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집행부가 황규석 부회장(서울시의사회 회장)과 박단 정책이사(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를 돌연 면직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면직사유는 집행부의 일원이면서 임현택 전 회장의 불신임을 주도했다는 것. 

대한의사협회(회장 직무대행 강대식)는 18일 황규석 부회장에게 '제42대 임원 면직 통보의 건(부회장)'이란 공문을 보내 면직사항을 통보했다. 황 부회장뿐만 아니라 박 정책이사에게도 면직을 통보한다는 공문을 보냈다. 

해당 공문에 따르면 면직 근거는 임원 선출 등을 규정한 의협 정관 제11조로 '부회장은 회장이 임명하고 대의원총회에서 인준한다. 이사는 회장이 임면하고 대의원총회에 보고한다'로 명기돼 있다.

면직 사유는 황 부회장의 경우, '제42대 의협 부회장으로 집행부의 일원임에도 불구하고 의협 회장 불신임을 주도했다'이다. 박 정책이사의 면직 사유도 이와 비슷하지만, 제42대 집행부 상임이사이면서도 상임이사회에 단 한 번도 출석하지 않았다는 사유도 포함됐다.

면직 통보 공문을 받은 황규석 부회장은 "지금 이 자체가 내분으로 비춰질까봐 안타깝다. 집행부가 이를 번복하고 철회하기를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이어 "의협 회장은 공석인 상태로 직무대행 체제인데, 임원을 면직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회장 직무대행이 정관에 어긋나고 권한에도 없는 부회장 면직을 자행하는 것은 적반하장의 행태"라고 지적했다. 

특히 황 부회장은 '회장 불신임을 주도'했다는 부분을 강력 반박, 오히려 집행부를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비대위의 활동은 물론 의정농단의 중요한 변곡점에서 14만 의사를 대표하는 의협 부회장이자 서울시의사회장으로서 대한민국 의사의 권익 보호와 국민 건강수호를 위해 끝까지 주어진 책임과 의무를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감사단, 16개 시도의사회장단 동일한 문제점을 제기하고 있다 정관에서 면직할 권한이 없기 때문"이라며 "의정갈등 상황에서 하나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자꾸 내분만 생기는 꼴이 되니 그저 안타까울 뿐"이라고 강조했다. 

황 부회장은 또 "의료농단이 장기화되고 있는 중차대한 시기에, 임기 내내 편가르기와 제 식구 챙기기에만 급급해 의료계 내부 분열을 자초해 6개월 만에 탄핵된 집행부 인사들이 마지막까지 소통과 화합은 커녕 일방적인 면직 처리에나 신경을 쓰고 있다"며 "저는 앞으로 의협 부회장과 서울시의사회장으로 맡은바 책임과 의무를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황 부회장과 함께 면직된 박단 정책이사는 아직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