 작업자가 로봇·AI 시스템에 익숙해지면 생산성과 설비 운영 효율은 추가로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
이번 실증은 소스류처럼 점도가 높아 다루기 어려운 식품 제조공정에도 AI와 로봇을 적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용기 모양이나 포장 방식이 달라 생산라인 정렬이 까다로운 수출용 제품에도 적용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식품연은 이번 실증을 계기로 식품 제조 현장에 맞는 AI 자율제조 표준모델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식품기업의 생산성을 높이고, 작업자의 반복 부담을 줄이며, K-푸드 수출 확대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제조 기반을 마련해 나갈 방침이다.
식품연 안전유통연구단 오승일 박사는 "이번 실증은 K-푸드 생산 현장에서 로봇과 AI가 사람을 대체하는 방식이 아니라, 사람이 더 빠르고 정확하게 판단하도록 돕는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음을 확인한 사례"라며, "앞으로도 식품 제조 현장에서 사람이 이해하고 신뢰할 수 있는 AI 기술을 개발해 생산성 향상과 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